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주요 기술기업들이 잇따라 실적을 발표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인공지능 투자가 이에 상응하는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다시 따져보고 있다. 스페이스X의 AI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과 자금 조달 방식, 연산능력 가격은 관련 사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핵심 단서가 될 전망이다. 앞서 코어위브 주가가 하락하면서 AI 기업의 부채와 자금 수요에 대한 경계감도 커졌다.
스페이스X, 2027년 말까지 10GW로 확대
스페이스X는 화요일 장 마감 후 월가 애널리스트들과 실적 콘퍼런스콜을 열 예정이다. AI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이 주요 의제로 다뤄질 가능성이 크다. 회사의 3분기 AI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230% 증가한 37억8000만달러로 예상되지만, 스페이스X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아직 작다. 현재 관련 매출은 AI 모델 라이선스나 소프트웨어 구독보다 고객에게 데이터센터 연산능력을 임대하는 방식에서 주로 발생한다.
일론 머스크는 스페이스X가 AI 데이터센터 용량을 2026년 중반 1.4GW에서 2027년 말 10GW로 늘릴 계획이라고 밝혔다. 현재 규모의 약 7배다. 머스크는 월요일 소셜미디어에 최종 규모가 10GW를 넘어설 수도 있다고 썼다. 데이터센터 규모는 통상 전력 사용능력으로 측정되기 때문에, GW 단위의 증설은 인프라와 전력 수요가 지속적으로 늘어난다는 뜻이다.
스페이스X는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가 주도하는 최대 400억달러 규모의 자금 조달 방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도이치뱅크의 에디슨 유 애널리스트는 연산능력 배치가 내년 스페이스X 실적 전망을 좌우할 가장 큰 변수 중 하나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회사의 주요 슈퍼컴퓨팅 클러스터는 테네시주 멤피스 인근에 집중돼 있으며, 텍사스주에서도 데이터센터를 건설하고 있다. 전력 인프라를 둘러싼 현지 논쟁은 일부 주정부가 데이터센터 증설 계획을 재검토하는 배경이 되고 있다.
고객 계약과 GPU 임대료가 핵심 변수
스페이스X는 엔비디아의 주요 고객으로 부상했다. 투자자들은 회사가 GPU 임대료와 계약된 연산능력의 조건을 어떻게 설명할지 주목하고 있다. 해당 정보는 다른 AI 인프라 기업의 수익성을 평가하는 시장의 기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앤트로픽은 스페이스X의 최대 데이터센터 고객 중 하나로 거론된다. 관련 계약 규모는 2029년까지 최대 845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글은 스페이스X의 신규 고객이다. 스페이스X에 따르면 구글은 2026년 10월부터 2029년 6월까지 연산능력을 이용하는 대가로 매달 9억20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했다. 이 계약에 따른 비용은 알파벳의 수익성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알파벳은 10월 28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며, 스페이스X에 대한 대규모 장기 투자도 보유하고 있다.
메타가 실적을 발표할 때 시장은 2027 회계연도 자본지출 전망에 주목할 것으로 보인다. 메타 주가는 최근 새로운 AI 모델인 ‘Muse’와 기업 시장 확대 전략에 대한 낙관론의 지지를 받았다. 시장은 메타, 아마존, 마이크로소프트, 구글, 오라클이 대규모 AI 투자 계획을 재확인할 것으로 대체로 예상하고 있다. 동시에 투자자들은 내년 매출 증가가 지출을 감당하고 일부 기업의 잉여현금흐름을 다시 플러스로 돌릴 수 있을지 살피고 있다.
반도체주 조정…AI 관련주 수익률은 엇갈려
반도체주는 최근 압박을 받고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SOX)는 지난주 10% 하락했다. 이 지수는 3월 말부터 6월 22일까지 2배 넘게 상승했고, 6월로 끝난 분기에는 사상 최고의 성과를 기록했다. 그러나 현재는 사상 최고치에서 23% 낮은 수준이다. 10월 들어 엔비디아 주가는 6% 하락했으며, 마이크론 등 메모리 반도체 기업의 낙폭은 더 컸다. 중국과의 경쟁 및 제품 가격에 대한 우려가 주가를 압박했다.
엔비디아는 이번 주 베를린에서 GTC 행사를 개최한다. 젠슨 황 최고경영자는 수요일 기조연설에 나설 예정이다. AI 관련 종목의 연초 이후 성과도 크게 엇갈리고 있다. 10월 16일 기준 AMD는 연초 대비 147%, 크라우드스트라이크는 94%, 루멘텀은 123% 상승했다. 반면 오라클은 34%, 브로드컴은 5% 하락했다. 3분기 기준으로는 메타가 29%, 마이크로소프트가 37% 올랐지만 크레도 테크놀로지는 22% 내렸다. 기업별 성장성과 투자수익에 대한 시장의 평가가 서로 다르다는 점을 보여준다.
데이터센터용 광네트워크 공급업체도 10월 들어 약세를 보였다. 루멘텀, 코히런트, 크레도 테크놀로지, 어플라이드 옵토일렉트로닉스 등이 하락했다. 아리스타 네트웍스, 셀레스티카, 아카마이 테크놀로지스, 휴렛팩커드 엔터프라이즈(HPE) 주가도 내렸다. 셀레스티카는 10월 27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구글은 셀레스티카의 주요 성장 동력 중 하나로 자리 잡았다. 시장은 앞으로 기술기업의 실적, 자본지출 가이던스, 연산능력 계약을 함께 검토하며 AI 인프라 확대가 현금흐름과 공급망에 미치는 실제 영향을 평가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