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11월 6일 X에 사이버트럭 생산을 내년 중반까지 단계적으로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Cox Automotive 집계에 따르면 출시 후 3년간 누적 인도량은 약 7만6천 대로, 테슬라가 초기에 제시했던 판매 기대에 크게 못 미쳤다. 독특한 외관으로 주목을 받았지만 생산 지연과 잇따른 리콜, 시장 논란이 이어지면서 관심이 실제 인도 규모로 연결되지는 않았다.
Cox Automotive의 산업 인사이트 책임자 스테파니 발데즈 스트리티는 사이버트럭 디자인이 큰 관심을 끌었지만 잠재 구매자층을 제한하는 요인이기도 했다고 말했다. 공개 당시부터 외관과 성능 시연, 대중의 반응은 이 차량의 시장 평가를 좌우하는 주요 요소였다.
2019년 공개 당시 가격·주행거리 목표에 관심 집중
테슬라는 2019년 11월 캘리포니아주 호손의 디자인센터에서 사이버트럭을 공개했다. 머스크는 당시 시작 가격을 3만9,900달러로 제시하고 2021년 말 생산을 시작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주행거리가 각각 250마일, 300마일, 500마일인 세 가지 모델을 구상했다. 스테인리스강 차체와 각진 디자인은 기존 픽업트럭과 뚜렷한 차이를 보였다.
다만 공개 행사에서 진행한 내구성 시연은 예상치 못한 결과로 이어졌다. 머스크는 차체 강판이 9㎜ 권총탄을 막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테슬라 수석 디자이너 프란츠 폰 홀츠하우젠이 금속 공을 운전석 쪽 창문에 던지자 유리가 깨졌다. 뒷좌석 창문에 대한 재시도에서도 유리는 파손됐다. 머스크는 당시 유리가 뚫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그는 행사 뒤 14만6,000명이 100달러를 내고 예약했다고 밝혔다.
며칠 뒤 머스크는 사이버트럭과 포드 F-150의 줄다리기 영상을 공개하며 차량의 힘을 강조했다. 영상에서는 포드의 뒷바퀴가 헛돌았다. 일부 시청자는 두 차량의 구동 방식이 같았는지 의문을 제기하며 비교가 공정하지 않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생산 2년 지연…2023년 첫 인도
테슬라는 당초 2021년 말 고객 인도를 계획했지만, 코로나19와 관련한 공급망 문제로 일정이 늦어졌다. 고객들이 기다리는 동안 회사는 매장에서 시제품을 선보였다. 2021년 5월에는 뉴욕 미트패킹 디스트릭트 매장에 사이버트럭 한 대를 전시했다.
양산 차량은 2023년 중반에야 생산되기 시작했고, 테슬라는 그해 11월 첫 고객 인도를 진행했다. 인도 행사에서는 사이버트럭이 포르쉐 한 대를 견인한 채 직선 가속 경주를 벌여 다른 포르쉐보다 먼저 결승선을 통과하는 영상이 상영됐다. 테슬라는 경주에 투입된 차량의 모델은 공개하지 않았다. 레딧 공동 창업자 알렉시스 오헤이니언도 초기 고객 중 한 명이었다.
유명인 노출에도 사용성 논란과 리콜 이어져
인도 이후 레이디 가가, 킴 카다시안, 저스틴 비버 등 유명인들이 사이버트럭과 함께 있는 모습이 포착됐다. 2024년 1월에는 가수이자 루이비통 크리에이티브 디렉터인 퍼렐 윌리엄스가 마이애미에서 평행주차를 시도하다 어려움을 겪었고, 결국 발레파킹 직원이 차량을 맡았다. 이후 소셜미디어에는 눈길에서 제대로 주행하지 못하는 차량 영상도 올라왔다. 차량의 견고함을 강조해 온 홍보와 대비되는 장면이었다.
테슬라가 공개한 정보에 따르면 사이버트럭은 지금까지 11차례 리콜됐다. 2024년 4월에는 초기 생산분 약 3,900대가 리콜 대상이 됐다. 가속 페달 패드가 빠져 차량이 급가속할 가능성이 원인이었다. 이후 와이퍼와 외부 트림, 후방 카메라 화면 지연, 동력 상실 가능성, 주행 중 차체 패널 이탈 가능성 등도 리콜 사유에 포함됐다. 품질과 실제 운행 경험에 대한 관심이 계속된 배경이다.
2025년 기업 구매에도 제한적인 인도량
사이버트럭은 테슬라와 머스크를 둘러싼 공적 논쟁에서도 자주 언급됐다. 2025년 3월 11일 머스크는 당시 미국 대통령이던 도널드 트럼프와 백악관 남쪽 잔디밭에서 사이버트럭을 포함한 테슬라 차량 5종을 선보였다. 같은 해 테슬라 매장 밖에서 벌어진 항의 시위 장면에도 사이버트럭이 등장했다.
기업 구매는 판매를 일부 뒷받침했다. 스페이스X는 2026년 5월 제출한 S-1 서류에서 2025년 테슬라로부터 사이버트럭을 구매하는 데 1억3,100만 달러를 지출했다고 밝혔다. 차량 가격을 기준으로 환산하면 약 1,200~1,800대에 해당한다. 계열사 구매가 있었지만 누적 인도량은 약 7만6천 대에 그쳤다. 높은 관심을 받은 모델이 테슬라의 초기 판매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는 점은 여전히 분명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