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7%를 넘어서면서 대출 없이 집을 사려는 수요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투자자산을 팔아 매입 자금을 마련하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고, 보유 현금이 줄어드는 데다 자산을 계속 투자했을 때의 기회비용도 생긴다. 재무 전문가들은 금리와 월 상환액만 비교하기보다 세금, 투자 기간, 위험 감수 성향, 비상자금 규모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현금과 대출을 섞는 방식도 선택지다.
금리뿐 아니라 전체 자산 배분을 따져야
Kayne Anderson Rudnick Investment Management의 재무설계 총괄인 Thomas Pontius는 주택 구입 자금이 어떤 자산에서 나오는지부터 살펴보고, 전체 투자 포트폴리오 관점에서 결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투자자산 매각에 따른 세금 부담을 관리하면서 일부 자산을 계속 투자할 수 있다면, 잠재적인 투자 수익이 대출 비용을 상쇄할 수도 있다. 다만 실제 결과는 투자 성과에 달려 있어 수익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
Merrill Lynch의 모기지 사업 임원 Rachel Scholl은 대출 자체가 반드시 불리한 선택은 아니며, 부채를 투자와 비상자금, 주거 계획에 어떻게 맞추느냐가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은행과의 거래 관계나 보유 자산 규모에 따라 일부 고객은 약 5.5~6%의 금리를 협상할 수도 있다. 이는 현재 시장 평균보다 낮은 수준이지만, 실제 대출 조건은 고객마다 다르다.
대출 비용은 여전히 매수자가 고려해야 할 핵심 변수다. The Real Estate Whisperer의 창립자 겸 최고경영자(CEO) Rich Arzaga는 금리가 더 오를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 전국부동산중개인협회(NAR)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Lawrence Yun은 최근 주택 구매자들이 7% 안팎의 금리를 ‘새로운 정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말했다.
자산을 팔면 양도소득세가 발생할 수 있어
현금으로 집을 사면 매달 대출을 갚지 않아도 되지만, 투자자산을 매각해 자금을 마련할 경우 양도소득세 부담이 커질 수 있다. Carson Wealth의 파트너 겸 자산관리 자문가 Jason Juhl은 주택을 살 여력이 있는지와 어떤 방식으로 매입 자금을 조달하는 게 적절한지는 별개의 문제라고 짚었다.
자금을 마련할 때 어떤 자산을 매각하는지도 중요하다. Juhl은 일반적으로 과세 대상 투자계좌의 자산을 활용하는 편이 유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1년 넘게 보유한 자산의 장기 양도소득세율은 대체로 0~20%다. 반면 전통형 IRA나 401(k)에서 인출한 금액은 보통 일반 소득으로 과세된다. 실제 세금은 개인별 상황에 따라 달라지며, 은퇴 계좌에서 조기 인출하면 추가 벌금이나 수수료가 부과될 수도 있다.
전액 현금 매입과 일반적인 주택담보대출 중 하나만 골라야 하는 것은 아니다. Juhl에 따르면 고객 중에는 매입 자금의 약 50%는 현금으로, 나머지 50%는 대출로 조달하는 경우도 많다. 대출 실행 후 원금을 큰 금액으로 상환하고, 낮아진 잔액을 기준으로 남은 기간의 상환액을 다시 계산하도록 금융기관에 요청하는 재상각(recast)도 고려할 수 있다. 이용 가능 여부와 조건은 대출기관에 확인해야 한다.
은퇴 시점과 현금 수요도 선택에 영향
나이와 주택 구입 목적, 위험 감수 성향에 따라 적절한 자금 조달 방식은 달라질 수 있다. Pontius는 고객이 더 작은 집으로 옮기려는 것인지, 가족을 위해 더 넓은 집을 사려는 것인지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은퇴가 가까운 매수자는 은퇴 후에도 큰 부채를 안고 가는 데 부담을 느낄 수 있다.
은퇴자에게는 현금 유동성도 중요한 고려 사항이다. Juhl은 유동자산을 보유할 때 얻는 심리적 안정과 투자 수익 가능성을 비교하고, 자산을 현금화해 집을 전액 매입할지, 일정 규모의 주택담보대출을 남길지 고객과 논의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어느 쪽이 적합한지는 생활비와 자금 사용 계획에 달려 있다.
원금을 갚지 않고 이자만 납부하는 대출도 선택지 중 하나다. Pontius는 이런 방식이 당장의 지출을 낮출 수 있지만 월 상환을 해도 원금이 줄지 않는다고 말했다. 매수자는 단기 상환액만 볼 것이 아니라 장기 현금흐름과 부채 계획에 이 특성을 반영해야 한다.
여러 시나리오로 세금과 대출 비용 비교
재무설계사가 직접 대출 신청을 돕지 않더라도, 고객이 금리와 조건을 비교하고 주택 구입을 전체 재무계획에 반영하도록 지원할 수 있다. Arzaga는 재무설계 소프트웨어로 여러 방안을 비교하면서 세금 부담, 투자자산의 취득원가, 자금 조기 인출에 따른 벌금이나 수수료를 계산해볼 것을 권했다.
결정할 때는 현재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높은지뿐 아니라, 계약금이나 매입 자금을 마련하는 과정이 세금과 투자 포트폴리오, 비상자금에 어떤 영향을 주는지도 살펴야 한다. 현금 매입은 부채를 줄이는 대신 유동성을 낮출 수 있고, 대출은 현금을 일부 보유하게 해주지만 이자 비용이 발생한다. 적정한 현금·대출 비율은 개인의 자산 구성과 대출 조건, 자금 사용 계획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