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기업들이 데이터센터 가동 일정을 앞당기려 하면서 건설 지연에 따른 계약 비용도 커지고 있다. 하루 늦어질 때 개발사가 부담할 수 있는 배상액은 500만 달러 이상에 이른다. 전력 공급 일정은 이제 단순한 공사 문제가 아니라 데이터센터 사업의 매출과 자금 조달 위험에도 영향을 주는 요소가 됐다. 올해 봄에는 임차인이 하루 100만 달러의 지연 배상을 요구한 사례도 나왔다.
전력 공급이 데이터센터 가동의 병목
AI 산업에서는 반도체가 주목받지만, 칩을 실제로 가동하려면 안정적인 전력을 공급받는 데이터센터가 필요하다. 에너지 연구기관 Currence는 7월 신규 데이터센터 건설의 주요 장애물로 전력을 꼽았다. 전력망 연결이나 공급 설비가 계획대로 갖춰지지 않으면 건물과 장비가 준비돼도 시설을 운영할 수 없다.
지연 배상 조항은 대형 AI 고객이 납기 준수를 얼마나 중시하는지 보여준다. 데이터센터 가동이 늦어지면 임차인은 예정된 컴퓨팅 용량을 확보하지 못한다. 개발사는 제때 시설을 인도하지 못할 경우 임대료 감면 등 계약상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하루 수백만 달러에 달하는 금액은 공사 지연이 길어질수록 현금흐름 전망에 빠르게 영향을 미칠 수 있다.
SB Energy, 1년 지연 시 640일치 임대료 공제
소프트뱅크가 지원하는 SB Energy는 오하이오주에서 10GW 규모의 데이터센터 단지를 건설 중이며, 고객은 OpenAI다. SB Energy의 기업공개(IPO) 신고서에 기재된 계약 조건에 따르면, 프로젝트 개장이 늦어질 경우 OpenAI는 지연 일수에 따라 기본 임대료를 공제받는다. 지연 첫 90일 동안은 하루 늦어질 때마다 하루치 임대료를 면제하고, 90일을 넘기면 하루 지연에 이틀치 임대료를 공제한다. 이 조건을 적용하면 개장이 정확히 1년 늦어질 경우 누적 공제 일수는 640일이다.
이 계약은 공사 일정과 프로젝트 수익성을 직접 연결한다. 지연되면 데이터센터가 임대료를 거두거나 서비스를 제공하는 시점이 미뤄지는 데 더해, 개발사가 추가 임대료 공제 비용을 부담할 수 있다. 대규모 자본이 투입되는 인프라 사업에서 실제 전력 공급과 시설 인도 일정은 계약 위험을 평가하는 핵심 요소다.
IPO 가치 평가에 더해진 납기 부담
SB Energy가 500억 달러의 IPO 기업가치를 추진하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이미 해당 가치 평가에 우려를 나타냈다. AI 데이터센터 건설 비용과 지연 책임이 주목받으면서, 프로젝트가 예정대로 전력을 공급받고 인도 조건을 충족할 수 있는지도 사업 전망과 위험을 판단하는 기준이 되고 있다. 현재 공개된 계약에는 지연 기간에 따라 임대료 공제 규모가 커지는 조항이 담겨 있다. 실제 지연 여부와 조항 발동 여부는 앞으로의 건설 및 가동 진행 상황에 달려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