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 이후 이어진 증시 반등이 하루 만에 꺾였다. 11월 5일 기술주와 인공지능(AI) 관련 종목에 매도세가 몰리면서 나스닥지수는 장중 약 5.2%, S&P500지수는 3.8% 하락했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도 1,500포인트 넘게 밀리며 약 2.9% 내렸다. 하루 동안 미 증시 시가총액은 한때 약 3조달러 감소했다. 투자자들은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가능성과 AI 투자 전망을 다시 따져보기 시작했다.
반도체지수 장중 11% 하락…AMD·마이크론 15% 밀려
목요일 오후 초반 기준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는 약 9.75% 하락했다. 장중 낙폭은 한때 11%에 달해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하루 하락폭을 기록할 가능성이 제기됐다. AMD와 마이크론은 각각 약 15% 내렸고, 엔비디아는 약 9% 하락했다. 테슬라는 장중 최대 10% 떨어졌으며 퀄컴과 Arm 홀딩스도 각각 11.2%, 11% 밀렸다.
S&P500지수는 장중 7,394.49까지 내려 중간선거일 종가를 밑돌았다. 하락세는 기술주에 집중됐지만, S&P500의 11개 업종 가운데 4개는 상승했다. 필수소비재 업종은 1.5% 올랐고 버크셔 해서웨이는 사상 최고가를 기록했다. 전날 큰 폭으로 하락했던 유가도 반등했다.
이번 매도세는 선거 이후 상승한 지 이틀째에 나타났다. 수요일 다우지수는 1,569포인트, 3% 올라 중간선거 이후 하루 상승폭으로 44년 만에 가장 컸다. S&P500은 1.6% 오른 7,688.62로 마감했다. 이날 유가는 8% 넘게 하락했고, 투자자들은 정부가 분점되면 정책 환경이 한층 안정될 수 있다는 기대를 반영했다.
데이터센터 건설 제한 우려에 AI 관련주 압박
선거 결과를 두고 데이터센터 증설이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데이터센터 건설을 늦추는 내용이 포함된 주민투표 안건은 41건이었고, 대부분 통과됐다. 특히 오하이오주에서 관련 움직임이 두드러졌다. 수요일 데이터센터에 전력을 공급하는 비스트라는 14%, 인프라 기업 버티브는 13% 하락했다. 반면 엔비디아는 약 3% 내리는 데 그쳤고 일부 대형 기술주는 오히려 상승했다. 당시 시장은 건설 제한 위험을 일부 관련 종목에 반영했지만, 이후 매도세는 대형 기술주와 반도체 기업으로 번졌다.
투자자들의 시선은 텍사스로 향했다. 민주당의 지나 이노호사가 공화당 소속 주지사 그레그 애벗을 꺾었다. 이노호사는 신규 데이터센터 사업을 즉시 중단하자고 주장해 왔다. 웰스파고는 미국에서 계획 중인 데이터센터 용량의 27%가 텍사스에 있다고 추산했다. 오하이오주의 에이미 액턴과 조지아주의 키샤 랜스 바텀스도 데이터센터 개발 제한을 주장한 바 있다.
논란은 단순한 정당 간 대립으로만 볼 수 없다. 애벗 주지사는 전력망 검토를 이유로 9월 신규 데이터센터 허가를 중단했다. 이노호사는 선거 기간 중단 조치를 연장하겠다고 밝혔다. 애벗의 조치로 전력망 연결이 보류되면서 기존 조치만으로도 데이터센터 허가가 동결된 상태다. 따라서 이노호사가 새 법안을 추진하지 않더라도 제한이 이어질 수 있다.
아시아 증시 먼저 하락…매도세 대형 기술주로 확산
간밤 아시아 시장이 먼저 조정을 받았다. 한국 코스피는 5.28% 하락했고 거래 중 매매거래가 일시 중단되기도 했다. 대만 주요 지수는 3.2%, 닛케이지수는 1.79% 내렸다. 이후 미국 대형 기술주까지 하락하면서 우려가 데이터센터 운영사와 관련 인프라 기업을 넘어 AI 투자 생태계 전반으로 확대되는 모습이 나타났다.
수요일 반등에는 선거 결과와 정책 안정성에 대한 낙관론이 반영됐다. 그러나 다음 날 급락은 지방정부의 사업 승인, 전력 공급, AI 인프라 투자 계획이 예정대로 진행될 수 있을지를 시장이 여전히 저울질하고 있음을 보여줬다. 투자자들이 주시하는 변수는 텍사스의 전력망 검토와 데이터센터 허가 진행 상황, 관련 기업들의 증설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