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직장 인공지능 도입, 전반적 확산은 있으나 활용 깊이는 제한적
미국 내 인공지능(AI) 활용 현황을 조사한 최근 연구에 따르면, 전문가 5명 중 1명은 일상 업무에 AI를 도입하고 있지만 고빈도 활용 직종은 제한적이다. 연구는 범용 경제분석가와 학자들이 참여한 공동 프로젝트로, 적어도 20% 이상 직원이 AI를 쓰는 직종이 전체의 약 20%를 차지하지만, 70% 이상의 직원이 적극적으로 AI를 사용하는 직종은 6분의 1 수준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연구 참여 경제학자 아담 블랜딘은 "AI가 광범위하게 도입 중이나 아직 활용의 깊이와 강도는 낮은 편"이라며 "대다수 직무에서 AI가 제한적 영역에서만 보조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세탁업과 건설장비 조작직 AI 활용률, 모델 예측 크게 상회
눈에 띄는 점은 전통적으로 수작업 위주의 세탁업과 건설장비 조작직의 AI 사용률이 예상보다 훨씬 높다는 사실이다. 건설장비 조작사 중 60.7%가 업무에 AI를 사용한다고 응답해, AI 노출 예상치 19.5%를 3배 이상 상회했다. 세탁 및 드라이클리닝 분야 종사자의 AI 사용률도 49%에 달해 예상치 20.6%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또한 컴퓨터 및 사무기기 수리사와 산업 전기 전자 수리사의 AI 활용도는 70% 이상으로 집계되어, 예측 모델을 크게 초과했다. 블랜딘은 "이들 직군이 손으로 하는 작업이 많지만, 정보 검색과 기술 지원 같은 작업에서 AI가 탁월한 성능을 보인 결과"라 설명했다. 예를 들어 건설장비 조작사는 AI를 통해 안전 매뉴얼을 조회하거나 기계 장비 조립법을 확인하고, 세탁업 종사자는 AI로 업무 관리와 의사결정을 돕는 사례가 있다는 것이다.
전통적인 행정직군 AI 활용 의외로 저조
반면, 행정직과 데이터 입력원, 접수 담당자 등 정보 처리 관련 직무는 AI 활용이 예상보다 낮았다. 접수 담당자의 AI사용률은 7.6%로, 당초 예측 범위인 46~54%에 크게 못 미쳤다. 의료 비서와 행정 보조 역시 AI 채택이 약 17%에 머물러 제한적이었다.
연구진은 "의료 개인정보 보호 법규와 행정 관련 법적 책임 문제가 이들 직군의 AI 도입 속도를 늦추는 주된 요인"이라 지적했다. 또한 복잡한 전문지식과 경험이 요구되는 업무 특성상 AI가 완전 대체하기 어려운 점도 변수가 되고 있다.
시장과 규제 환경이 AI 확산 속도 좌우
인공지능 기술이 노동시장에 미칠 영향을 두고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마이크로소프트 공동창업자 빌 게이츠는 AI가 일자리 구조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경고했으며, 메타 CEO 마크 저커버그는 AI를 통해 새로운 직업군이 등장하리라고 전망했다.
이번 연구는 "AI 기술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직무별 세부적 적용과 활용 측면에서는 아직 본격적인 도입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면서 "정책적 규제와 현장 수요가 AI 보급의 깊이와 속도를 좌우하는 중요한 변수"라고 진단했다.
미국 노동시장에서는 AI가 세탁과 건설장비 조작 분야에서 비교적 강하게 자리 잡은 반면, 행정과 의료직은 제도적·업무 특성상 신중한 도입 움직임이 지속되고 있다. 향후 인공지능이 직장 내 활용 확대를 위해서는 기술 발전, 업계 특성, 규제 환경 간의 균형 있는 조율이 요구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