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일주일 전 7만6000달러를 밑돌던 수준에서 8만6423달러까지 반등했다. iTrustCapital의 케빈 말로니 최고경영자(CEO)와 Fundstrat Capital의 톰 리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금리 인상과 암호화폐 법안 처리 불발을 거친 뒤 시장의 가장 어려운 국면이 지나갔을 가능성을 제시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 관계자들의 연내 추가 금리 인상 전망과 비트코인 상장지수펀드(ETF) 자금 유출은 시장의 방향성이 아직 한쪽으로 기울지 않았음을 보여준다.
케빈 말로니 “가상자산 겨울은 끝났을 가능성”
iTrustCapital은 퇴직계좌를 통해 가상자산과 주식에 투자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플랫폼이다. 케빈 말로니 CEO는 장기간 이어진 ‘가상자산 겨울’이 끝났으며, 고객들이 그동안 대기자금으로 보유하던 현금을 다시 시장에 배분하기 시작했다고 밝혔다.
말로니에 따르면 당시 iTrustCapital이 보유한 고객 대기자금은 약 3억5000만달러였다. 이 가운데 “상당 부분”이 이미 시장으로 재투입됐다. 그는 비트코인이 미국의 암호화폐 규제 법안인 CLARITY Act 없이도 계속 발전할 수 있다고도 말했다. 이는 미국 가상자산 시장의 자금 배분이 해당 법안의 입법 여부에 전적으로 좌우되지는 않는다는 의미다.
가격 측면에서 말로니는 주간 종가 8만5000달러를 주목할 기준으로 제시했다. 비트코인이 이 가격 위에서 주간 거래를 마치면 시장 여건이 상대적으로 우호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 화요일 기준 비트코인은 이미 이 기준선을 회복했지만, 앞으로도 이를 유지할 수 있을지는 추가 확인이 필요하다.
톰 리 “연준의 추가 긴축 여지는 제한적”
톰 리는 최근 금리 인상을 새로운 긴축 국면의 시작이라기보다 현재 긴축 사이클의 중요한 정점에 가까운 움직임으로 해석했다. 그는 주간 업데이트에서 미국이 9월 30일 인플레이션 산출 방식을 조정할 예정이며, 경제학자들은 이에 따라 연준이 선호하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 상승률이 3.4%에서 약 3%로 낮아질 수 있다고 예상한다고 설명했다.
리는 연준의 정책 기조가 지금보다 더 매파적으로 전환되기는 어려워졌다고 봤다. 연내 금리가 한 차례 더 25bp(0.25%포인트) 인상되더라도 미국 경제나 증시 흐름이 곧바로 훼손되지는 않을 수 있다는 판단도 내놨다. 가상자산 시장에서는 금리 경로가 단기적으로 정점에 가까워졌는지가 달러 유동성과 위험자산 가치에 영향을 미칠 변수다.
CLARITY Act 불발 뒤에도 비트코인은 반등
최근 시장은 두 가지 부담 요인을 연이어 맞았다. 9월 15일, CLARITY Act는 미국 상원 절차 투표에서 찬성 50표 대 반대 49표로 통과에 실패했다. 필요한 60표에 미치지 못한 것이다. 이 법안은 디지털자산 시장을 어느 미국 규제기관이 감독할지 보다 명확히 정하는 것을 목표로 했다.
다음 날 연준은 기준금리를 25bp 인상해 목표 범위를 3.75~4%로 높였다. 연준이 금리를 인상한 것은 2023년 이후 처음이다. 관련 투표 이후 비트코인은 한때 7만6000달러 아래로 밀렸지만, 이후 낙폭을 회복하며 8만5000달러 안팎으로 다시 올라섰다.
이 같은 가격 흐름은 법안 처리 불발과 금리 인상이 즉각적이고 지속적인 매도로 이어지지는 않았음을 보여준다. 그러나 가격 반등만으로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됐다고 보기는 어렵다. CLARITY Act가 다시 추진될지, 미국 내 디지털자산 감독 권한이 어떤 방식으로 정리될지는 기관 자금이 계속 평가해야 할 변수로 남아 있다.
연준 전망과 ETF 자금 흐름은 여전히 신중
연준 내부 전망은 긴축이 이미 끝났다는 판단을 전적으로 뒷받침하지 않는다. 최신 연준 관계자 전망에 따르면 18명 가운데 16명이 올해 추가 금리 인상을 예상했다. 이 전망이 현실화되면 시장 유동성과 변동성이 큰 자산의 가치 평가에 다시 부담이 생길 수 있다.
자금 흐름도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9월 15일, 비트코인 현물 ETF를 포함한 비트코인 ETF에서는 총 약 4억5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가격 하락과 정책 불확실성 확대 국면에서 일부 자금이 시장을 빠져나간 것으로 해석된다.
보도 시점 기준 비트코인은 하루 동안 약 0.6% 상승했다. 시장이 다음으로 확인할 지점은 9월 30일 수정 발표될 인플레이션 지표와 비트코인이 8만5000달러 위에서 주간 종가를 유지할 수 있는지 여부다. 말로니와 리가 제시한 시장 저점 통과 판단은 가격 흐름, ETF 자금 유출입, 연준의 정책 신호를 통해 추가로 검증될 필요가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