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새 주택 행정명령은 연방주택금융청(FHFA)에 일부 신규 대출의 모기지 보험을 조건 충족 시 자동 해지하는 시범사업을 마련하고, 재융자 비용 절감 시범사업을 장기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대출자의 월 보험료나 대출 마감 비용이 줄어들 수 있지만, 적용 기준과 실제 절감액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는 여전히 주거비 부담을 좌우하는 핵심 요인이다.
빌 풀트 FHFA 청장은 소셜미디어에 수백만 명의 미국인이 수천 달러를 아낄 수 있다고 썼다. 다만 모기지 정보 사이트 HSH의 키스 갬빙어 부사장은 세부 정책이 발표되기 전에는 소비자가 실제로 얼마나 절감할지 판단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주택 순자산 기준으로 보험 자동 해지 추진
주택 구입 시 계약금이 주택 가격의 20%에 못 미치는 일반 대출은 대체로 민간 모기지 보험(PMI)에 가입해야 한다. 연방주택청(FHA) 대출은 통상 모든 대출자에게 모기지 보험을 요구한다. 새 행정명령에 따라 FHFA는 대출자의 주택 순자산이 일정 기준에 도달하면 대상 대출의 보험을 자동으로 해지하는 시범사업을 설계하게 된다. 시범사업 시행 이후 취급된 대출에 적용될 예정이지만, 기준과 운영 방식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현재 패니메이 규정에 따르면 일반 대출자는 대출 잔액이 주택 구입 가격의 80% 아래로 내려가거나 주택 순자산이 20%에 이르면 PMI 해지를 신청할 수 있다. 잔액이 최초 주택 가치의 78%에 도달하면 대출 관리기관이 보험을 자동으로 해지할 수도 있다. 새 시범사업의 차이는 요건을 충족한 대출자가 직접 해지를 신청하지 않아도 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다만 대상 범위와 구체적인 절차는 미정이다.
PMI 연간 보험료는 일반적으로 대출액의 0.2~2% 수준이며, 계약금 비율과 신용점수, 대출액 등에 따라 달라진다. 프레디맥의 계산기를 이용한 추산에 따르면, 주택 가격 60만 달러인 집을 계약금 10%로 구입하고 금리 7.3%의 30년 고정금리 대출을 받는 경우 월 모기지 보험료는 약 351달러다.
갬빙어는 최근 주택 가격이 오르고 계약금이 적은 매수자가 많아 PMI를 계속 부담하는 대출이 적지 않다고 설명했다. Realtor.com에 따르면 2026년 2분기 미국 주택 구매자의 계약금 중간값은 주택 가격의 13.7%, 금액으로는 2만7,100달러였다. 미국 모기지보험업계 단체의 세스 애플턴 회장은 향후 주택 구매자의 비용을 낮추려는 정책 방향을 지지한다며, 민간 모기지 보험업계도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재융자 비용 절감 시범사업은 장기 프로그램으로
행정명령은 FHFA의 재융자 시범사업도 장기 프로그램으로 전환하도록 했다. 이 사업은 대출기관의 권원보험을 ‘더 저렴한 대안’으로 대체해 재융자 과정의 대출 마감 비용을 낮추는 것을 목표로 한다. 권원 조사와 권원보험 관련 비용은 주택대출 마감 비용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는 항목인 만큼, 제도가 바뀌면 일부 대출자의 부담이 줄어들 수 있다.
기존 시범사업은 2027년 11월까지 진행될 예정이었으며 적용 범위는 제한적이었다. 산드라 톰프슨 전 FHFA 청장은 2024년 4월 의회 청문회에서 대출가치비율(LTV)이 80% 미만이고 일부 주에 있는 재융자 대출만 대상이라고 밝혔다. 당시 그는 시범사업에 포함된 대출의 마감 비용이 500~1,500달러 줄어들 수 있다고 추산했다. 사업이 장기화되더라도 대상 확대 여부와 최종 절감액은 후속 규정에 달려 있다.
프레디맥이 발표한 30년 고정금리 주택대출 금리는 2026년 10월 23일 기준 7.32%였다. 10월 중순 재융자 신청 건수는 전년 동기보다 59% 감소했다. 갬빙어는 권원보험 등 관련 비용을 낮추면 대출자의 지출을 줄일 수 있지만, 주택 가격과 모기지 금리가 주거비의 대부분을 결정한다고 말했다. 대출자들이 확인해야 할 다음 단계는 FHFA가 시범사업의 적용 기준과 대상 대출, 시행 시점을 공개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