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6일, 디지털자산 거래 플랫폼 크라켄(Kraken)이 X의 미국 Cashtag 파트너십에 합류했다. X에서 $BTC 등 암호자산 태그를 클릭하면 관련 게시물과 가격 차트를 확인할 수 있고, 거래 링크를 통해 크라켄 앱이나 웹사이트로 이동해 로그인 또는 회원가입 후 매수할 수 있다.
이번 통합으로 X가 거래소로 바뀌는 것은 아니다. 실제 계좌, 주문, 자산 거래는 여전히 크라켄이 처리한다. 달라진 점은 소셜 콘텐츠에서 자산을 발견한 뒤 거래 서비스를 제공하는 플랫폼으로 이동하기까지의 단계가 줄었다는 것이다. 암호자산 시장에서 거래 플랫폼 간 경쟁의 출발점이 거래 화면을 넘어 사용자가 처음 관심을 갖는 정보 흐름으로 확장된 셈이다.
크라켄, Cashtag에서 거래 화면으로 연결
기존에는 X에서 비트코인 관련 논의를 본 뒤 가격을 검색하고 거래 플랫폼을 비교한 다음, 계정을 개설하고 자금을 입금한 뒤 처음 관심을 가졌던 자산으로 돌아가는 과정이 필요할 수 있었다. Cashtag 링크는 이 과정의 일부를 사용자의 관심이 발생한 공간 안으로 가져온다.
크라켄 입장에서 태그를 클릭한 모든 사용자가 주문을 내는 것은 아니다. 더 중요한 점은 사용자가 자산에 관한 글을 읽다가 보유나 거래를 고려하는 순간, 크라켄이 가장 먼저 떠올릴 수 있는 플랫폼 중 하나가 된다는 데 있다. 수수료, 유동성, 주문 체결 품질은 여전히 최종 선택에 영향을 미치지만, 유입 경로는 어떤 거래 플랫폼이 비교 대상에 들어갈 기회를 얻는지 결정한다.
X는 앞서 유사한 방식을 시도한 바 있다. 2023년에는 이토로(eToro)가 트위터 Cashtag를 자사 플랫폼과 연결했고, 그해 1분기 관련 태그 검색량이 4억2,000만 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 수치가 투자자 수나 실제 거래 건수를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BTC나 $ETH를 검색하는 사용자가 적어도 특정 자산에 명확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에서, 자산 태그 검색이 금융 서비스 업체에 갖는 상업적 가치를 보여준다.
정보 피드가 금융 판단에 개입하는 방식
암호화폐 업계에서는 소셜미디어 논의와 시장 거래가 오래전부터 밀접하게 연결돼 있었다. 가격은 게시물에 반응하고, 시장의 화제는 투자 논리로 포장되며, 프로젝트 창업자는 보유자에게 직접 메시지를 전달한다. 트레이더 역시 자신의 포지션과 판단을 공개적으로 설명한다. Cashtag 통합은 이런 소셜 확산을 거래 경로에 한 단계 더 가깝게 붙이는 역할을 한다.
이제 하나의 정보 피드가 자산에 대한 관심을 만들고, 반복 노출로 흥미를 강화하며, 가격을 보여준 뒤 거래를 실행할 수 있는 플랫폼으로 사용자를 유도할 수 있다. 계정과 주문, 자산 매매를 담당하는 곳은 여전히 거래소지만, 소셜 플랫폼은 거래 동기가 형성되는 과정에도 관여하게 된다.
X의 추천 시스템은 좋아요, 리포스트, 답글, 이용자 간 관계 등의 신호를 바탕으로 어떤 콘텐츠를 노출할지 결정한다. ‘For You’ 피드는 관련 계정을 직접 팔로우하지 않은 이용자에게도 게시물을 배포한다. 이 기능의 목적은 콘텐츠 도달 범위를 넓히는 것이지 특정 투자가 이용자에게 적합한지 판단하는 데 있지 않다. 관련 논의 옆에 거래 입구가 배치되면 관심이 금융 행동으로 전환되는 시간은 짧아질 수 있다.
그렇다고 Cashtag를 통해 이뤄지는 모든 거래 판단이 부정적으로 바뀐다는 의미는 아니다. 무엇을 매수할지 이미 결정한 이용자는 콘텐츠를 보던 중 익숙한 플랫폼으로 바로 이동하는 방식을 선호할 수 있다. 반대로 암호자산 거래 절차에 익숙하지 않은 신규 이용자에게는 페이지 이동이 줄어드는 것이操作 부담을 낮추는 요인이 될 수 있다. 다만 거래 링크를 누르기 전 이미 상승을 주장하는 게시물, 인기 토큰 관련 논의, 다수의 답글, 동일한 자산 태그의 반복 노출에 영향을 받았을 가능성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거래 화면 설계가 이용자 행동에 미치는 영향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이 2024년 9,000명 이상의 소비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실험에서는 일부 거래 애플리케이션의 설계가 거래 빈도와 위험 부담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에서 푸시 알림은 거래 횟수를 11% 늘렸고, 포인트와 추첨 요소는 거래 횟수를 12% 증가시켰다. 이 연구는 X를 대상으로 한 것이 아니며, Cashtag 이용자가 실제로 어떻게 행동할지를 직접 보여주는 결과도 아니다. 다만 금융 결정을 어떤 방식으로 제시하느냐가 이후 행동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은 확인한다.
X의 경우 거래 플랫폼이 접하는 이용자는 자산을 막 알아보기 시작한 사람이 아니라, 정보 피드와 커뮤니티 논의, 반복 노출을 거치며 이미 초기 판단을 내린 사람일 수 있다. 플랫폼이 그 판단을 직접 만들지 않았더라도, 그 판단이 실제 거래로 이어지는 마지막 단계는 플랫폼이 맡게 된다.
크라켄에 접속한 뒤에도 이용자는 적용 수수료, 제시 가격, 스프레드, 계정 자격 요건, 해당 자산을 실제로 매수하려는지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크라켄의 수수료는 상품과 주문 실행 방식에 따라 달라지며, Cashtag 링크가 이러한 거래 조건을 바꾸는 것은 아니다.
소셜 유입이 바꾸는 거래 플랫폼 경쟁
전통적인 금융 광고는 먼저 관심을 가질 가능성이 있는 사람을 찾은 뒤 특정 상품에 주목하도록 설득하는 방식이었다. Cashtag를 통한 유입은 이미 특정 자산에 대한 관심이 생긴 단계에서 시작된다. 거래 플랫폼이 경쟁하는 대상은 사용자가 주문 시 어느 거래소를 선택하는지만이 아니다. 소셜 콘텐츠를 보며 특정 자산을 더 알아보기로 한 순간, 어떤 금융 서비스에 먼저 접속하는지도 경쟁 대상이 된다.
이에 따라 암호자산이 확산되는 경로도 달라질 수 있다. 사용자가 먼저 이른바 ‘암호화폐 이용자’가 된 뒤 거래소나 지갑, 전문 웹사이트를 찾아갈 필요가 줄어든다. 일상적으로 정보 피드를 보다가 자산 태그를 접하고, 클릭 한 번으로 거래 서비스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미디어 콘텐츠와 금융 서비스 유통 사이의 거리는 더 짧아지고, 단계가 줄어들면서 매수 과정에서 사용자가 이탈할 기회도 감소한다.
온라인 커뮤니티의 확산에 오랫동안 의존해 온 암호화폐 업계에서 X와 크라켄의 협력은 단순히 거래 기능 하나를 추가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자산 발견, 논의, 관심 형성, 거래 플랫폼 진입을 하나의 흐름으로 연결하는 시도다. 실제 거래 여부는 계정 조건과 가격, 수수료, 개인의 결정에 달려 있다. 다만 거래 판단이 시작되는 장소는 거래소 화면에서 소셜 정보 피드로 옮겨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