갓 태어난 손주를 위해 자금을 마련하려는 조부모는 투자 수익률과 세제 혜택뿐 아니라 자녀가 언제 돈을 쓸 수 있는지, 향후 학자금 지원 자격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도 따져봐야 한다. 재무설계사 Caleb Moyer와 Mullaney Financial & Tax의 대표 Sean Mullaney는 529 플랜, UTMA 계좌, 신탁, 트럼프 계좌, 일반 과세계좌마다 장단점이 다르다며 먼저 자금의 용도를 정한 뒤 계좌를 선택하는 편이 세금 혜택만 보고 결정하는 것보다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529 플랜, 교육비에 유리하지만 사용처 제한
교육비 마련이 주된 목적이라면 529 플랜을 고려할 수 있다. 납입액은 일반적으로 연방 소득세 공제 대상이 아니지만, 일부 주에서는 납입자에게 세제 혜택을 제공한다. 계좌 내 투자 수익은 과세가 이연되며, 적격 교육비로 인출할 경우 통상 비과세다. 계좌 소유자가 인출 시기를 관리하고 수혜자를 변경할 수도 있어 조부모가 손주를 위해 저축하면서 일정한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다.
연방 학자금 지원 신청서(FAFSA)에서는 조부모 명의 529 계좌에서 인출한 금액이 학생 소득으로 잡히지 않는다. 다만 200곳이 넘는 사립대가 사용하는 CSS Profile은 조부모가 보유한 529 계좌를 고려할 수 있다. 아이비리그 학교 대다수도 CSS Profile을 활용하므로 학자금 지원을 신청할 때 FAFSA 기준만 확인해서는 충분하지 않다.
교육비로 다 쓰지 않은 자금은 일정 요건을 충족하면 장기간 보유한 529 계좌에서 수혜자의 Roth IRA로 옮길 수 있다. 다만 수혜자별 이전 한도는 3만5,000달러다. 이 한도를 없애려는 초당적 상원 법안이 발의됐지만, 통과 여부는 아직 불확실하다. Mullaney는 529 자금의 사용처가 비교적 제한적이라며, 손주가 교육비로 돈을 쓰지 않게 되면 벌금을 피할 수 있는 적격 용도를 찾아야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신생아가 나중에 대학에 진학할지는 미리 알기 어렵다. 조부모는 우선 소액을 납입한 뒤 손주가 성장해 진로가 뚜렷해지면, 5년치 연간 증여세 면제 한도에 해당하는 금액을 한 번에 넣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 학교에 등록금을 직접 납부하는 방법도 있다.
UTMA, 활용은 자유롭지만 자산은 자녀 소유
미성년자 통일 이전법(UTMA)에 따른 관리 계좌는 성인이 미성년자를 대신해 투자자산을 관리하는 방식이다. 529 플랜보다 용도가 자유로운 대신, 증여가 완료되면 되돌릴 수 없다. 자녀는 거주 주에서 정한 연령에 도달하면 계좌 통제권을 넘겨받고 자금을 원하는 대로 사용할 수 있다.
Moyer에 따르면 UTMA 계좌에는 과세 이연 혜택이 없다. 배당금과 이자, 자본이득을 신고해야 하며, 자녀의 근로소득 외 소득이 일정 기준을 넘으면 일부 소득에 부모의 세율을 적용하는 이른바 ‘키디 택스’가 적용될 수 있다. 또 계좌 자산은 자녀 소유로 간주돼 FAFSA에 신고해야 하므로 학자금 지원 자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신탁, 사용 조건을 정할 수 있지만 관리 부담 커
대학 교육 외에 첫 주택 마련이나 의료비 등 다른 목적에 자금을 쓰게 하려면 신탁을 활용할 수 있다. 신탁 문서에 수혜자가 언제, 어떤 용도로 자금을 받는지 정하고, 특정 연령에 도달했을 때 자산 전부를 넘기는 조건도 둘 수 있다.
대신 설립과 관리 절차가 복잡하다. Moyer는 신탁을 만들 때 유산 계획 전문 변호사와 수탁자가 필요할 수 있고, 별도 세금 신고 등 추가 의무도 발생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수혜자가 당장 교육비로 쓸 수 없는 자산이라도 학자금 지원 심사에서 수혜자 자산으로 간주될 가능성이 있다.
세금도 고려해야 한다. 신탁에 유보된 소득에는 연방 최고 한계세율 37%가 적용될 수 있으며, 소득이 1만5,000달러를 조금 넘는 수준에서도 이 세율 구간에 들어갈 수 있다. 신탁에 자산을 넣기 전 예상 세부담을 따져볼 필요가 있다.
트럼프 계좌, 2026년 출시…운용 이력은 짧아
트럼프 계좌는 2026년 중반 출시됐다. 자금은 저비용 인덱스펀드에 투자되고 수익에 대한 과세는 이연된다. 수혜자는 일반적으로 만 18세 전까지 인출할 수 없으며, 이후 계좌 통제권을 넘겨받아 사실상 전통형 개인퇴직계좌(IRA)로 전환된다.
Mullaney는 출시된 지 얼마 되지 않아 장기 운용과 실제 효과를 판단할 만한 이력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수십 년간 운영된 529 플랜과는 상황이 다르다는 설명이다. 트럼프 계좌 납입액은 세액공제 대상이 아니고, 학자금 지원 자격에 미칠 영향도 아직 명확하지 않다.
2025~2028년 출생자 가운데 요건을 충족해 1,000달러의 초기 지원금을 받을 수 있는 아이라면 계좌 개설을 검토할 만하다고 Mullaney는 말했다. 어린이 한 명당 모든 납입자의 연간 납입 한도는 5,000달러이며, 1,000달러 초기 지원금은 이 한도에 포함되지 않는다. 조부모도 부모가 이미 개설한 계좌에 납입할 수 있다.
수혜자가 18세가 된 뒤 계좌 자금을 Roth IRA로 옮기는 방안도 고려할 수 있지만, 전환 과정에서 과세가 발생할 수 있다. Mullaney는 새 계좌라는 이유만으로 서둘러 납입하기보다 인출과 계좌 전환에 따른 세금 처리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반 과세계좌, 통제권과 지출 유연성 유지
일반 과세계좌에는 529 플랜이나 트럼프 계좌와 같은 과세 이연 혜택이 없다. 하지만 조부모가 필요할 때 자산을 증여하거나 계좌 자금으로 손주의 등록금과 의료비 등을 낼 수 있다. Moyer는 자산을 조부모 명의로 보유하면 통제권을 유지할 수 있고, 손주 명의 자산으로 직접 잡혀 FAFSA 심사에 반영되는 일을 피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Mullaney는 일부 고액 자산가의 경우 조부모 사망 후 손주가 과세계좌의 투자자산을 상속하면 취득가액이 사망 시점의 공정시장가치로 조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수혜자는 그 시점 이후 발생한 자본이득에 대해서만 세금을 낸다. 다만 조부모가 생전에 손주가 자산을 사용하는 모습을 볼 수 없다는 점은 이 방식의 한계다. 생전에 필요한 만큼 일부 자금을 지원하고 나머지 자산은 계속 운용해 사후에 이전하는 절충안도 가능하다.
저축 목적부터 정해야 계좌 선택이 쉬워져
Moyer는 조부모가 대학 교육비, 주택 구입, 의료비 또는 장기적인 자산 형성 중 무엇을 위해 저축하는지 먼저 정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목적에 따라 필요한 자금 통제권과 사용 시점, 세금 처리 방식이 달라지기 때문이다.
529 플랜은 교육비에 초점을 맞추고, UTMA는 활용 범위가 넓지만 자녀가 성인이 된 뒤 자금을 직접 관리한다. 신탁은 구체적인 사용 조건을 둘 수 있는 대신 관리와 세금 부담이 늘어난다. 트럼프 계좌는 운용 규칙과 학자금 지원에 대한 실무가 아직 축적되는 단계다. 일반 과세계좌는 유연성이 큰 대신 투자 수익에 세금이 부과된다. 단일 계좌를 선택하거나 여러 계좌를 함께 활용할 수 있으며, 결정 전에는 주별 세법과 학자금 지원 심사 기준, 각 계좌의 인출 조건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