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지난해 희토류 영구자석 수요는 약 4만8천t이었지만 국내 공급량은 약 300t에 불과했다. 부족분은 대부분 수입에 의존했다. 전 세계 희토류 자석 생산의 90% 이상을 중국이 차지하는 가운데, 2027년 1월 1일부터 미국 국방부 조달 규정이 자석의 광석 단계까지 공급망을 추적하도록 바뀐다. 불과 9일 뒤인 1월 10일에는 미중 무역 휴전도 만료될 예정이다. 두 일정이 맞물리면서 방산업체의 비중국 공급처 발굴과 인증 작업에 시간 압박이 커지고 있다.
2027년부터 광석 단계까지 공급망 추적
미 국방부는 국방연방조달규정 보충조항(DFARS)을 통해 중국산 자석 조달을 제한해 왔지만, 기존 규정은 주로 자석 제조의 후반 공정에 적용됐다. 2027년 1월 1일부터는 광석 채굴부터 최종 자석 제조까지 공급망 전반이 규정 대상에 포함된다.
공급망의 어느 단계든 중국, 러시아, 이란, 북한에서 이뤄졌다면 해당 자석을 국방부에 납품할 수 없다. 미사일 유도 시스템, 드론 모터, 전투기 등을 제작하는 업체는 원료부터 완제품까지 자석의 출처를 파악하고 규정 준수 여부를 입증해야 한다.
2026년 7월 백악관이 서명한 행정명령은 예외 적용 여지도 좁혔다. 새 기한이 발효되면 국방부는 통상적인 면제를 발급하지 않으며, 미국 내 공급업체 인증이 완료되지 않았다는 사실만으로 국내 공급이 불가능하다고 인정받을 수도 없다. 인증 절차가 늦어진다는 이유만으로 중국산 자석을 계속 조달할 수는 없는 만큼, 실제 공급이 가능하고 인증까지 마친 대체처 확보가 중요해졌다.
나스닥 상장사 REalloys(티커: ALOY)는 2026년 6월 국방·산업용 영구자석에 쓰이는 디스프로슘과 터븀 등 중희토류의 북미산 원료 인증 절차에 착수했다고 밝혔다. 캐나다 서스캐처원주에서 생산하는 고순도 소재는 이르면 2026년 4분기 첫 인증을 받고, 상업 공급은 2027년 3분기 시작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첫 물량이 예정대로 인증을 통과할지가 새 조달 규정 시행 후 수요에 대응할 수 있을지 가늠할 변수다.
미중 무역 휴전은 2027년 1월 10일 만료
중국은 2025년 10월 희토류 수출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발표했다. 외국 군과 연계된 기업에 대한 수출 허가를 엄격히 하고, 희토류의 군사적 용도 신청은 자동으로 거부하도록 했다. 규제는 중국 밖에서 생산된 자석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중국산 희토류가 미량이라도 포함되면 수출에 중국 정부의 승인이 필요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해당 규정은 현재 미중 무역 휴전에 따라 시행이 보류된 상태다. 양국은 2026년 9월 하순 휴전을 2027년 1월 10일까지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연장 기간은 두 달로, 시장에서 예상했던 6개월 이상보다 짧았다. 중국 상무부는 휴전 연장을 계속 추진하겠다고 밝혔지만, 장기 공급망을 계획해야 하는 방산업체 입장에서는 후속 조치가 확정되지 않았다.
업체들은 시차가 짧은 두 가지 일정에 대응해야 한다. 1월 1일부터는 미국 국방부 규정에 따라 대상 자석의 공급망이 특정 국가를 배제해야 하고, 1월 10일 이후에는 중국이 강화된 수출 규제를 재개할 가능성이 있다. 휴전 연장 여부와 관계없이 인증을 마쳤고 중국 내 원료 가공에 의존하지 않는 공급 경로가 조달업체의 관심을 받을 수 있다.
2025년 수출 규제, 물량과 가격에 영향
중국은 2025년 4월 디스프로슘과 터븀을 포함한 희토류 일부 품목에 수출 허가제를 도입하고, 미국 기업 16곳을 수출 통제 목록에 올렸다. 이들 기업의 다수는 방위산업과 항공우주 분야에 속한다. 이후 몇 주 동안 유럽 자동차 부품업체들은 중국 당국의 허가를 기다리느라 일부 생산라인이 멈췄다고 밝혔다. 4월 규제는 무역 휴전 기간에도 유지되고 있다.
수출 통계에서도 공급 제약의 영향이 나타났다. 2026년 1월 중국의 디스프로슘·터븀 수출량은 전년 동기보다 약 83% 감소했다. 8월 하순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산화디스프로슘 가격은 중국 내 가격의 약 5배에 이르렀다. 수출 허가를 기다릴 수 없는 구매자는 비중국산 소재를 조달하면서 더 높은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이 가격 차이는 비중국 공급의 희소성을 보여주지만, 모든 업체가 즉시 대체 구매를 마칠 수 있다는 뜻은 아니다.
미국 생산능력 확대, 수요에는 크게 못 미쳐
미국 정부는 핵심 광물 기업에 수백억 달러를 투입했지만, 신규 생산능력을 단기간에 늘려 수급 격차를 해소하기는 어렵다. 미국의 자석 생산능력은 2026년 말 약 5,000t으로 예상되며, 연간 수요 약 4만8천t에 크게 못 미친다. 희토류 분리·정제도 병목이다. 중희토류 분리에는 원소별 분리와 정제가 필요하며, 관련 처리능력의 약 99%를 중국이 차지한다.
REalloys는 2026년 9월 무함마드 임란 박사를 최고운영책임자(COO)로 선임했다. 임란은 서스캐처원 연구위원회(SRC)의 희토류 부문을 이끌었던 인물이다. 그의 팀은 맞춤형 분리 장치 400여 대와 희토류 광석 처리에서 금속 제조까지 이어지는 기반 시설을 설계·건설했다. 이 경험은 회사가 SRC로부터 소재를 공급받으려는 계획과 관련이 있지만, 신규 설비의 가동 일정과 제품의 고객 인증은 상업화 과정에서 확인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SRC는 이르면 2026년 4분기 인증을 앞둔 희토류 소재 첫 물량을 공급할 계획이며, REalloys는 2027년 3분기 상업 공급을 목표로 한다. SRC는 네오디뮴·프라세오디뮴(NdPr)을 금속으로 전환하는 역량도 확충 중이며, 2027년 1분기 시운전을 시작하는 것이 목표다. 오하이오주에 있는 REalloys 공장은 희토류 금속과 자석 소재를 생산하고 있으며, 고객에는 미 국방군수국이 포함돼 있다.
회사는 2026년 6월 30일 기준 현금 1억2,240만 달러를 보유했다고 공개했다. 같은 해 6월에는 1억 달러 규모의 사모 자금 조달을 마쳤다. 미 육군은 6월 REalloys를 유타주 투엘레 육군 보급창의 디스프로슘·터븀 가공 부지 임대 협상 대상으로 선정했다. 임대는 최종 계약 체결을 조건으로 하며, 성사될 경우 가공 시설은 미군 기지 안에 들어설 예정이다.
방산업체, 자석 원산지 확인 부담 커져
희토류 자석은 여러 종류의 모터와 센서, 액추에이터, 전자 부품에 쓰인다. 새 추적 규정은 방산업체가 직접 구매하는 자석뿐 아니라 협력업체와 부품의 원산지 기록까지 점검하도록 요구할 수 있다. RTX, 노스럽그러먼, 록히드마틴, GE 에어로스페이스는 대규모 방산·항공 사업을 운영하지만, 현재 공개된 정보만으로는 새 규정이 각사의 조달에 미칠 구체적 영향을 확인할 수 없다.
RTX는 패트리엇 방공 시스템과 미사일, 레이더, 항공 기술을 생산한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247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4% 증가했다. 총 수주잔고는 2,890억 달러이며, 이 가운데 방산 부문은 1,190억 달러다. 노스럽그러먼은 B-21 레이더 스텔스 폭격기, 센티널 대륙간탄도미사일, 미사일 방어 사업에 참여하고 있다. 2분기 매출은 109억 달러로 5% 늘었고, 분기 중 약 200억 달러의 신규 계약을 추가해 수주잔고가 사상 최대인 1,050억 달러를 기록했다.
록히드마틴은 F-35 전투기와 사드(THAAD) 미사일 방어 시스템, 정밀유도무기를 생산한다. 2026년 2분기 매출은 201억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1% 증가했고, 순이익은 18억 달러였다. 수주잔고는 사상 최대인 2,300억 달러에 달했다. GE 에어로스페이스는 F-15와 F-16 등 군용기 엔진을 공급하는 동시에 상업 항공 사업도 운영한다. 2분기 매출은 133억 달러로 21% 늘었고, 수주는 17% 증가한 165억 달러를 기록했다. 방산·추진 사업 매출은 34억 달러로 16% 증가했다. 이들 실적은 각사의 사업 규모를 보여주는 수치이며, 새 조달 규정이 이미 특정 기업의 실적에 영향을 줬다는 의미는 아니다.
중국이 2027년 1월 10일 전까지 무역 휴전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불확실하며, 추가 연장 가능성도 남아 있다. 중국이 발표한 강화된 희토류 규제가 다시 시행될 수도 있다. 반면 미국 국방 조달 규정은 2027년 1월 1일 시행으로 정해져 있다. 조달업체가 당장 확인해야 할 것은 비중국 공급망에서 실제로 물량을 확보하고, 원산지 추적과 인증을 기한 내 마칠 수 있는지 여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