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테크 기업 Save가 찰스 슈와브(Charles Schwab)의 자산 수탁 및 지원 서비스를 이용하는 1만6,000여 개 독립 등록투자자문사(RIA)에 현금관리 상품 Market Savings를 개방했다. 투자되지 않은 현금의 유동성을 유지하면서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추구할 수 있도록 설계된 상품으로, 장기간 계좌에 머무는 현금을 기존 현금계좌와 다른 방식으로 운용할 수 있다는 점이 핵심이다.
Market Savings의 운용 방식
자문사는 고객의 미투자 현금을 여러 은행으로 이전할 수 있으며, 해당 은행들은 예금에 이자를 지급한다. Save는 이후 이자 수익을 S&P500지수, 나스닥지수, 금 등 원자재 시장과 연계된 상장지수펀드(ETF) 투자 상품에 투입한다.
Save에 따르면 Market Savings의 최근 3년 평균 연환산 수익률은 7.5%였다. 같은 기간 주식시장에 직접 투자했을 때 가능한 수익률보다는 낮을 수 있지만, 상품 설계상 원금은 관련 시장에 투자되지 않는다. 고객은 필요할 때 현금을 인출할 수 있다.
Pacer Financial의 션 오하라 이사는 최악의 경우 고객이 잃을 수 있는 것은 이자이지 원금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오하라는 Pacer Financial 산하 PacerETFs Distributors의 사장도 맡고 있다. 그는 Market Savings가 단기 현금과 주식시장 수익률 사이에 위치한 상품이라고 말했다.
Market Savings의 최소 투자액은 10만달러다. 이에 따라 주요 대상은 고액자산가와 초고액자산가, 패밀리오피스, 기업 계좌다. 오하라 이사는 기업이 통상 운영자금을 현금으로 보유하는 만큼 기업 고객도 이 상품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AI가 다시 부각한 현금 수익 논쟁
자산관리업체가 고객의 유휴 현금에서 이자 수익을 얻는 사업모델은 최근 다시 주목받고 있다. 인공지능 시스템이 향후 다양한 현금 투자 상품을 자동으로 비교하고 더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자금을 이동시키면, 증권사와 자산관리회사의 현금 관련 이자마진 수익이 줄어들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번 주 화요일 메타 플랫폼스가 Muse라는 인공지능 에이전트를 공개한 뒤 찰스 슈와브와 LPL 파이낸셜 주가는 각각 약 6%, 7% 하락했다. Muse는 사람의 구체적인 지시가 많지 않아도 복잡한 작업을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소개됐다. 잠재적인 활용 사례 가운데 하나는 현금 투자 상품을 검색한 뒤 가장 높은 수익률을 제공하는 상품으로 자금을 자동 이전하는 기능이다.
오하라 이사는 Market Savings가 찰스 슈와브의 기존 현금 투자 방식을 대체하려는 상품은 아니라고 강조했다. 찰스 슈와브는 투자자와 자문사가 현금을 머니마켓펀드나 채권에 배분할 수 있도록 하고, 자사 은행을 통해 양도성예금증서(CD) 같은 상품도 제공한다. CD는 일반적으로 더 높은 수익률을 얻는 대신 고객이 더 긴 기간 자금을 묶어둬야 한다.
Schwab Marketplace를 통한 판매
Market Savings는 찰스 슈와브의 수탁 및 기타 서비스를 이용하는 RIA를 대상으로 Schwab Marketplace에서 제공된다. 이 플랫폼을 이용하면 자문사는 외부 기관이 운용하는 투자계좌에 고객 자금을 배분할 수 있다. 자문사가 Market Savings 운용으로 받는 수수료는 찰스 슈와브와 나눠 갖게 된다.
오하라 이사는 자문사들이 그동안 고객의 현금을 관리하면서도 이에 따른 수익원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Market Savings가 자문사에 장기 현금관리와 연계된 수수료 수입을 제공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Nexus Strategies의 창업자 팀 웰시는 이 같은 상품이 찰스 슈와브가 고객 현금과의 관계를 계속 유지하게 하는 효과를 낼 수 있다고 봤다. 고객 자금이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하는 것을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미다. 다만 최소 투자액이 10만달러에 달해 Market Savings가 찰스 슈와브의 순이자수익 기반 수익성을 크게 훼손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현금 스윕 계좌와는 다른 용도
현금 스윕 계좌는 찰스 슈와브를 비롯한 증권사의 주요 수익원 중 하나다. 이 방식에서는 고객의 미투자 현금이 보통 은행으로 이동하고, 은행은 이를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로 대출한다. 고객에게는 수익의 일부가 돌아가고 증권사는 나머지를 보유한다.
찰스 슈와브의 최근 분기 순이자수익은 약 34억달러였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은 약 4,857억달러 규모의 현금 스윕 자금에서 발생한다. 오하라 이사는 현금 스윕 계좌가 단기간 보관한 뒤 다음 투자 결정을 기다리는 거래성 현금에 더 적합하다고 설명했다. 반면 Market Savings는 장기간 보유할 계획인 ‘영구적 현금’을 대상으로 한다는 것이다.
오하라 이사는 Save가 Market Savings를 찰스 슈와브 플랫폼에 도입하는 과정에서 상품이 현금 스윕 사업의 자금을 빼앗을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의 판단으로는 두 상품이 겨냥하는 자금의 용도가 다르다. 찰스 슈와브는 이 사안에 대해 별도로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수년간 재배치되지 않는 유휴 현금
오하라 이사는 Save가 다른 금융기관들과도 유사한 제휴를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가계가 보유한 현금성 저축은 수조달러 규모지만, 주목해야 할 부분은 현금의 총액뿐 아니라 자금이 유휴 상태로 머무는 기간이라는 설명이다. 많은 고객의 현금은 빠르게 소비되거나 투자되지 않고 계좌에 수년간 남아 있을 수 있다.
그는 Market Savings를 지수연계형 양도성예금증서와 지수연계형 연금상품의 변형으로 설명했다. 이들 상품은 일반적으로 상대적으로 낮은 위험 수준에서 안정적인 수익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Market Savings의 차이점은 이자를 매월 투자하고, 여기서 발생한 수익을 원금에 다시 더해 이후 투자와 이자 누적에 활용한다는 데 있다.
오하라 이사에 따르면 Save는 자금을 여러 은행에 분산함으로써 연방예금보험공사(FDIC)의 예금보험 적용 한도를 최대 5,000만달러까지 확대할 수 있다. 다만 최소 투자액이 10만달러인 만큼 모든 고객이 이용할 수 있는 상품은 아니다. 고액자산가와 패밀리오피스, 운영자금을 확보해야 하는 기업에는 보유 현금 규모와 자금 운용 기간, 필요할 때 인출할 수 있는지가 도입 여부를 결정하는 주요 요소로 남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