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디 셸턴이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의 고문으로 합류해 통화정책, 특히 중국 금융 상황을 살핀다. 셸턴의 새 직책이 비트코인이나 XRP에 대한 지지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암호화폐 시장은 그가 달러와 위안화, 미·중 금융 관계에 관해 어떤 정책 견해를 내놓을지 주목하고 있다.
셸턴, 중국 금융 상황 평가 맡아
미 재무부는 10월 9일 셸턴의 합류를 발표했다. 셸턴의 업무에는 통화정책이 포함되며, 특히 중국의 금융 상황을 평가하는 데 초점을 둔다. 그의 연구 분야는 통화 이론이다. 1989년에는 소련 경제의 붕괴를 다룬 책을 냈고, 1994년에는 국제 단일통화 체제 구축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인사 소식은 공식 발표에 앞서 알려졌다. 뉴욕타임스는 9월 16일 셸턴의 임명을 보도했고, 재무부 발표는 약 3주 뒤 나왔다. 셸턴은 2019년 연방준비제도(Fed) 이사 후보로 지명됐지만 상원 인준을 받지 못했다.
재무부에 합류한 뒤 통화정책 논의에서 어느 정도 영향력을 행사할지는 지켜봐야 한다. 앞서 관련 소식이 두 차례 나왔을 때도 비트코인 가격은 셸턴과 직접 연결된 뚜렷한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금본위론 지지와 암호화폐 지지는 별개
셸턴은 오랫동안 금으로 달러를 뒷받침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지만, 비트코인을 준비통화로 삼자는 입장을 내놓은 적은 없다. 그는 암호화폐를 법정화폐로 환전하고 나면 신뢰할 만한 가치 저장 수단으로 보기 어렵다고 밝힌 바 있다. 암호화폐로 결제할 경우 거래가 자본이득세 과세 대상이 될 수 있어 세금 부담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다만 통화 간 경쟁에는 비교적 열린 태도를 보여 왔다. 셸턴은 2018년 카토연구소 기고문에서 가상화폐가 정부 발행 화폐와 함께 유통될 수 있다고 제안했다. 2024년 11월 야후 파이낸스 행사에서는 탈중앙화 금융이 정부의 통화 관리에 대한 일부 사람들의 신뢰 하락을 반영한다고 말했다. 달러의 지배력에 도전할 수 있는 통화도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 발언은 통화 체제 간 경쟁에 관한 것으로, 셸턴이 비트코인이나 특정 토큰을 지지한다는 뜻으로 해석할 수는 없다.
위안화와 달러 흐름이 시장에 미칠 경로
중국 관련 업무는 셸턴의 새 역할과 암호화폐 시장을 잇는 비교적 직접적인 연결고리다. 2019년 8월 위안화 환율이 달러당 7위안을 넘어섰고, 이후 미 재무부는 중국을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했다. 당시 비트코인은 하루 동안 8% 상승한 반면 미국 증시는 약 3% 하락했다.
다만 당시 중국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해외 가격보다 낮은 수준에 거래됐다. 따라서 비트코인 상승이 안전자산 수요에 따른 것이었는지는 분명하지 않다.
위안화 움직임과 미·중 관계는 달러 흐름을 통해 암호화폐 시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정책 변화로 위안화 절상이 빨라지면 달러 약세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 과거 달러 약세는 대체로 비트코인에 완만한 지지 요인이 됐지만, 가격 상승을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미·중 갈등이 커지면 시장의 위험 회피 심리가 강해질 수 있다. 2025년 2월 관세를 둘러싼 불확실성이 확대됐을 때 비트코인은 8만 달러 아래로 떨어졌다. 당시 미국 정부가 암호화폐 업계에 우호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었지만 하락을 막지는 못했다.
현재까지 셸턴의 임명 자체가 비트코인이나 XRP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는 징후는 없다. 시장은 그가 중국의 통화 상황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관련 정책이 달러 전망과 미·중 관계에 대한 판단을 어떻게 바꾸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