가상자산 지갑에서 교환 기능을 찾지 못한 이용자는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해 거래를 마칠 수 있다. 이용자는 지갑 커뮤니티에 남더라도 거래 수수료는 외부 플랫폼으로 넘어가는 셈이다. ChangeNOW에서 B2B 및 파트너십을 담당하는 야나 마는 싱가포르 TOKEN2049 행사에서 소형 지갑이 이용자 유지와 수익을 높이려면 자산 보관을 넘어 앱 안에서 교환·매매·스테이킹 등을 마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 보관만으로는 수익을 만들기 어렵다
마는 이용자가 지갑에 자산을 보관하는 것만으로 지갑 사업자에게 수익이 생기는 것은 아니라고 설명했다. 앱 안에서 교환이나 다른 거래가 이뤄져야 지갑도 관련 수수료 수익을 나눌 기회를 얻는다. 교환 기능이 없다면 이용자는 거래를 위해 앱을 떠날 가능성이 높고, 수수료도 다른 곳으로 이동한다.
교환과 매매, 스테이킹, 거래 기능을 통합하면 앱 안에서 이용자가 활동하는 빈도를 높일 수 있다. 다만 인프라를 직접 개발하고 유지·운영하는 비용은 소형 지갑 팀에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다. 법정화폐 입출금 경로와 교환 시스템, 스테이킹 서비스를 처음부터 구축하기보다 검증된 외부 솔루션을 연동해 제품을 빠르게 출시하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다.
이런 모델에서 지갑은 단순한 자산 보관 수단이 아니라 이용자가 거래를 완료하는 창구가 된다. 외부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과정이 줄어들수록 지갑 안에 남는 거래 활동과 잠재 수익도 늘어날 수 있다.
소형 지갑은 명확한 이용자층을 겨냥해야
대형 지갑은 스테이블코인 결제와 거래, 토큰화 주식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소형 팀이 모든 제품 영역에서 이들과 정면으로 경쟁하기는 쉽지 않다. 마는 소형 지갑이 대형 플랫폼의 기능을 전부 따라가기보다 특정 지역이나 이용자층, 분명한 제품 차별점 가운데 하나를 택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지역에 초점을 맞춘다면 현지 결제 수단을 지원하고 해당 시장을 잘 아는 고객지원팀을 갖출 수 있다. 특정 관심사에 맞춘 제품도 가능하다. 예를 들어 ChangeNOW의 Fast Track 프로그램 참여사인 드림스터(Dreamster)는 음악 애호가를 대상으로 디지털 음악 자산을 제공한다. 이용자는 개별 곡에 대한 권리를 구매해 지갑에서 음악을 듣고, 필요하면 보유 지분을 판매할 수 있다.
보안을 브랜드의 핵심으로 내세우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 가상자산 시장에서 해킹이 잇따르면서 보안 역량은 이용자의 지갑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규모가 작은 팀은 대형 지갑이 수개월에서 여러 분기에 걸쳐 개발할 기능을 일주일 안에 내놓을 수 있다는 점을 활용할 수도 있다. 기능이 늘어난 대형 앱의 사용 절차가 항상 간결한 것은 아니어서, 이용 경험 자체도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다.
‘수수료 0원’이어도 네트워크 비용은 남는다
일부 대형 지갑은 특정 스테이블코인 교환에서 플랫폼 수수료를 면제한다. 소형 지갑이 같은 가격 정책을 그대로 따라 하기는 쉽지 않다. 마는 이런 혜택이 제한된 네트워크와 자산에만 적용되는 경우가 많고, 면제 대상도 지갑 자체 수수료에 그친다고 설명했다. 네트워크 수수료는 여전히 발생하며, 체인 간 교환은 대체로 적용 대상에서 제외된다.
그는 소형 지갑이 단순히 ‘수수료 0원’이라는 홍보 문구를 좇기보다 이용자가 최종적으로 받는 자산의 양과 교환 범위, 전체 절차를 함께 비교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용자 입장에서는 화면에 표시된 수수료보다 실제 입금액이 더 중요할 수 있다. 마에 따르면 ChangeNOW 교환 거래의 약 98%는 예상 가격과 최종 체결 가격의 차이, 즉 슬리피지가 약 0.5% 이내다.
지갑 간 경쟁은 수수료 표시 화면에서만 이뤄지지 않는다. 체인 간 교환 지원, 거래량이 적은 자산의 취급 여부, 거래 성공률과 입금 경험도 이용자가 앱에 계속 머물지 결정하는 요인이다.
거래 문제는 서비스사가 조사하고, 이용자 대응은 지갑이 맡는다
지갑에 교환 서비스를 넣으면 거래가 실패했을 때 누가 문제를 처리할지가 운영상 과제로 떠오른다. 마가 설명한 역할 분담은 교환 서비스사가 거래 자체의 원인을 조사하고 해결하며, 지갑은 이용자와의 소통을 맡는 방식이다.
ChangeNOW의 파트너 지갑은 거래 ID를 ChangeNOW에 전달하고, ChangeNOW가 거래 상태와 실패 원인을 확인한다. 이용자가 잘못된 네트워크나 자산을 선택하거나 송금 과정에서 메모를 누락한 경우에도 파트너는 이 절차를 통해 대응을 요청할 수 있다.
이 방식은 지갑이 자체적으로 완전한 거래 조사팀을 꾸릴 부담을 줄여준다. 대신 지갑과 서비스사 사이에 명확한 문의 접수 및 정보 전달 절차가 필요하다. 이용자가 처음 찾는 곳은 대체로 지갑 고객센터인 만큼, 서비스사의 기술 대응 역량은 결국 지갑의 평판에도 영향을 준다.
Fast Track으로 교환 수익 배분
ChangeNOW는 3월 신규 지갑과 초기 단계 지갑을 대상으로 무료 Fast Track 프로그램을 시작했다. 참여사가 ChangeNOW의 교환 API를 연동하면 기능 출시와 함께 이용자 교환 거래에서 수익을 배분받을 수 있으며, 배분율은 0.4%부터 시작한다. ChangeNOW는 교차 홍보와 보도자료, 팟캐스트, TOKEN2049 관련 노출 등 마케팅 지원도 제공한다.
이 모델은 지갑의 수익을 이용자 규모와 사용 빈도에 연결한다. 소형 팀은 거래 인프라 전부를 구축하는 데 먼저 큰 비용을 들이지 않아도 되지만, 지속적인 사용을 이끌 이용자층과 충분한 참여도를 확보해야 한다. 마는 지갑이 먼저 이용자를 모으고 실제 사용을 만들어야 거래 활동에서 수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해킹 손실 약 10억 달러…보안은 운영의 우선 과제
마는 지난 6개월 동안 가상자산 업계가 해킹으로 약 10억 달러의 손실을 입었다고 말했다. 해킹과 사기는 가상자산 이용자 기반 확대를 가로막는 주요 요인 가운데 하나라는 설명이다. PeckShield 집계로는 9월 관련 손실만 7억6,649만 달러에 달했으며, 이 가운데 Bitget 관련 보안 사고 규모는 약 3억8,700만 달러였다.
집계 기준에 따라 손실액에는 차이가 생길 수 있지만, 이용자가 보안 사고에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점은 달라지지 않는다. 마는 지갑이 기능 수를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자산과 거래 절차를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다는 신뢰를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품을 확장할 때는 모든 모듈을 처음부터 무작정 개발하기보다 이용자 피드백을 반영해 기능을 단계적으로 추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ChangeNOW는 파트너가 지원되는 모든 자산으로 교환 수익을 받을 수 있도록 했다. 다만 파트너들이 자산 가격 변동을 우려하자 USDT나 다른 지정 통화로 자동 전환하는 기능을 추가했다.
지갑 사업자가 KYC와 자금세탁방지(AML) 관련 문의를 직접 처리하기 꺼리는 문제에 대응해 사전 점검 기능도 개발했다. 결제를 완료할 수 없는 입금은 미리 거부하도록 한 것으로, 마는 이 기능을 통해 관련 고객지원 사례가 거의 사라졌다고 말했다.
트론 네트워크에서 가스비 없이 USDT를 교환하는 기능도 이용자 요구에 따라 도입됐다. 트론 기반 USDT를 비트코인으로 바꾸려면 보통 네트워크 비용을 낼 TRX를 먼저 보유해야 한다. 가스비 면제 기능을 쓰면 이용자가 USDT를 바로 보낼 수 있어, 가입한 이용자가 실제 거래에 이르기까지 이탈하는 구간을 줄일 수 있다.
대형 지갑과 가격으로 경쟁하기 어려운 소형 팀에는 수수료뿐 아니라 이용자가 앱 안에서 원하는 거래를 원활히 끝낼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교환 범위와 최종 입금액, 고객지원 대응, 보안 조치가 거래 수익을 지갑 안에 남길 수 있을지를 좌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