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러화가 목요일 주요 통화 전반에 대해 강세를 나타내고 미국 국채 금리가 만기 전 구간에서 상승했다. 10년물 금리는 5.19%에 근접했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의 단계적 재개방과 미국의 봉쇄 종료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뉴욕증시와 국제유가는 장중 저점에서 반등했다. 다만 공식 합의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고, 유가는 이후 낙폭을 일부 되돌리는 데 그쳐 공급 정상화에 대한 시장의 경계가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
달러 강세 속 장기물 국채금리 상승폭 확대
이날 달러화는 엔화, 스위스프랑, 호주달러에 대해 가장 큰 폭으로 올랐고 유로화에 대한 상승폭은 상대적으로 제한적이었다. 미국 국채 금리는 장중 고점 부근까지 상승했다. 2년물 금리는 4.916%로 2.1bp 올랐고, 5년물은 5.050%로 4.5bp 상승했다. 10년물은 5.1915%로 7.6bp, 30년물은 5.4782%로 7.6bp 각각 높아졌다.
장기물 금리가 단기물보다 큰 폭으로 오르면서 인플레이션과 자금조달 비용이 다시 시장의 핵심 변수로 부상했다.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의 안나 폴슨 총재는 인플레이션을 낮추려면 연방준비제도가 추가 금리 인상에 나서야 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클리블랜드 연은의 베스 해맥 총재도 인플레이션 위험이 상방으로 기울어 있다고 평가했다. 연준은 추가 인상 여부를 아직 결정하지 않았지만, 당국자들의 발언으로 채권시장은 금리 인상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미 재무부가 발행한 440억달러 규모의 7년물 국채도 금리 상승 압력을 뚜렷하게 완화하지 못했다. 최고 낙찰금리는 5.085%로, 입찰 전 시장의 예상 금리보다 0.7bp 높았다. 투자자들이 시장 예상보다 소폭 높은 수익률을 요구했다는 의미다.
뉴욕증시는 보합권…종목별 차별화 뚜렷
미국 주요 주가지수는 장중 저점에서 반등했지만 마감 방향은 엇갈렸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62.02포인트(0.31%) 내린 51,355.15에 거래를 마쳤다. S&P500지수는 1.80포인트(0.02%) 하락한 7,704.22를 기록했고, 나스닥종합지수는 3.34포인트(0.01%) 오른 26,939.37로 마감했다. 러셀2000지수는 0.11% 하락한 2,835.58, 나스닥100지수는 0.03% 상승한 30,478.86을 나타냈다.
지수만 보면 보합권이었지만 개별 종목 간 등락 차이는 컸다. 메타는 4.50% 올랐고 네비우스는 7.44% 상승했다. 인텔과 코어위브, AMD도 상승 마감했다. 반면 Arm은 7.88% 하락했고 샌디스크와 코히어런트는 모두 3% 넘게 내렸다. 반도체와 인공지능 관련주가 엇갈리면서 기술주 전반에 일관된 위험선호가 형성되지는 않았다.
유럽 주요 증시는 일제히 하락
유럽 주요 주가지수는 모두 하락했다. 독일 DAX지수는 0.57% 내린 25,266.54, 프랑스 CAC40지수는 0.52% 하락한 8,081.44를 기록했다. 영국 FTSE100지수는 0.24% 내린 10,680.00, 스페인 IBEX35지수는 0.30% 하락한 19,573.39, 이탈리아 FTSE MIB지수는 0.85% 내린 51,543.44로 거래를 마쳤다.
유럽 10년물 국채금리는 국가별로 방향이 달랐지만 여전히 수년래 높은 수준 부근에 머물렀다. 독일 금리는 2.9bp 상승했고 영국과 이탈리아 금리는 소폭 하락했다. 높은 채권금리는 인플레이션과 에너지 공급 불확실성이 동시에 남아 있는 상황에서 유럽과 미국 증시의 지속적인 반등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고용·주택 지표가 보여준 미국 경제의 버팀목
미국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는 19만7,000건으로 시장 예상치인 20만1,000건을 밑돌았다. 8월 신규주택 판매는 연율 기준 68만4,000채로 집계돼 예상치 61만5,000채를 웃돌았다. 다만 신규주택 판매 통계는 추정 오차가 큰 편이어서 단일 월 수치는 향후 수정치와 함께 지켜볼 필요가 있다.
고용과 주택 지표는 미국 경제가 여전히 견조하다는 시장의 판단을 약화시키지 못했다. 여기에 연준 당국자들이 인플레이션 위험을 상방으로 평가하면서 투자자들은 미국 경제가 고금리 장기화를 얼마나 견딜 수 있을지, 또 국채금리 상승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과 주식 밸류에이션에 언제부터 더 뚜렷한 부담을 줄지 가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 정상은 백악관에서 만났고 공개 발언은 우호적인 분위기였지만, 무역·기술·희토류 공급과 관련해 구체적인 진전이 나올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관련 현안은 이날 자산 가격을 바꿀 정도의 명확한 정책 결과로 이어지지 않았다.
호르무즈 해협 소식에 유가 반등
서부텍사스산원유(WTI)는 한때 약 96.78달러에서 93.30달러까지 하락했다. 미국과 이란이 단계적 합의 방안을 논의할 수 있다는 소식을 시장이 반영한 뒤 유가는 낙폭을 대부분 회복했다. 마감 스냅샷 기준 WTI는 약 95.11달러로, 전일보다 2.41달러(2.60%) 올랐다.
미국과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 재개방 방안을 논의한 것은 에너지 수송 정상화의 잠재적 경로를 제시했지만, 실제 합의가 체결됐다는 의미는 아니다. 해협 재개방 전망에 대한 이란 측 발언도 일관되지 않은 만큼 거래 참가자들은 실제 선박 운항 계획, 봉쇄 조치의 변화, 공급 회복 단계가 구체화되는지 주시하고 있다. 관련 정보가 명확해지기 전까지 원유 가격은 외교 관련 소식과 운송 위험에 빠르게 반응할 가능성이 있다.
금·은·비트코인은 약세
금 가격은 약 4,274달러로 12.85달러(0.30%) 하락했고, 은 가격은 약 63.79달러로 0.65달러(1.00%) 내렸다. 달러 강세와 미국 국채금리 상승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귀금속 가격에 부담을 줬다. 채권의 수익률이 높아지는 한편 달러로 거래되는 금속은 다른 통화를 사용하는 투자자에게 상대적으로 비싸지기 때문이다.
비트코인은 약 8만4,378달러로, 오전 하락 이후 대체로 보합권에 머물렀다. 뉴욕증시가 장 막판 반등했지만 비트코인이 뚜렷하게 따라오지는 않아 이날 주식과 가상자산 간 연동은 강하지 않았다. 다만 하루 동안의 마감 흐름만으로 두 자산군 사이의 관계가 지속적으로 바뀌었다고 판단하기는 어렵다.
다음 거래 구간에서 시장은 미국과 이란의 협의가 실제 운항 재개 조치로 이어질지, 국제유가가 높은 수준을 유지할지, 국채금리 상승이 주식시장에 어느 정도 추가 압력을 줄지에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목요일 뉴욕증시가 저점에서 회복한 것은 매수세가 남아 있음을 보여줬지만, 달러 강세와 국채금리 상승, 종목별 차별화는 반등의 기반이 고르지 않다는 점을 함께 드러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