폴란드 의회, 암호자산 규제 법안 대통령 거부권 부결
폴란드 의회(Sejm)는 최근 241표 찬성, 198표 반대, 3표 기권으로 대통령 카롤 나브로츠키(Karol Nawrocki)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한 3분의 2 이상의 표결 기준에 미달했다. 이로써 암호자산 규제 법안이 세 차례에 걸쳐 결국 부결됐다. 해당 법안은 폴란드 금융감독국(KNF)을 공식 암호자산 규제 기관으로 지정하고, 유럽연합(EU)의 암호자산시장규정(MiCA) 프레임워크에 맞추는 것을 목표로 했으나 최종적으로 무산되었다. 이 결과 폴란드는 EU 내에서 MiCA를 실질적으로 이행하지 않은 유일한 회원국 자리를 유지하게 됐다.
대통령 거부권 근거와 의회의 대응 갈등
나브로츠키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이후 총 세 차례에 걸쳐 이 암호화폐 관련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대통령은 의회가 제출한 16건의 수정안 중 단 한 건만 채택했으며, 기본 법률 내 핵심 문제들이 해결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대통령은 “잘못된 법안이 여러 번 통과되더라도 여전히 잘못된 법안이다”라는 입장을 내놓아 법안 내용에 대한 불신을 분명히 했다. 이번 표결에서 거부권을 뒤집지 못한 것은 입법부 내 암호화폐 규제 강화 방향에 상당한 이견이 존재함을 시사한다.
규제 미비와 시장 위험성 심화
폴란드는 MiCA 규정 현지화를 2026년 7월 이전까지 완료한다는 EU 원칙을 지키지 못하고 있다. 이로 인해 명확한 규제 체계 부재가 국내 암호화폐 시장의 법적·준법적 불확실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특히, 폴란드 최대 암호화폐 거래소 중 하나인 Zondacrypto(옛 BitBay)가 형사 조사를 받는 상황이다. 거래소 창업자인 실베스터 수셰크(Sylwester Suszek)는 2022년 실종됐으며, 투자자 피해 규모는 최소 3억 5천만 즈워티(약 9500만 달러)로 추산된다.
정치권 내부 공방과 여론 동향
폴란드 재무경제부 장관 안제이 도만스키(Andrzej Domański)는 대통령과 여당이 법안에서 국민 안전을 충분히 보호하지 못했다고 공개 비판했다. 도만스키 장관은 암호화폐 산업 이익을 우선시하는 결정에 직설적으로 문제를 제기하며, 이번 거부권 행사로 인해 국민 안전과 "암호화폐 산업 내부의 어두운 이익" 사이의 고민이 명확해졌다고 언급했다. 이 같은 발언은 폴란드 내 암호화폐 규제 정책 방향과 산업 성장 전략에 대한 사회적 관심과 논쟁을 불러일으켰다.
EU 통합 규제 체계 내 폴란드의 과제
폴란드의 암호자산 규제 부재는 EU 내 규제 공백으로 부각된다. 명확한 법적 기반 없이 시장 운영이 이어지면서 국내외 투자자 보호에 한계가 생기고 있으며, 국제적 투자와 준법 감시 차원에서도 불리한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 앞으로 폴란드는 정치적 협상과 규제 체계 보완 사이에서 균형점을 찾아야 하며, EU 통합 암호화폐 규제 프레임워크인 MiCA 이행을 맞추는 데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