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텔 주가가 10월 한 달 동안 45% 하락해 팩트셋 집계 이후 최대 월간 낙폭을 기록했다. 분기 매출 전망이 애널리스트 예상치를 밑돌자 주가는 하루 만에 29% 급락했고, 월요일 거래에서도 약 8% 추가 하락했다. PC 시장 부진이 실적에 부담을 주는 가운데, 투자자들의 관심은 인텔이 파운드리 사업을 외부 매출원으로 키울 수 있을지에 쏠리고 있다.
인텔은 지난 5년간 TSMC를 따라잡기 위해 막대한 자금을 투입했다. 이 기간 누적 자본지출은 1,080억 달러에 달하지만, 최첨단 공정에는 아직 이름 있는 외부 고객이 없다. 현재 웨이퍼 생산은 대부분 인텔 자체 제품에 쓰인다. 주가는 2025년 8월 미국 정부가 인텔 지분 10%를 취득하고, 뒤이어 엔비디아가 50억 달러를 투자한 뒤 상승세를 탔다. 10개월 동안 약 6배 오른 주가는 올해 6월 고점을 찍었다. 이후 AI 사업과 파운드리 계획에 대한 기대는 최근 실적 전망으로 힘을 잃었다.
PC 수요 부진과 부품값 상승, 매출 전망 압박
인텔은 이번 분기 매출이 애널리스트 예상보다 10억~20억 달러 적을 것으로 내다봤다. 메모리 등 부품 가격 상승이 PC 시장을 압박하고 있다. PC 사업은 인텔 매출의 약 절반을 차지하며, 소비자들이 컴퓨터 교체를 미루는 흐름도 수요에 부담을 더하고 있다. 주가는 금요일 29% 하락한 59.97달러로 마감했고, 월요일 장중에는 전 거래일 종가보다 8.8% 낮은 약 60.13달러에 거래됐다.
데이터센터 사업은 다른 흐름을 보였다. 인텔의 3분기 데이터센터 매출은 전년 동기보다 78% 늘어난 73억 달러였다. 립부 탄 최고경영자(CEO)는 향후 5년간 글로벌 서버 프로세서 시장 규모가 최대 5배로 커져 약 2,000억 달러에 이를 수 있다고 말했다. 다만 인텔은 수요를 충족할 생산능력이 부족하다고 밝혔으며, 웨이퍼와 기판, 메모리 공급 제약을 언급했다. 이런 공급 문제는 PC 판매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데이터센터용 Intel 3 늘리고 18A 고객 유치 과제
생산능력 부족에 대응해 인텔은 오리건 공장의 일부 생산자원을 첨단 공정인 18A에서 상대적으로 성숙한 Intel 3 공정으로 돌릴 계획이다. 데이터센터 제품에 필요한 웨이퍼 공급을 늘리기 위해서다. 18A는 외부 파운드리 고객을 유치하는 데 중요한 공정인 만큼, 자원 조정은 인텔이 자체 제품 수요와 외부 고객 주문을 동시에 감당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키웠다.
인텔 이사회에서 약 30년간 활동했던 데이비드 요피 하버드 경영대학원 교수는 잠재 고객들이 인텔에 자체 수요를 넘어서는 여유 생산능력이 있는지 우려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안정적인 공급업체로서의 역량에 의문이 생길 수 있다는 설명이다. 그는 인텔이 1년 안에 대형 파운드리 고객을 확보하지 못하면 파운드리 사업이 재무에 주는 부담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말했다. 탄 CEO는 목요일 향후 두 분기 안에 “몇몇 고객”을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인텔 자체 제품용 18A 칩은 애리조나주에서 대량 생산에 들어갔고, 다른 공장도 건설 중이다. 오하이오주 신공장에서는 최근 첫 구조용 트러스가 설치됐지만, 프로젝트 일정은 당초 계획보다 약 5년 늦어졌다. 전임 CEO 팻 겔싱어는 재임 중 파운드리 투자를 적극 추진했다. 반면 탄 CEO는 고객 수요가 확인된 뒤 투자를 확대하는 신중한 지출 기조를 취하고 있다.
고객 우려는 생산능력과 경쟁 관계 모두에 걸쳐
인텔은 칩 설계 기업인 동시에 첨단 제조와 패키징 역량을 갖춘 업체다. 미즈호증권의 조던 클라인 애널리스트는 자체 제조 역량이 공급을 통제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생산능력이 부족하면 매출 기회를 놓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브로드컴과 퀄컴 등은 자사 제품 시장에서 경쟁하는 기업에 제조를 맡기는 일을 꺼릴 수 있다는 점도 걸림돌이다.
요피 교수는 이해상충을 해결할 방안으로 파운드리 사업 분리를 거론했다. 클라인 애널리스트는 AMD가 인텔에 제조를 맡길 가능성이 낮은 대형 칩 업체일 수 있다고 봤다. 두 회사가 CPU 시장에서 직접 경쟁하는 만큼 경쟁과 기밀, 개인정보 보호 문제가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AMD는 화요일 장 마감 후 3분기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AI 활용 방식이 달라지면서 인텔 CPU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엔비디아와 AMD의 GPU는 모델 학습이나 챗봇 추론처럼 대규모 연산이 필요한 작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인텔 CPU는 메타의 Muse와 같은 에이전트 애플리케이션을 구동하는 가상머신에도 쓰일 수 있다. 서버 프로세서 수요 증가를 실제 주문으로 연결할 수 있을지는 인텔의 공급능력과 고객 선택에 달려 있다.
요피 교수는 TSMC의 미국 생산능력이 전체 글로벌 생산능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20~25%에 그칠 수 있으며, 공장을 짓는 데도 수년이 걸릴 것으로 봤다. 인텔 파운드리 계획의 실행 가능성을 가늠할 지표는 외부 고객 확보 상황, 18A 생산능력 배분, 공장 건설 진척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