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10년물 국채 금리가 이번 주 5%를 넘어 2007년 이후 최고 수준으로 상승했다. 미국 의회예산국(CBO)이 향후 10년간 예상한 차입비용을 크게 웃도는 수준이다. 금리 상승은 기업과 가계, 정부의 자금조달 여건을 동시에 압박하며, 약 40조달러에 이르는 미국 연방부채에 대한 재무부의 이자지출도 직접적으로 늘릴 수 있다.
10년물 금리, CBO 전망 상단 넘어
CBO는 2026년 2월 발표한 장기 전망에서 10년물 미 국채 금리를 올해 4.1%, 2027년 4.2%로 예상했다. 2028년부터 2031년까지는 약 4.3%를 유지하고, 2032년부터 2036년 사이에는 약 4.4%까지 오를 것으로 봤다. 이 전망이 나올 당시에는 이란 전쟁이 유가를 끌어올리거나 시장의 인플레이션 전망을 뚜렷하게 바꾸기 전이었다.
그러나 10년물 금리는 이번 주 이미 5%를 넘어섰다. 올해와 향후 수년에 대한 CBO의 기준 전망을 모두 웃도는 수준으로, 미국 정부가 앞으로 국채를 발행하거나 기존 채무를 차환할 때 더 높은 금리 비용을 부담할 가능성을 보여준다. 10년물 금리는 다른 대출금리의 주요 기준이기도 하다. 따라서 금리 움직임은 채권시장뿐 아니라 주택금융, 기업대출, 정부 자금조달 시장으로 이어질 수 있다.
이란 전쟁이 종료되고 에너지 가격이 하락하면 인플레이션 압력이 일부 완화되면서 국채 금리 하락의 여건이 조성될 수 있다. 다만 현재 금리 상승을 에너지시장만으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미국 경제의 성장세는 여전히 비교적 빠르고 노동시장도 상대적으로 견조하다. 일부 금리 상승은 위기 시기의 초저금리 환경에서 벗어나 금리가 정상화되는 과정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40조달러 부채가 키우는 이자 부담
미국 연방부채는 약 40조달러에 이르렀고, 연간 재정적자는 약 2조달러 수준이다. 단기간에 재정 상황이 뚜렷하게 개선될 조짐도 아직 나타나지 않고 있다. 부채 잔액이 커질수록 금리 변화가 재정지출에 미치는 영향은 직접적일 수밖에 없다. 새로 발행하는 국채와 만기가 돌아온 채권의 차환 모두 더 높은 금리를 정부의 이자 청구서에 반영할 수 있다.
채권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해야 하는 주체는 미국만이 아니다. 부채가 많은 다른 국가들과 대형 인공지능 인프라 기업들도 글로벌 채권 투자자의 자금을 놓고 경쟁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가 국채 입찰에서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려면 더 매력적인 수익률을 제시해야 할 가능성도 있다.
최근에는 전쟁과 무역 갈등, 자연재해가 잇따르고 있다. 시장은 이런 충격을 일시적인 사건으로만 보기보다 글로벌 안정성이 장기적으로 약화될 가능성까지 가격에 반영하기 시작했다. 투자자들이 위험 보상을 이유로 더 높은 수익률을 요구하면 미국 국채의 조달비용이 추가로 높아질 수 있다.
연간 이자지출 2.7조달러 가능성
책임 있는 연방예산위원회(CRFB)는 향후 국채 금리가 기준 전망보다 80bp 이상 높은 수준을 지속할 경우, 2020년대 말 미국의 연간 이자지출이 2.7조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추산했다. 이는 연방정부의 메디케어 지출을 넘어서는 규모이며, 사회보장제도의 퇴직자 급여 지출보다도 많다.
CRFB의 마야 맥기니스 의장은 부채와 이자비용이 서로를 밀어 올리는 구조가 핵심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자지출이 늘면 재정적자가 확대되고, 적자를 메우기 위한 추가 차입이 필요해지며, 결과적으로 부채 증가 속도가 빨라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과거에는 상상하기 어려운 상황으로 여겨졌던 재정위기가 이제는 진지하게 검토해야 할 가능성이 됐다고 말했다.
에드 야데니, ‘채권시장 경찰’ 판단 수정
시장 베테랑인 에드 야데니는 앞서 경제가 강한 미국에서 4~5% 수준의 국채 금리는 여전히 정상 범위로 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막대한 재정적자에 대한 불만을 국채 매도로 표현하고 금리를 끌어올리는 투자자들을 ‘채권시장 경찰’이라고 불러왔다.
금리가 여름 동안 계속 상승하던 시점에도 야데니는 이런 투자자들의 집단적인 반응이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고 봤다. 하지만 그의 판단은 달라지고 있다. 그는 이번 주 화요일 보고서에서 채권시장이 실제로 부채위기를 우려할 때에야 부채위기를 논의해야 한다고 전제하면서도, 현재 시장이 이미 10년물 금리의 핵심선인 5% 돌파 가능성을 걱정하기 시작했다고 썼다.
10년물 금리는 2월 말 이란 전쟁이 시작되기 전과 비교해 약 1%포인트 상승했다. 최근 두 달 동안만 약 0.5%포인트 올랐다. 짧은 기간에 이처럼 큰 폭으로 움직였다는 점에서 현재의 금리 상승을 경기 회복에 따른 정상화만으로 단순하게 설명하기는 어려워졌다.
재러드 번스타인 “재정 압박, 임계점에 접근”
과거 경제자문위원회 의장을 지낸 재러드 번스타인도 미국 부채 문제를 이전보다 신중한 태도로 언급하기 시작했다. 그는 수년간 부채 문제를 과도하게 경고하는 쪽에 속하지 않았으며, 재정 긴축 강화를 주장하는 인사들을 비판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금리 상승과 대규모 재정적자, 문제 해결에 나설 정치적 의지가 양당 모두에서 부족하다는 점이 관련 계산을 바꿨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번스타인은 위험이 특정한 어느 날 현실화할지는 판단할 수 없지만, 미국이 그 시점에 가까워지고 있다는 점은 분명하며 그 접근 속도가 과거 자신처럼 공포 조성을 경계하던 사람에게도 우려를 안길 정도라고 썼다.
시장에서는 국채 금리가 다시 낮아질 수 있는지, 에너지 가격과 물가 상승 압력이 진정될지, 미국 재정적자가 실질적으로 개선될지가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이들 요인에 뚜렷한 변화가 나타나기 전까지 5%를 웃도는 10년물 금리는 기존 부채의 차환과 신규 국채 발행을 통해 미국 정부의 향후 이자지출에 계속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