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인베이스가 영국 금융산업협회인 UK Finance의 회원 자격을 잃었다. UK Finance 이사회는 회원 자격 규정을 재검토한 뒤 지난주 미국계 가상자산 거래 플랫폼인 코인베이스에 회원 관계 종료를 통보했다. 다만 코인베이스는 영국 금융행위감독청(FCA)이 부여한 인가를 유지하고 있어 영국 사업은 계속 운영된다. 회사는 이번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UK Finance, 약 300개 금융기관 대표
UK Finance는 영국의 은행과 금융서비스 기업을 대표하는 업계 단체로, 약 300개 은행 및 금융회사가 소속돼 있다. 협회 회원 자격은 업계 단체 차원의 지위로, 금융당국의 영업 인가와는 별개다. 따라서 코인베이스의 회원 자격 종료가 영국에서 규제 대상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자격을 직접 변경하는 것은 아니다.
이번 개별 심사에서 이사회가 어떤 구체적인 사실을 근거로 결정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현재 확인된 내용은 회원 자격 체계를 재평가한 뒤 이사회가 조치를 취했다는 점이다. 코인베이스는 협회 내부 절차를 통해 결정에 이의를 제기할 수 있다.
주식·파생상품으로 영국 서비스 확대
이번 결정은 코인베이스가 영국 내 사업 범위를 넓히는 시점에 나왔다. FCA는 7월 코인베이스에 주식과 파생상품을 포함하는 투자업 인가를 부여했다. 이에 따라 영국 소매 이용자는 처음으로 코인베이스 앱을 통해 주식을 거래할 수 있게 됐다.
코인베이스는 앞서 영국 인가를 발표하면서 하나의 계정으로 더 다양한 금융 활동을 관리할 수 있는 종합 거래 플랫폼을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반면 경쟁사 로빈후드가 8월 영국에서 승인받은 것은 범위가 더 좁은 가상자산 사업 관련 허가였다. 코인베이스가 UK Finance 회원 자격을 잃었지만 영국 내 규제 사업 확대 계획 자체가 철회된 것은 아니며, 변화는 업계 단체와의 관계에 집중돼 있다.
은행과 가상자산 업계의 결제 마찰 지속
코인베이스와 UK Finance의 관계 변화는 영국 은행과 가상자산 기업 사이에 장기간 이어진 결제 마찰 속에서 발생했다. 영국 가상자산사업협의회(UK Cryptoasset Business Council)는 올해 1월 은행들이 가상자산 플랫폼으로 향하는 결제를 차단하거나 지연하고 있으며, 관련 결제의 약 40%가 영향을 받았다고 밝혔다.
조사는 코인베이스를 포함한 10개 거래소를 대상으로 진행됐다. 응답한 거래소의 70%는 지난 1년 동안 영국 은행들이 가상자산 사업에 대해 더 신중하거나 비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고 평가했다. 결제 심사, 계좌 서비스, 사기 방지 요건은 전통 금융기관과 디지털자산 플랫폼 사이에서 반복적으로 충돌하는 쟁점이 되고 있다.
영국의 정책 방향에서도 디지털자산의 유형별 위험을 구분하려는 금융당국의 접근이 나타난다. 영란은행은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모에 대한 상한을 계속 설정할 계획이지만, 개인이 보유할 수 있는 스테이블코인 수량을 제한하는 방안은 철회했다. 결제망과 자산 발행에 대한 은행권의 신중한 태도는 앞으로도 영국에서 가상자산 기업이 사업을 운영하는 방식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영국 가상자산 종합 규제는 2027년 10월 시행 예정
이 같은 이견은 영국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미국 JP모건체이스의 최고경영자(CEO) 제이미 다이먼도 디지털자산 시장에 보다 명확한 규칙을 마련하기 위한 미국의 ‘CLARITY 법안’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전통 은행과 가상자산 업계는 규제 경계, 고객 위험, 금융 인프라 접근을 둘러싼 논의를 이어가고 있다.
코인베이스는 영국의 완전한 가상자산 규제 체계가 2027년 10월 시행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그 전까지 코인베이스가 UK Finance 회원 자격을 회복할 수 있을지, 영국 은행들이 가상자산 관련 결제 심사를 계속 강화하거나 조정할지, 현재 FCA 인가가 포괄하는 금융서비스 범위가 어디까지 확대될 수 있을지는 시장과 이용자가 확인해야 할 사안으로 남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