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채굴업체 IREN이 40억 달러를 웃도는 AI 연환산 매출 목표 시점을 기존 2026년 12월 31일에서 2027년 1월 31일로 늦췄다. 일정은 2월 말까지 밀릴 가능성도 있다. 회사는 목표 달성을 뒷받침할 첫 0.3GW IT 용량 사업의 자금 지원과 전체 확장 계획의 재원 조달은 별개라고 밝혔다. 9월 30일 기준 FY27 데이터센터·GPU 지출 가운데 60억 달러는 아직 조달해야 한다. 장비 인도와 시설 검수, 자금 조달이 모두 일정에 맞춰 이뤄져야 AI 사업 확장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FY27 확장 지출 150억 달러 중 60억 달러 미확보
IREN은 9월 30일을 기준으로 FY27에 남은 자본 지출을 150억 달러로 제시했다. 이 가운데 현금은 제한성 현금을 포함해 58억 달러, 이미 약정된 자금은 32억 달러이며, 나머지 60억 달러는 조달이 필요한 상태다. 앞의 두 항목을 합한 90억 달러가 회사가 제시한 주요 자금원이다.
다만 90억 달러가 모두 이미 입금됐다는 뜻은 아니다. 약정 자금에는 아직 인출하지 않은 GPU 금융 한도와 계약상 받을 예정이지만 미수령 상태인 고객 선급금이 포함된다. 실제로 자금을 이용하려면 인출 조건, 에스크로 자금 해제 절차, 금융 한도의 유효기간 등을 충족해야 한다. IREN이 말하는 ‘자금 확보’는 40억 달러 이상의 매출 목표를 뒷받침하는 첫 0.3GW 사업의 잔여 데이터센터·GPU 비용을 가리키며, 전체 확장 계획을 뜻하지 않는다.
별도로 필요한 60억 달러는 더 광범위한 증설에 쓰일 예정이다. GPU 금융, 고객 선급금, 데이터센터 금융, 회사 차원의 자금 조달 등이 잠재적 재원으로 거론됐지만, 확보 여부는 시장 여건과 기존 부채 약정에 달려 있다. 이 지출은 후속 용량 확장과 연계돼 있으며, IREN은 2027년 말까지 0.8GW를 확보한다는 목표를 제시했다.
GPU 추가 주문과 고객 선급금으로 일부 비용 충당
IREN의 장비 조달은 첫 단계 계획을 넘어 진행 중이다. 회사는 실적 자료에서 추가 0.3GW 용량에 필요한 GPU를 주문했다고 밝혔다. 다만 진행 상황에 따라 확장 속도를 조정할 여지도 남겨뒀다. GPU 주문이 이뤄졌다고 시설이 가동을 시작한 것은 아니며, 이후 건설에는 자금 조달과 장비 배치가 뒤따라야 한다.
9월 30일 이후 체결된 5년 계약은 IT 용량 1MW당 연간 매출이 약 2,200만 달러로 예상된다. 계약상 선급금은 해당 GPU의 예상 자본 지출 중 90%를 충당한다. 이는 이 계약의 GPU 비용에 적용되는 비율로, 모든 고객 계약에 동일한 선급 조건이 적용된다는 뜻은 아니다. 또한 해당 계약의 선급금은 9월 30일 기준 자금 현황에 포함된 수령액이 아니다.
앞선 금융 사례를 보면 하드웨어 인도와 가동 일정에 맞춰 자금이 나뉘어 지급될 수 있다. Blue Owl Capital이 8월 공개한 매켄지 장비 금융 규모는 총 24억 달러로, 선순위 담보 대출 12억 달러와 선순위 담보 채권 12억 달러로 구성됐다. 조달 자금은 하드웨어 인도와 시운전 진행에 따라 단계적으로 제공된다. 금융 비용도 사업별로 차이가 있다. IREN은 8월 실적 발표에서 마이크로소프트 관련 GPU 금융의 가중평균 금리가 수수료 제외 6%, 매켄지 금융의 고정금리가 9%라고 밝혔다.
ARR 목표와 실제 매출 인식은 별개
IREN 경영진은 고객의 설계 변경 요청과 공급업체의 납기 일정 변동을 목표 시점 조정의 이유로 들었다. 새 목표는 2027년 1월 31일까지 해당 운영 매출 수준에 도달하는 것이며, 일정이 늦어지면 2월 말이 될 수 있다. 회사는 40억 달러 초과라는 수치가 연환산 운영 매출(ARR) 목표이지, 이미 연간 매출 40억 달러를 인식했다는 의미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ARR은 GPU 시간당 요금과 스토리지 등 부가 매출을 바탕으로 가격 및 가동률 가정을 반영해 산출한다. 시설의 시운전과 테스트를 마치고 고객 검수를 받아야 배치가 시작되고 매출이 발생한다. 따라서 실제 매출 인식액은 연환산 지표보다 상당히 낮을 수 있다. 사업 진행 상황을 확인하려면 장비 인도, 고객 검수, 조건부 자금의 해제 여부를 함께 살펴야 한다.
9월 분기 AI 매출, 비트코인 채굴 매출 앞서
IREN의 9월 분기 총매출은 2억2,800만 달러였다. AI 클라우드 서비스 매출은 1억3,500만 달러, AI 클라우드 임대 매출은 6,500만 달러였으며, 비트코인 채굴 매출은 2,800만 달러를 기록했다. 두 AI 사업 매출을 합치면 약 2억 달러로, 6월 분기의 약 7,100만 달러보다 늘었다. 6월 분기 AI 매출은 전부 AI 클라우드 서비스에서 발생했고, AI 클라우드 임대 매출은 없었다.
AI 사업이 분기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커졌지만, 분기 매출과 40억 달러 초과 ARR 목표는 서로 다른 기준이다. 다음 단계의 핵심은 수정된 일정에 따라 첫 0.3GW 사업이 가동되는지, 그리고 더 넓은 확장에 필요한 60억 달러를 조달할 수 있는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