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크리에이터이자 기계공학자인 마크 로버가 최근 넷플릭스 프로젝트 협업 기회를 얻었다. 그가 만드는 콘텐츠에서 중요한 것은 실험이 성공한 결과만 보여주는 일이 아니다. 여러 차례 시도하고 수정하며 실패하는 과정까지 공개하는 것이 핵심이다. 로버는 호기심과 직접 만들어보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이 디지털 콘텐츠와 교육 제품, 장난감 사업의 장기적인 가치와도 연결된다고 본다.
NASA 엔지니어에서 콘텐츠 크리에이터로
로버는 어린 시절부터 계단에서 스프링 장난감을 굴리는 것을 좋아했다. 성인이 된 뒤에는 이와 비슷한 발상을 발전시켜 ‘무한 스프링 계단’ 같은 실험 프로젝트를 만들었다. 그는 기계공학을 통해 머릿속 아이디어를 현실로 구현하는 능력을 갖추게 됐으며, 공학은 실제로 존재하는 일종의 ‘초능력’과 같다고 설명한다.
고등학교 시절 로버는 물리학과 영상 제작에 동시에 관심을 가졌다. 당시 촬영 장비가 좋지 않았지만 그는 계속 영상을 만들었다. 사람들 앞에서 말하는 일은 좋아하지 않았지만, 반복해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콘텐츠를 제작하면서 명확한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 자체가 창작의 일부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깨달았다.
이후 로버는 NASA에서 기계 엔지니어로 일했다. 업무 외 시간에는 애니메이션 제작을 이어갔고, 이 작업물은 나중에 NASA의 화성 탐사차 프로젝트에 사용되는 시각 자료로 활용됐다. NASA에서 익힌 문제 분해 방식은 현재 장난감 설계와 실험 콘텐츠에도 이어지고 있다.
로버는 일부 측면에서 장난감 설계가 우주항공 엔지니어링보다 더 어려울 수 있다고 말한다. 우주항공 프로젝트에서는 예산을 늘려 일부 문제를 해결할 수 있지만, 장난감은 비용과 소재, 안전성, 재미를 동시에 충족해야 한다. 제한된 조건 안에서 여전히 재미있는 제품을 만드는 일은 또 다른 형태의 복잡한 공학적 과제라는 설명이다.
장난감 사업에 반영된 실패 교육
로버가 아이들에게 실험을 통해 얻기를 바라는 것은 단순한 결과가 아니다. 질문을 만들고, 직접 무언가를 제작하고, 실패를 받아들이는 경험이 더 중요하다. 그는 영상에서 실험이 실패하는 장면도 남긴다. 실제로 실험은 거의 매번 한 번에 성공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창작자도 한 번에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모습을 보면서 ‘즉시 정답을 내야 한다’는 부담을 덜 수 있다.
그는 이런 과정을 어린 시절 즐겼던 게임 ‘슈퍼 마리오 브라더스’와 연결해 설명한다. 게임 속 캐릭터가 실패해도 플레이어는 게임을 그만두지 않는다. 이전 시도의 결과를 바탕으로 다시 도전한다. 로버는 현실의 도전도 비슷하게 볼 수 있다고 말한다. 실패는 과제의 난도와 감정적 긴장감을 높이지만, 동시에 수정하고 다시 시도할 기회를 제공한다.
이러한 관점은 로버의 장난감 제품과 영상 콘텐츠에도 반영됐다. 제품은 단순히 즐거움을 주는 데 그치지 않고, 사용자가 분해하고 개조하며 계속 시도하도록 만들어져야 한다. 어린이 대상 사업에서는 과제를 한 번에 끝내는 것보다 사용자가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배우는 과정이 제품의 반복 사용을 좌우할 수 있다.
“아들의 자폐증을 고치고 싶지 않다”
로버의 19세 아들은 자폐증이 있다. 두 사람은 수년간 일정한 취침 습관을 이어왔다. 밤에는 함께 봉제인형을 곁에 두고 지내며, 아들이 반복적인 것을 좋아하는 만큼 로버도 매일 같은 농담을 한다. 그는 이런 안정적인 상호작용을 가족 생활에서 중요한 부분으로 여긴다.
로버는 아들이 자폐증을 갖고 있다는 사실을 후회한 적이 없으며, 이를 바꾸고 싶다고 생각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사회는 흔히 국내총생산에 대한 기여, 직업적 성취, 소득을 기준으로 성공을 정의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질문은 한 사람이 주변의 세계를 더 나은 곳으로 만들고 있는지 여부라는 것이다.
그는 아들이 자폐증을 갖지 않게 해주는 버튼과 10억 달러를 함께 제시받더라도 그 버튼을 누르지 않겠다고도 말했다. 이는 로버가 성공과 가치를 부나 직위, 사업 규모만으로 판단하지 않는다는 점을 보여준다. 그에게 가치는 가족 관계와 개인의 존엄, 그리고 타인에게 미치는 영향과 연결돼 있다.
어머니의 유산이 남긴 영향
로버의 어머니 캐럴라인은 희귀하고 빠르게 진행되는 근위축성측삭경화증(ALS)을 앓았으며, 로버가 첫 유튜브 영상을 공개하기 약 6개월 전인 15년가량 전에 세상을 떠났다.
캐럴라인은 “한 사회가 위대한 이유는 노인들이 자신은 그늘을 누리지 못할 것을 알면서도 나무를 심기 때문”이라는 속담을 좋아했다. 그녀는 자녀를 키우는 데 대부분의 힘을 쏟았지만, 자녀들이 이후 이룬 성과를 직접 보지는 못했다. 로버는 그럼에도 어머니가 자신에게 가장 큰 영향을 준 사람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 사람의 실제 영향력은 단기간에 측정하기 어렵다고 본다. 로버는 더 많은 젊은이들이 자연 세계에 호기심을 갖기를 바라며, 부모와 아이들이 질문을 이끌어내는 순간을 만들도록 돕고 싶다고 밝혔다.
AI 시대에 더 중요해진 질문
인공지능 도구가 널리 보급되면서 아이들은 손안의 기기를 통해 거의 모든 질문에 대한 답을 빠르게 얻을 수 있게 됐다. 로버는 이런 환경에서 교육의 초점이 더 많은 답을 제공하는 데만 머물러서는 안 된다고 말한다. 스스로 계속 질문하고 싶어 하는 관심을 키우는 일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그는 시청자가 영상을 본 뒤 특정 실험 결과만 기억하기보다 주변을 살피고 새로운 질문을 던지며, 직접 무언가를 만들거나 검증해보기를 바란다. 로버에게 실패는 콘텐츠 제작에서 감춰야 할 흠이 아니라 공학과 학습, 창작 과정의 일부다.
NASA의 화성 탐사차 프로젝트에서 장난감 설계로, 다시 넷플릭스로 확장되는 콘텐츠 사업에 이르기까지 로버의 경력은 같은 방식으로 이어졌다. 문제를 나누고 직접 시도한 뒤, 작동하지 않은 부분을 기록하고 계속 개선하는 방식이다. 부모와 어린이 이용자가 주목할 지점도 실험이 한 번에 성공했는지가 아니라, 실패한 뒤 다시 시작할 수 있는지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