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크드인 공동창업자이자 벤처투자자인 리드 호프먼이 5주 동안 위스콘신 민주당에 800만 달러를 기부했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 데이비드 크롤리를 지원하는 이번 후원은 2026년 중간선거 막판에 이뤄졌다. 선거 광고 지출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가운데, 호프먼과 제프리 엡스타인의 과거 관계도 양당의 선거 공방에 등장했다.
호프먼, 5주간 네 차례에 걸쳐 800만 달러 후원
위스콘신주 선거자금 기록에 따르면 호프먼은 9월 24일 200만 달러, 10월 2일 10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어 10월 5일과 20일 두 차례에 걸쳐 총 500만 달러를 추가로 전달했다. 민주당 주지사 후보 크롤리는 공화당의 톰 티퍼니와 맞붙고 있다.
이번 기부는 선거를 앞두고 고액 후원자들의 자금 투입이 늘어나는 흐름의 일부다. 지난 한 주 반 동안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은 텍사스 민주당 주지사 후보 지나 히노호사에게 75만 달러를 기부했고, Y컴비네이터 공동창업자 제시카 리빙스턴도 15만 달러를 후원했다. 블룸버그는 올가을 민주당에 약 8,000만 달러를 투입하겠다고 밝힌 바 있으며, 대부분은 하원 다수당 지위 확보에 쓰일 예정이다.
공화당 진영에도 거액의 후원금이 들어왔다. 페이팔 공동창업자 루크 노섹은 화요일 텍사스 보수 성향 사법부 후보들을 지원하는 ‘주디셜 페어니스 PAC’에 50만 달러를 기부했다. 이 단체는 앞서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로부터 200만 달러를 받았다. 머스크가 10월 말까지 공개한 정치 기부액은 약 4억7,500만 달러로, 이번 선거 주기에서 확인된 개인 후원자 가운데 가장 많다.
2026년 선거 광고 지출, 112억 달러 넘어
광고 추적업체 애드임팩트(AdImpact)에 따르면 선거일 직전 며칠 동안 송출이 예정된 정치 광고 규모만 10억 달러를 넘었다. 2026년 선거 주기의 광고 지출 및 집행 예정액은 112억 달러를 웃돌아 종전 기록을 넘어섰다. 과거 어느 대선 주기의 관련 지출 규모보다도 큰 수준이다.
호프먼은 금요일 소셜미디어 X에 정치에서 돈의 영향력을 줄여야 한다고 적었다. 다만 자신이 ‘권위주의적 광대들’의 권력 유지를 위해 ‘거액의 자금’이 쓰이고 있다고 표현한 상황에서, 미국의 이념을 믿는 사람들이 물러서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연방선거관리위원회(FEC) 기록상 호프먼은 이번 선거 주기에 민주당 하원 후보를 지원하는 주요 슈퍼팩인 하우스 메이저리티 PAC에도 850만 달러를 기부했다.
슈퍼팩은 여러 기부금을 모아 집행하기 때문에 호프먼의 자금이 어떤 광고에 쓰였는지 특정하기는 어렵다. 다만 하우스 메이저리티 PAC가 최근 내보낸 엡스타인 관련 광고는 해당 선거들의 주요 쟁점으로 부상했다. 이 단체는 지난 2주 동안 관련 광고 13편에 약 840만 달러를 지출했고, 노출 횟수는 약 7억1,940만 회에 달했다. 이달 이전에는 엡스타인 관련 광고를 집행하지 않았다.
경합 하원 선거구 6곳 이상에서 엡스타인 광고
광고는 최소 6곳의 주요 하원 선거에 등장했다. 공화당 후보들이 엡스타인 관련 정부 문서 공개를 막았다고 비판하거나, 엡스타인의 사교계 인사들과 후보 간 관계를 부각하는 내용이다.
애리조나주 제2선거구의 ‘저스티스(Justice)’ 광고는 공화당 현역 의원 일라이 크레인을 겨냥해 관련 문서 공개를 둘러싼 표결에서 그의 입장을 비판하고, 엡스타인과 관련이 있다고 지목된 인물의 기부금도 언급했다. 펜실베이니아주 제8선거구에서는 ‘프레데터스(Predators)’와 ‘티처(Teacher)’ 광고가 공화당 현역 의원 롭 브레즈나한을 겨냥했다. 오하이오주 제10선거구에서는 이번 주 ‘익스포즈드(Exposed)’ 광고가 공화당 현역 의원 마이크 터너를 대상으로, 엡스타인의 측근이 한 기부와 관련 문서 공개에 대한 그의 입장을 다뤘다. 세 선거구 모두 접전지로, 결과에 따라 다음 회기의 하원 다수당이 달라질 수 있다.
호프먼과 엡스타인의 과거 관계는 민주당에도 정치적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호프먼은 엡스타인의 개인 섬을 방문한 사실을 인정했으며, 엡스타인이 2008년 미성년자 관련 성범죄로 유죄를 인정한 뒤에도 그와 만났다. 호프먼은 두 사람의 관계가 매사추세츠공과대학(MIT) 미디어랩 모금 활동에서 비롯됐다며, 이후에도 접촉을 이어간 것을 여러 차례 후회한다고 밝혔다.
호프먼은 엡스타인과 마지막으로 교류한 시점이 2015년이라고 말한 바 있다. 또 엡스타인이 참석한 모금 행사에 참여한 일이 그의 평판을 회복하는 데 도움을 줬다고 인정했다. 현재까지 호프먼이 엡스타인의 성매매 범죄에 가담했다는 혐의는 제기되지 않았다.
공화당 전국위원회(RNC)는 민주당이 호프먼의 기부를 받으면서 선거에서는 공화당 후보와 엡스타인 문제의 연관성을 공격한다고 비판했다. RNC 대변인 나탈리 발다사레는 민주당이 선거에 유리할 때만 정치자금에 반대한다고 주장했다.
위스콘신주에서도 관련 공방이 이어졌다. 티퍼니 선거 캠프는 15초 분량의 광고에서 크롤리가 ‘엡스타인’과 ‘억만장자’를 언급한 장면을 편집하고, 이들이 크롤리의 선거를 지원하고 있다는 내레이션을 넣었다. 광고 집행 내역과 기부 기록을 보면 선거 막판에 거액 후원, 후보와 관련된 논란, 엡스타인 문서 문제가 맞물리고 있다. 다만 슈퍼팩이 기부금을 모아 집행하는 구조상 개별 후원금과 특정 광고를 직접 연결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