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Z세대 성인 10명 중 약 3명은 이상적인 직장보다 원하는 주거지를 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직 집을 보유하지 않은 응답자 가운데 약 92%는 향후 주택 구입을 원한다고 답했다. 계약금을 마련하기 위해 부모나 배우자의 부모 집으로 돌아가는 사례도 늘면서, 독립 시기를 늦추거나 직업 기회를 미루는 선택이 나타나고 있다.
집을 사려 부모와 동거…계약금 마련에 집중
콜드웰뱅커 리얼에스테이트가 해리스 여론조사에 의뢰해 진행한 조사에서 Z세대 응답자의 4분의 3 이상은 주택 구입 자금을 모으기 위해 부모나 배우자의 부모와 다시 살았거나, 동거를 고려한 적이 있다고 답했다. 가족과 함께 사는 것이 단기적인 임시방편을 넘어 주거비 부담에 대응하는 현실적인 방법이 된 셈이다.
콜드웰뱅커 어필리에이츠의 메리 리 블레이록 사장은 젊은층이 여전히 내 집 마련을 인생의 중요한 이정표로 여기며, 원하는 삶을 꾸리기 위해 현재의 희생을 감수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 응답자의 약 85%는 주택 소유가 여전히 대다수 미국인의 ‘아메리칸드림’에 포함된다고 봤다. 이 비율은 2025년과 같았다.
젊은 부모들 사이에서는 자녀의 주택 구입 자금을 미리 준비하는 움직임도 나타났다. Z세대 부모의 85%, 밀레니얼 세대 부모의 82%가 자녀의 계약금을 이미 저축하고 있거나 저축을 고려 중이라고 답했다. 주거비 부담이 젊은층의 현재 거주 방식뿐 아니라 가족의 장기 재무 계획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집값·임대료 상승에 독립 시기 늦춰
리얼터닷컴의 2026년 보고서에 따르면 2025년 부모와 함께 산 35세 미만 미국 성인은 사상 최대인 2,520만 명으로, 해당 연령대 인구의 약 3분의 1에 달했다. 코로나19 팬데믹 기간의 고점도 넘어선 규모다. 다만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이 미취업을 뜻하지는 않는다. 집에 거주하는 25~34세 가운데 약 70%는 취업 상태였다.
동거하는 청년들은 가계 지출에도 보탬이 되는 경우가 많다. 퓨리서치센터의 2024년 자료를 보면 부모와 함께 사는 청년의 약 72%가 어떤 형태로든 가계 경제에 기여했다. 46%는 월세나 주택담보대출 상환액을 분담했고, 65%는 식료품비와 공과금 등 가정의 다른 지출 일부를 부담했다.
주거비 상승은 독립을 미루는 주요 요인이다. 리얼터닷컴 자료에서 2025년 미국 주택 중간가격은 43만 달러로, 2019년보다 34.4% 올랐다. 월평균 임대료는 1,673달러로 17.9% 상승했다. 약 400만 채로 추산되는 주택 공급 부족도 매매와 임대 시장의 부담을 키우고 있다.
사회초년생은 상대적으로 낮은 소득과 불안정한 고용, 제한된 저축 때문에 독립 거주를 시작하기가 더 어렵다. 임금 상승이 주거비 상승을 따라가지 못하면서 집을 구하거나 계약금을 마련하는 데 필요한 시간이 길어지고 있다.
다세대 동거, 장기적인 주거 형태 될까
워커앤던롭 산하 주택 연구기관 젤먼의 공동 창업자이자 부사장인 아이비 젤먼은 금리 상승과 지속적인 주택 구매력 악화 속에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가구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이 같은 흐름은 2020년대 후반에도 안정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전망이다.
젤먼의 추산에 따르면 현재 Z세대와 밀레니얼 세대의 약 22.4%가 가족과 함께 살고 있으며, 이 비율은 2030년까지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또 20~39세 가운데 현지 중간 임대료를 감당할 수 있는 비율은 44%에 그쳤다. 비용 부담뿐 아니라 부모와 함께 사는 것을 받아들이는 젊은층이 늘면서, 부모 집에서 나오는 일을 성인의 기준으로 여겼던 전통적인 인식도 약해지고 있다.
1980년에는 젊은층의 약 15%가 부모와 함께 살았지만, 현재는 다세대 동거 가구가 늘고 있다. 이 변화에는 주택 공급과 구매력 문제가 반영돼 있으며, 가족의 주거 방식도 달라지고 있다. 젊은층이 당장 따져야 하는 현실은 집값과 임대료, 소득 간 격차다. 가족과 함께 사는 선택이 계약금을 모으는 데 얼마나 도움이 될지도 중요한 고려 사항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