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간선거에서 여러 지역의 유권자가 데이터센터 건설·운영을 제한하는 조치에 찬성하면서 AI 인프라 확장에 지역사회 비용 부담이라는 변수가 부상했다. 컴퓨팅 수요 자체가 사라진 것은 아니지만, 전기요금과 용수 사용, 사업 취소 시 책임 소재를 따지는 목소리가 커졌다. OpenAI는 이에 앞서 자사가 소유·운영하는 데이터센터의 전력 및 전력망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고, 주요 지출에 앞서 재정 보증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오하이오주 여러 지역서 제한 조치 통과
데이터센터 관련 안건은 미국 내 약 40개 지방 선거구의 투표용지에 올랐다. 수요일 오전 기준 약 25개 지역에서 데이터센터에 반대하는 조치 28건이 통과됐다. 오하이오주에서는 18개 지방자치단체가 투표를 진행했다. 오하이오주는 이미 데이터센터 건설을 일시 중단하는 조치 125건을 시행한 바 있다.
오하이오주 선버리에서는 찬성 79%, 반대 21%로 25메가와트를 초과하는 데이터센터 건설을 금지했다. 아마존은 앞서 이곳에 20억 달러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제안했다. 아마존웹서비스(AWS)가 250메가와트 규모 데이터센터를 건설 중인 트렌턴에서도 찬성 80%, 반대 20%로 금지 조치가 통과됐다. 허버드의 금지안은 찬성 76%, 반대 24%를 얻었다. 이후 시장은 이 지역의 300메가와트 프로젝트가 보류됐다고 밝혔다.
다만 모든 투표가 데이터센터 건설을 전면 금지한 것은 아니다. 일부 지역은 사업 규모와 세제 혜택, 인허가 절차에 조건을 붙였다. 페리에서는 유권자 87%가 세제 혜택을 신청하는 하이퍼스케일 데이터센터 개발사에 재정 보증과 소음 제한 준수를 요구했다. 그로브시티에서는 건설 금지안이 부결됐지만, 부지 면적이 50에이커를 넘거나 용량이 20메가와트를 초과하거나 하루 용수 사용량이 50만갤런을 넘는 프로젝트는 주민투표를 거치도록 하는 안이 55% 대 45%로 통과됐다.
이 같은 기준에 따르면 소규모 서버 시설은 추진될 수 있지만 대형 단지는 더 까다로운 지역 심사를 받게 된다. 쟁점 가운데 하나는 전기요금이다. 조사에서 미국 응답자의 70% 이상이 주거지 인근 데이터센터 계획에 반대했으며, 가장 큰 이유로 전기요금 상승을 꼽았다.
세제 혜택 경쟁에서 비용 부담 약속으로
지방정부는 오랫동안 일자리와 세수 유입을 기대하며 기업 투자 유치를 위해 세금 감면을 제시해 왔다. 기사에 따르면 미국 납세자는 스포츠 경기장에 330억 달러를 투입한 바 있다. 아마존의 제2 본사 입지 경쟁 당시 뉴어크는 70억 달러, 뉴욕시는 30억 달러 규모의 세제 혜택을 제안했다. 아마존은 결국 퀸스 자치구를 선택했으며, 유치 과정에서 여러 지방정부가 혜택 경쟁을 벌였다.
데이터센터 확장도 기업이 건설과 세수를 가져오고 지방정부가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진행돼 왔다. 그러나 이번 투표는 지역사회가 이런 교환 조건을 재검토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마이크로소프트는 올해 1월 ‘지역사회 우선 AI 인프라’ 계획을 발표했다. 전력 비용을 직접 부담하고, 세금 감면을 요구하지 않은 채 현지 재산세를 전액 납부하며, 자체 사용량보다 많은 물을 보충하겠다는 내용이다. 지역 학교와 커뮤니티 칼리지에 무료 AI 교육을 제공하겠다는 약속도 포함됐다.
일주일 뒤 OpenAI는 각 ‘스타게이트(Stargate)’ 단지에 지역사회 계획을 마련하겠다고 밝혔다. 올해 가을에는 구글,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오라클, xAI, OpenAI, 아마존이 백악관의 구속력 없는 약속에 서명했다. 이들은 시설에 필요한 전력을 직접 생산하거나 구매하겠다고 약속했다.
OpenAI, 전력망 비용과 재정 보증 약속
목요일 OpenAI는 ‘국가 지역사회 협약’을 발표하고, 자사가 소유·운영하는 데이터센터 단지의 전력 및 전력망 인프라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밝혔다. 주요 지출을 시작하기 전에 재정 보증을 제공해 사업이 지연되거나 취소될 경우 다른 전력회사 이용자가 비용을 떠안지 않도록 하겠다는 내용도 담겼다. OpenAI는 관련 방안을 수개월간 준비해 왔으며, 일부 약속은 이미 자사 단지에서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발표는 여러 약속을 처음으로 공식 문서에 명시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데이터센터 기업이 지역의 지지를 얻으려면 용도 허가나 세제 조건만으로는 부족해지고 있다. 전력망 증설, 용수 확보, 소음 관리와 사업 취소 후 비용 부담이 인허가 일정과 건설비에 영향을 줄 수 있다. 기업들이 이런 비용을 부담하겠다고 나선 것은 프로젝트 유치 조건이 달라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유권자들의 태도는 정당 구도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오하이오주지사 후보였던 비벡 라마스와미는 주의회가 조치할 때까지 건설을 중단하겠다고 공약했다. 텍사스주지사 그레그 애벗은 8월 신규 데이터센터의 전력망 접속을 중단했다. 한편 야스민 안사리 애리조나주 연방 하원의원은 선거일에 첨단 AI 개발을 일시 중단하고 규제를 강화하며 인공 초지능을 금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서로 다른 차원의 발언은 지역사회가 데이터센터 확장 비용을 누가 부담할지 다시 따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제한 조치가 컴퓨팅 수요를 없애는 것은 아니다. 개발을 받아들이는 다른 지역으로 프로젝트가 옮겨갈 가능성도 있다. 오하이오주 하우드는 데이터센터 산업에 우호적인 소수 지역 가운데 하나로, 인근에서는 어플라이드 디지털(Applied Digital)의 프로젝트가 건설 중이다. 선버리와 허버드에서 제동이 걸린 사업도 다른 카운티나 지방자치단체로 옮겨 현지의 인허가와 비용 부담 조건을 받아들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