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지젯이 2027년 상반기부터 스타링크 고속 기내 인터넷을 도입해 2028년 초까지 약 300대 규모의 항공기에 설치할 계획이다. 유럽 주요 저비용항공사(LCC) 가운데 위즈에어에 이어 이지젯도 스타링크를 선택했지만, 연간 2억 명 이상을 수송하는 라이언에어는 아직 도입 여부를 결정하지 않았다. 기내 인터넷이 서비스 차별화 수단이 될 수 있는 한편, 이용 수요와 장비 비용, 연료 효율을 둘러싼 계산도 항공사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
이지젯·위즈에어, 스타링크 도입 확정
연간 약 1억 명을 수송하는 이지젯은 기내 인터넷 설치를 단계적으로 진행한다. 첫 항공기는 2027년 상반기부터 스타링크 서비스를 제공하고, 2028년 초까지 약 300대의 전체 기단에 설치하는 것이 목표다.
연간 약 7,000만 명을 수송하는 위즈에어는 앞서 6월 스타링크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이에 따라 유럽 대형 LCC 가운데 라이언에어만 아직 이 서비스를 선택하지 않은 상태다. 연간 수송객이 2억 명을 넘는 라이언에어는 유럽 최대 항공사 중 하나이자 세계 3위 규모의 항공사다.
기내 인터넷은 단순한 부가 서비스 이상의 의미를 지닌다. 무료로 제공할 경우 승객이 항공편을 비교할 때 서비스 차별화 요소가 될 수 있지만, 설치와 운영에는 비용이 든다. 부가 서비스 유료 판매를 통해 비용을 관리하고 수익을 높여 온 LCC에는 무료 서비스를 도입할 사업적 타당성도 따져야 할 문제다.
오리어리, 수요와 기체 장착에 의문 제기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올해 1월, 평균 비행시간이 한 시간에 불과한 노선에서 승객들이 기내 와이파이 요금을 낼 의사가 없다고 회사가 판단하고 있다고 밝혔다. 스타링크는 일반적으로 승객에게 무료로 제공되지만, 오리어리는 기체 상단에 설치하는 단말기가 공기 저항을 키워 연료비를 높일 수 있다는 점도 지적했다.
스타링크를 운영하는 스페이스X의 일론 머스크는 소셜미디어 플랫폼 X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지 않는 항공사는 승객을 잃을 수 있다고 반박했다. 이후 일주일 동안 두 경영자는 서로를 조롱하는 발언을 주고받았다. 머스크는 오리어리의 해임을 요구하고 라이언에어를 인수하겠다는 농담도 했다. 라이언에어는 이에 ‘Big 'Idiot' Sale’이라는 판촉 행사를 내놓고, 16.99파운드(약 23달러)부터 시작하는 항공권 10만 장을 판매하며 논쟁을 마케팅에 활용했다.
오리어리는 1월 실적 발표 콘퍼런스콜에서 향후 4~5년 동안 와이파이 기술이 발전하면 결국 모든 항공사가 무료 인터넷을 제공하게 될 것으로 본다고도 말했다. 현재 라이언에어가 스타링크 도입 계획을 발표하지 않았지만, 기내 인터넷을 장기적으로 배제한다는 뜻으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미국 항공사도 공급사 선택 엇갈려
미국 항공사들의 기내 인터넷 전략도 한 방향으로 모이지 않고 있다. 유나이티드항공은 기단의 거의 절반에 스타링크를 설치했고, 아메리칸항공은 내년 초부터 설치를 시작할 계획이다. 델타항공은 아마존 Leo를 선택해 2028년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공급사 선택이 엇갈리는 것은 기내 인터넷이 서비스 구성과 운영 비용을 함께 고려해야 하는 경쟁 요소가 되고 있음을 보여준다.
다만 미국 승객은 유럽보다 소득 수준이 높고 프리미엄 서비스에 비용을 지불할 의향도 큰 편이다. 미국의 저비용항공사들은 최근 더 편안한 좌석과 패키지 상품도 늘려 왔다. 이지젯과 위즈에어가 스타링크를 통해 당분간 라이언에어와 서비스 차이를 만들 수 있지만, 실제 승객 선택으로 이어질지는 이용 수요와 서비스 운영 방식, 장비 설치에 따른 비용 부담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