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독립 등록투자자문사(RIA) 업계에서 수익성과 성장세가 엇갈리고 있다. 2025년 조사 대상 기관의 이익률은 39%로 사상 최고 수준에 올랐지만, 자연성장률은 3.7%로 10년 만에 가장 낮았다. The Ensemble Practice가 173개 RIA 및 기타 자문사를 조사한 결과, 현금 보수는 전반적으로 늘어난 반면 지분 보상은 경영진에 집중되는 흐름이 나타났다. 성장 둔화로 인력 채용과 자문 인력 확대에도 신중한 태도가 강해지고 있어, 인재 유지와 향후 매각 과정에서의 기업가치 평가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이익률 39%와 자연성장률 3.7%의 동시 기록
The Ensemble Practice는 데이터 협력사 ActiFi와 함께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173개 RIA 및 기타 자문사를 조사했다. 조사 결과 2025년 응답 기관의 이익률은 39%, 자연성장률은 3.7%로 집계됐다. 자연성장률은 최근 10년 중 가장 낮은 수준이다. 조사 표본에는 컨설팅사와 접촉했거나 동종 업계 평균보다 실적이 양호한 기관이 상대적으로 많이 포함됐을 가능성이 있어 전체 업계를 그대로 대표한다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최근 발표된 다른 연구에서도 비슷한 흐름이 확인됐다.
높은 이익률이 곧바로 채용 경쟁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조사에서는 신규 자문 인력이 충분한 고객을 확보할 수 있는지 확인한 뒤 인건비 부담을 지려는 기관의 태도가 나타났다. 성장세가 둔화되면서 신규 채용의 수익 기여를 확신하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지난해 모든 직군의 퇴사율은 3.6%를 넘지 않았다. 낮은 인력 이동률은 기존 직원들이 보수 인상의 혜택을 받는 배경이 되기도 했다.
채용 자문사 Bridgemark Strategies의 공동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 Jeff Nash는 이 같은 신중론을 업계의 높은 평균 연령과 연결했다. 그는 일부 창업 자문가들이 이익이 양호한 상황에서도 채용을 보수적으로 운영하며, 특히 초급 인력에 대한 투자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창업자 외에 후계자와 인재 풀을 충분히 확보하지 못한 기관은 향후 사업 매각 때 기업가치 할인에 직면할 수 있다. Nash는 매수자가 성장 기반이 부족한 회사를 주의 깊게 살피게 되며, 그 결과 기관의 사업가치가 훼손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현금 보수는 상승, 지분은 경영진에 집중
인수·합병과 업계 통합이 RIA의 소유구조를 바꾸면서 보상체계도 달라지고 있다. The Ensemble Practice에 따르면 자문 인력의 현금 보수는 계속 상승해 미국 내에서도 보수가 높은 직군에 속하는 수준이 됐다. 그러나 기관의 이익 배수가 높아지면서 지분 취득 비용이 커졌고, 모든 유형의 회사에서 지분 인센티브를 받기는 더 어려워졌다.
지분 보유율에서는 직급별 격차가 뚜렷했다. 조사에서 CEO의 78%가 자신이 근무하는 기관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고 답했으며, 시니어 자문가의 지분 보유율은 53%였다. 반면 한 단계 낮은 자문가 직급에서는 지분 보유율이 14%에 그쳤다. 많은 자문 인력의 보수가 회사의 장기 소유권보다는 현금 급여와 담당 사업에서 발생하는 수익에 더 의존한다는 의미다.
기관의 소유 형태는 경력 개발과 보수 구성에도 영향을 미쳤다. 자문가가 소유한 기관은 일반적으로 승진 속도가 느리고 급여가 주요 보수로 기능한다. 지분은 장기적인 기여와 성과를 반영하는 수단으로 활용된다. 반면 외부 자본이 보유한 기관은 현금 보수가 더 높고 승진이 빠르지만, 자문 인력이 회사를 옮기는 빈도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수·합병이 이어지는 가운데 업계가 전통적인 소유구조와 안정성으로 현금 보수 및 성장 중심 조직의 인력 유인력을 얼마나 상쇄할 수 있을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고객 지원 자문가의 보수 상승폭이 가장 커
직군별 보수는 모두 상승했지만 증가폭이 가장 큰 직군은 신규 고객 확보를 직접 담당하는 역할이 아니었다. 고객관계 매니저를 지원하는 서비스 자문가의 보수 상승폭이 가장 컸다. 반면 CEO와 고객 서비스 보조 인력의 보수 증가폭은 가장 작았다. 기관들이 매출을 직접 창출하는 자문 인력을 대거 확보하기보다, 고객관계 관리 업무를 뒷받침할 지원 역량을 확대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고객 서비스 보조 인력과 초급 자문가는 여전히 기관의 주요 채용 진입 직군이었다. 다만 시니어 자문가 직군에서는 신규 채용보다 승진 인원이 많았고, 일반 자문가 직군의 승진 규모는 신규 채용 인원과 대체로 비슷했다. 한편 지난해 직원 1인당 매출은 28% 감소했다. 지원 직군의 확대 속도가 자문 인력 증가보다 빨랐다는 뜻으로, 생산성이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 기관들이 계속 인력을 늘릴 수 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된다.
높은 이익률은 경쟁사로부터 인재를 영입할 여력을 제공할 수 있다. 그러나 성장률이 낮아지면서 신규 자문가가 고객까지 함께 가져올 수 있을지 판단하기가 어려워졌다. 서비스와 운영 역량을 늘리면 더 많은 업무를 처리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지만, 현재 조사만으로는 성장 둔화의 원인이 인력·처리능력 부족인지, 아니면 낮은 성장률 때문에 기관이 인력 이동과 채용을 늦춘 것인지 구분하기 어렵다.
경력보다 담당 매출이 보수 격차를 더 잘 설명
기본급 외에 지분 보유 여부와 매출 책임은 자문가 보수를 좌우하는 핵심 요인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시니어 자문가의 보수가 경력이나 근속연수보다 관리하는 매출 규모와 가장 강하게 연관된다고 분석했다. 이에 따라 직급은 낮더라도 더 많은 고객자산이나 사업 규모를 맡은 자문가가 시니어 자문가 보수 구간의 하단보다 높은 보수를 받는 경우가 생긴다.
서비스 자문가의 보수 분포는 상대적으로 좁았다. 이 직군은 통상 매출을 직접 책임지지 않고 다른 자문가를 지원해 팀의 업무 처리능력을 높이는 역할을 맡기 때문이다. 기관 입장에서 보수체계는 지급액의 문제에 그치지 않는다. 인재 육성, 승진, 지분 배분을 통해 고객을 유지하고 서비스 역량을 확대하며 사업 성장을 뒷받침할 수 있는지를 함께 결정한다.
이번 조사는 The Ensemble Practice가 발표한 ‘True Ensemble Data Insights: 2026 Careers & Compensation Survey Results’를 바탕으로 했다. 보고서는 자문 인력을 초급 자문가, 서비스 자문가, 자문가, 시니어 자문가의 네 단계로 구분했으며, CEO·최고운영책임자(COO)·사장·마케팅 책임자·포트폴리오 매니저 등은 별도 직군으로 집계했다. 높은 이익률과 부진한 자연성장이 동시에 나타난 상황에서 지원 직군 투자, 자문 인력 채용, 지분 배분 사이의 선택은 인재 구조뿐 아니라 향후 거래에서 기관이 평가받는 방식에도 영향을 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