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플이 10월 14일 미국 투자 인프라 업체 드라이브웰스(DriveWealth)와 한국 메리츠증권(Meritz Securities)과 각각 협력 계약을 체결했다. 양사는 스테이블코인 결제, 국경 간 자금 이동,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증권 토큰화 인프라를 검토하며 리플의 사업 범위를 국경 간 결제에서 글로벌 브로커리지와 증권시장으로 넓힌다. 관련 시장 규모는 수조 달러 수준이다.
기사 작성 시점 기준 XRP 가격은 1.33달러로, 24시간 동안 3.04%, 최근 7일간 6.77%, 최근 30일간 9.27% 하락했다. 이번 협력이 관련 상품의 전면 출시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양측은 예상 결제 규모와 상업적 조건, 전체 통합 작업의 완료 일정도 공개하지 않았다.
드라이브웰스, 유럽에 RLUSD 결제 도입 검토
드라이브웰스는 전 세계 100곳이 넘는 파트너사에 투자 및 브로커리지 인프라를 제공하고 있다. 양사 협력에 따라 드라이브웰스는 리플이 발행한 RLUSD 스테이블코인을 XRP 레저(XRPL) 기반 결제 프로세스에 연결할 계획이다. 우선 유럽 시장에서 적용하고, 이후 미국 시장으로 확대하는 방안도 열어뒀다.
드라이브웰스는 현재 미국 주식을 주 5일, 하루 24시간 거래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그러나 국경을 넘는 고객이 계좌에 자금을 넣거나 담보를 이동할 때는 은행 영업시간, 시차, 기존 국제송금 절차의 영향을 받을 수 있다. 리플과 드라이브웰스는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해 고객이 계좌 자금을 공급하거나 담보를 관리하고, 이를 법정화폐로 준실시간 전환하는 구조를 검토하고 있다. 은행 송금을 기다리는 동안 자금이 묶이는 시간을 줄이려는 목적이다.
나ureen 하산 드라이브웰스 최고경영자(CEO)는 회사가 주 5일·하루 24시간 거래 서비스를 구현한 만큼 자금 조달과 배치 과정도 거래 시간에 맞춰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협력의 초점은 거래 가능 시간을 늘리는 데 있다기보다, 국경 간 거래 과정에서 자금의 활용도를 높이는 데 맞춰져 있다.
협력 범위에는 리플 페이먼츠(Ripple Payments)도 포함된다. 드라이브웰스는 이 서비스를 활용해 국제 파트너사의 국경 간 자금 이체를 지원할 계획이다. 유럽에서는 리플의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인프라를 도입하고, 이후 다른 시장으로의 확대 여부를 검토한다. 양사는 리플 프라임(Ripple Prime)의 델타원(Delta One) 사업을 통해 주식 및 주식 파생상품과 관련한 기관 대상 금융 기회도 살펴보고 있다.
리플 입장에서는 드라이브웰스의 기존 브로커리지 네트워크가 금융기관, 디지털 지갑, 핀테크 플랫폼에 미국 시장 접근성을 제공하는 유통 경로가 될 수 있다. 다만 RLUSD가 처리할 것으로 예상되는 거래량이나 구체적인 기관별 도입 시점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메리츠증권, 리플의 첫 한국 증권사 파트너
리플과 메리츠증권의 별도 협력은 기관 커스터디와 자산 토큰화 사업을 한국 자본시장에 적용하는 데 초점을 둔다. 메리츠증권은 우선 현재의 증권 업무에 리플 커스터디(Ripple Custody)와 토큰화 인프라를 적용할 수 있는지 평가한다. 협력 범위 확대 여부는 한국의 디지털자산 규제 정비 상황에 따라 결정될 예정이다.
메리츠증권이 검토하는 분야에는 분할 투자상품, 증권형 토큰, 거래 플랫폼,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원화 표시 스테이블코인 등이 포함된다. 다만 이번 계약은 협력 가능성을 검토하기 위한 합의이며, 해당 상품을 실제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는 의미는 아니다.
메리츠증권은 리플이 한국에서 협력하는 첫 번째 증권사다. 리플이 올해 한국에서 확보한 기관 파트너는 메리츠증권을 포함해 네 곳으로 늘었다. 앞서 교보생명, 케이뱅크, 전북은행과도 협력 관계를 구축했으며, 각 협력은 토큰화 국채 결제, 디지털자산 커스터디 지갑, 국경 간 송금 등 서로 다른 분야를 다뤘다. 증권사가 추가되면서 리플의 한국 금융권 사업은 결제와 커스터디에서 증권 발행·거래·등록 관련 영역으로 확대됐다.
한국 토큰증권 규제, 2027년 2월 첫 단계 시행
한국 금융위원회는 토큰증권 규제 체계의 1단계를 2027년 2월 4일 시행할 예정이다. 이날 전자등록법 관련 개정안이 시행되며, 초기 적용 대상에는 일부 기관채와 머니마켓펀드(MMF), 신탁 구조로 발행되는 비상장주식, 일부 분할 투자증권이 포함된다.
보다 폭넓은 공모 증권과 스테이블코인 연계 결제 인프라는 후속 단계에서 다뤄진다. 규제가 시행되면 리플과 커스터디 사업자, 토큰화 플랫폼, 증권사 등이 블록체인 기반 금융상품의 발행·등록·이전 시스템을 사전에 구축할 수 있지만, 실제 상품 출시는 세부 규정과 기관 승인, 시장 참여자의 수요에 좌우된다.
이번 두 건의 협력은 리플이 국경 간 결제 인프라에서 브로커리지 결제, 기관 커스터디, 증권 토큰화로 사업 범위를 넓히고 있음을 보여준다. 현재 확인된 내용은 기술 연계와 상품 평가 단계이며, 실제 이용 규모와 수익 기여도, 한국 시장에서의 구체적인 실행 일정은 향후 공개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