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크셔 해서웨이가 이탈리아 기술기업 벤딩 스푼스(Bending Spoons)에 3억3000만달러를 추가 투자한다. 회사는 10월 14일 버크셔에 보통주 1000만주를 주당 33달러에 발행한다고 밝혔다. 거래가 마무리되면 버크셔의 지분율은 4%로 높아진다. 인수 재원을 확보했다는 소식에 벤딩 스푼스 주가는 큰 폭으로 뛰었다.
발표 이후 벤딩 스푼스는 수요일 미국 증시에서 거래량이 늘며 한때 또는 종가 기준 39% 오른 52.86달러를 기록했다. 버크셔 해서웨이 클래스B 주가는 0.2% 상승한 521.55달러였다.
추가 투자금은 신규 인수에 투입
벤딩 스푼스는 이번에 확보하는 자금을 향후 ‘매력적인 인수’에 사용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 회사는 성숙 단계의 사업과 디지털 자산을 꾸준히 사들이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현재 AOL, 이벤트브라이트(Eventbrite), 비메오(Vimeo) 등을 보유하고 있다.
버크셔가 벤딩 스푼스에 투자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버크셔는 올해 7월 벤딩 스푼스의 기업공개(IPO)에서 6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번 사모 발행을 통한 추가 매입으로 지분율은 4%까지 올라간다.
벤딩 스푼스는 추가 자본을 바탕으로 이미 성숙했거나 경영에 어려움을 겪는 디지털 사업을 인수하고, 운영 구조를 손봐 현금흐름을 개선하는 전략을 이어갈 수 있다. 다만 앞으로 어떤 회사를 얼마에 인수할지, 인수 후 사업을 얼마나 효과적으로 통합할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번 투자 발표에 대한 시장의 반응은 BSP 주가의 하루 변동 폭에도 반영됐다.
성숙 자산 인수라는 공통점
벤딩 스푼스의 사업 모델은 성숙했거나 실적이 부진한 자산을 인수해 운영 효율을 높이고 안정적인 현금흐름을 창출한다는 점에서 버크셔의 자본 배분 방식과 닮은 면이 있다.
다만 투자 대상은 다르다. 버크셔는 전통적으로 보험, 철도, 에너지, 소비재 등 비기술 분야에 무게를 둬 왔고, 벤딩 스푼스는 소프트웨어와 인터넷 자산을 중심으로 인수에 나서고 있다. 최근 버크셔의 투자 포트폴리오에서는 기술 관련 자산의 비중도 점차 커지고 있다.
루카 페라리(Luca Ferrari) 벤딩 스푼스 최고경영자(CEO) 겸 공동창업자는 버크셔 해서웨이를 수십 년간 세계에서 가장 뛰어나고 존경받는 자본 배분 기업 가운데 하나로 평가하며, 자사가 오랫동안 배우고 참고해 온 회사라고 말했다.
애벨 체제에서도 이어지는 기술 자산 투자
이번 투자는 버크셔의 경영진 교체 시기에 이뤄졌다. 워런 버핏은 지난달 회장직에서 물러났고, 그레그 애벨(Greg Abel)이 회장 겸 CEO를 맡았다. 애벨은 새 직책을 맡은 지 아직 10개월이 지나지 않았다. 이번 거래는 애벨 체제에서 버크셔가 기술 자산에 자금을 배분한 최근 사례다.
시장 지표상 버크셔 클래스B 주가는 10월 들어 거래일마다 상승했다. 앞서 2026년 주가 흐름은 부진했다. 상대강도지수는 4주 전 57에서 현재 69로 높아졌다. 현재 평저형 차트 패턴의 매수 기준 가격은 537.74달러, 조기 진입 가격은 523.74달러다.
벤딩 스푼스 주가는 버크셔보다 변동성이 크다. 이 종목의 21일 평균진폭(ATR)은 7.26%로, 일상적인 변동 폭이 낮은 수준으로 여겨지는 5%를 웃돈다. 대규모 거래량과 함께 하루 39% 상승한 것은 투자 소식이 시장의 거래 기대를 빠르게 바꿨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향후 주가 변동 폭도 버크셔보다 클 수 있다는 점을 시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