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 비디오게임 이용자가 35억 명을 넘어선 가운데 게임 산업 규모는 음악과 영화 산업을 합친 것보다 커졌다. 그러나 시장이 확대되는 동안 플레이어가 구매한 게임을 통제할 수 있는 범위는 오히려 좁아지고 있다. 실물 디스크는 시장에서 점차 자취를 감추고, 디지털 게임은 대개 철회될 수 있는 이용 라이선스로 제공된다. 클라우드 게임은 여기에 구독형 소비 모델을 더하고 있다.
소니, 2028년부터 신작 실물판 중단 계획
소니는 2028년부터 새로 출시하는 플레이스테이션 게임을 디지털 다운로드로만 제공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대부분의 이용자가 이미 디지털 경로로 게임을 구매하고 있다는 점과, 고사양 게임의 용량이 계속 커져 한 장의 디스크에 전체 콘텐츠를 담기 어려워졌다는 점이 배경이다.
출시 예정작인 ‘그랜드 테프트 오토 VI’(Grand Theft Auto VI)도 디지털 독점 방식으로 제공될 예정이다. 이번 10년간 가장 주목받는 게임 중 하나로 꼽히는 작품이 실물판 없이 출시되면서, 대형 게임의 실물 버전 축소는 일부 제품에 국한된 변화가 아니라 주류 시장의 구매 습관과 수집 방식에도 영향을 줄 수 있는 사안이 됐다.
다만 디지털판과 실물판은 법적 성격이 다르다. 이용자가 디지털 게임을 구매할 때 실제로 취득하는 것은 게임 자체에 대한 영구적인 소유권이 아니라 이용 권한인 경우가 일반적이다. 특정 조건에서는 플랫폼이나 배급사가 접근 권한을 철회할 수 있으며, 이용자는 실물 디스크처럼 디지털 제품을 자유롭게 재판매하거나 양도하기도 어렵다.
이 문제와 관련해 소니는 현재 집단소송 추진 움직임에도 직면해 있다. 소송 측은 소비자가 디지털 게임을 구매할 때 영구적으로 지배하거나 재판매·양도할 수 있는 상품이 아니라 이용권을 취득한다는 점을 소니가 충분히 설명하지 않았다고 주장한다. 사건의 최종 판단은 디지털 상품에 대한 플랫폼의 고지 방식과 소비자 권리의 범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클라우드 게임, 하드웨어 부담 낮추지만 구독 의존도 높여
테이크투 인터랙티브(Take-Two Interactive)의 최고경영자는 최근 클라우드 게임이 더 빠르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클라우드 게임을 이용하면 플레이어는 여러 기기에서 게임을 스트리밍 방식으로 실행할 수 있어, 게임 콘솔이나 고성능 하드웨어에 전적으로 의존하지 않아도 된다.
콘솔 가격이 계속 오르는 상황에서는 이 방식의 매력이 커질 수 있다. 인공지능 관련 수요가 하드웨어와 메모리 비용을 끌어올리면서 게임기 제조사도 더 높은 사양을 요구받고 있다. 게임을 클라우드에서 처리하면 이용자가 고가 장비를 한 번에 구매해야 할 필요를 일부 줄일 수 있다.
반면 클라우드 게임은 플레이어를 지속적인 유료 서비스 체계에 편입시킨다. 플랫폼은 구독료를 조정하거나 서비스 구성을 변경할 수 있고, 월별 스트리밍 이용 시간을 제한할 수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최근 엑스박스 게임패스의 클라우드 게임에 월간 이용 한도를 설정했다. 이용자 수가 늘고 한 사람이 게임을 플레이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클라우드 게임 제공 비용도 함께 증가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결국 플레이어는 실물 디스크를 구매하거나 하드웨어 전체를 업그레이드하지 않아도 되지만, 다른 형태의 제약을 감수해야 할 수 있다. 게임에 계속 접속할 수 있는지, 한 달에 얼마나 이용할 수 있는지, 서비스 가격이 얼마인지는 모두 플랫폼의 운영 정책에 달려 있다.
광고, 클라우드 게임의 추가 수익원으로 부상
클라우드 컴퓨팅 비용이 상승하면서 게임 업체가 스트리밍 사업의 비용을 보전하기 위해 게임 내 광고를 활용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이용자에게는 광고를 시청하는 대신 일부 이용 한도를 우회할 수 있는 선택지가 제공될 수 있다. 엑스박스는 2026년 7월 광고가 포함된 게임 스트리밍 서비스를 테스트하기 시작했으며, 광고는 클라우드 게임의 수익화 방식 가운데 하나로 들어오고 있다.
배급사 입장에서는 광고 수익이 서버, 대역폭, 컴퓨팅 자원 비용을 분담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플레이어는 광고를 시청하거나 서비스 등급별 차이를 받아들이고, 무료 요금제와 유료 요금제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수 있다. 게임 산업의 핵심 변화는 디스크에서 다운로드로 이동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일회성 구매 중심의 모델이 라이선스, 구독, 광고가 함께 구성하는 소비 방식으로 바뀌고 있다는 점도 중요하다.
디지털 유통과 클라우드 게임이 확대되면서 플레이어의 관심은 여전히 접근 권한, 양도 가능 여부, 가격 조정, 이용 한도에 집중돼 있다. 게임을 구매한다는 것이 실제 소유를 뜻하는지, 아니면 기간이 명확하지 않은 이용 자격을 얻는 것인지는 플랫폼 약관과 규제·소송 결과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