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비트코인 시장은 미국 물가 지표와 주요국 중앙은행의 금리 결정, 대규모 옵션 만기를 동시에 맞는다. 연준은 수요일 기준금리를 동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12월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다. 목요일 발표될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는 이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으며, 금요일에는 데리빗에서 약 109억7,0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이 만기된다.
10월 25일 기준 비트코인은 8만472달러에 거래됐다. 10월 초 한때 8만6,000달러를 웃돌았던 데서 내려온 수준이다. 거시경제의 금리 전망과 파생상품 포지션이 맞물리는 이번 주는 시장의 위험 선호 변화를 가늠할 중요한 시점이다.
연준 동결 전망 우세…12월 금리 인상 가능성은 68%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시장은 10월 28일 연준 회의에서 금리가 동결될 확률을 90.6%, 인상될 확률을 9.4%로 반영하고 있다. 한 달 전에는 이번 주 금리 인상 가능성이 64.2%에 달했다. 연준은 9월 기준금리를 3.75~4.00%로 올렸다. 2023년 이후 첫 인상이었다.
이번 동결 전망이 긴축 종료를 뜻하는 것은 아니다. 페드워치가 집계한 12월 금리 인상 확률은 68%다. 경제학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응답자 전원이 12월 인상을 예상했다. 연준의 다음 회의는 12월 8~9일로 예정돼 있다.
야데니 리서치는 연준 위원회가 이번 주 금리를 올릴 이유가 있지만, 11월 3일 미국 중간선거가 가까워진 점이 결정을 미루는 요인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케빈 워시 연준 의장은 수요일 오후 2시 30분(미 동부시간) 기자회견에 나설 예정이다. 회의 후 발언은 이번 동결이 일시적인 조정인지, 이후 정책 경로의 변화인지 판단하는 단서가 될 수 있다.
금리 전망은 차입 비용뿐 아니라 현금·채권·주식·가상자산 사이의 자금 배분에도 영향을 준다. 금리가 높은 수준에서 더 오래 유지될 것이란 관측은 비트코인 등 위험자산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다만 가격은 금리 결정 자체보다 시장이 이미 반영한 기대와 정책 신호에 따라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
PCE 물가지수, 12월 인상 전망 가늠할 시험대
연준이 주목하는 물가 지표인 PCE 물가지수는 목요일 발표된다. 경제학자들은 물가가 전년 대비 3.7% 상승할 것으로 예상한다. 연준의 목표치인 2%를 웃돌고, 8월의 3.4%보다도 높다. 미국의 3분기 경제성장률은 3.2%로 전망돼 전 분기 2.2%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 물가 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성장 전망도 강화되면서 연준의 다음 결정에 관심이 쏠린다.
채권시장에서도 금리 부담이 나타나고 있다. 미국 10년물 국채 수익률은 금요일 5%에 가까운 수준으로 마감했으며, 10월 14일에는 5.33%까지 올랐다. 이 수익률은 주택담보대출을 비롯한 차입 비용에 영향을 준다. PCE가 예상보다 높으면 시장의 12월 인상 전망이 강해질 수 있고, 반대로 낮게 나오면 인상 기대가 약해질 가능성이 있다.
비트코인은 과거 금리 기대 변화에 일관된 방향으로 반응하지 않았다. 올해 5~6월에는 금리 인하 기대가 약해지는 동안 약 8만2,000달러에서 6만 달러 부근까지 하락했다. 반면 9월 연준의 금리 인상 직후에는 몇 분 만에 약 7만5,350달러에서 7만6,100달러 이상으로 상승했다. 단일 정책 결정만으로 가격 움직임을 설명하기 어렵고, 사전 반영된 기대와 정책 신호도 중요하다는 점을 보여준다.
ECB·일본은행 결정도 자금 흐름 변수
유럽중앙은행(ECB)은 목요일 금리 결정을 발표한다. 경제학자 73명 중 70명은 금리가 2.50%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했다. 다만 응답자 다수는 12월 인상을 전망했다. 일본은행은 금요일 결정에 나선다. 현재 기준금리는 1.25%로, 1995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일본의 금리 변화는 엔화의 낮은 조달 비용을 활용해 다른 자산에 투자해 온 글로벌 투자자들에게 중요하다. 일부 투자자는 엔화를 빌려 가상자산을 포함한 자산에 투자해 왔다. 엔화 조달 비용이 더 오르면 관련 거래가 조정될 수 있지만, 실제 청산 여부와 비트코인에 미치는 영향은 포지션 구성과 정책 기대 변화에 달려 있다.
데리빗 비트코인 옵션 109억7,000만 달러어치 만기
금요일 오전 4시(미 동부시간) 데리빗에서 약 109억7,000만 달러 규모의 비트코인 옵션이 만기된다. 전체 플랫폼 비트코인 미결제약정의 약 35%에 해당하며, 데리빗 일정상 최대 규모의 만기다. 옵션은 정해진 시점까지 약정 가격으로 자산을 사거나 팔 수 있는 권리를 제공하지만, 대규모 만기가 현물 가격의 특정 방향 움직임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현재 콜옵션 수는 풋옵션의 거의 두 배다. 단일 포지션 가운데 가장 큰 규모는 약 1만9,950 BTC로, 목표 가격은 9만5,000달러다. 일요일 가격인 8만472달러를 기준으로 보면 비트코인이 닷새 안에 약 18% 올라야 도달할 수 있는 수준이다. 한편 데리빗 자료에 따르면 만기 시 가격이 7만8,000달러라면 관련 계약 중 상당수가 행사되지 않고 만료될 수 있다.
이번 주 발표되는 지표와 중앙은행 결정은 12월 정책 전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옵션의 만기 결과는 만기 시점의 가격과 계약 구조에 따라 달라진다. 미국 연준의 다음 회의는 12월 8~9일, ECB 회의는 12월 17일, 일본은행 회의는 12월 18일로 예정돼 있다. 시장은 현재 세 회의 모두 금리 인상 가능성을 70% 넘게 반영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