뱅크오브아메리카 산하 메릴린치 웰스매니지먼트가 2027년 자문역 보상안을 발표했다. 기본 보상 그리드는 유지하지만 성장 보상 요건을 강화하고 고객 대출을 유치하거나 주선한 자문역을 위한 신규 인센티브를 도입한다. 대형 자산관리회사들이 자문역 인재 확보 경쟁을 벌이는 가운데, 이번 개편은 기본 수익배분 구조를 바꾸기보다 별도 보상을 통해 사업 우선순위를 조정하는 데 초점이 맞춰졌다.
메릴린치의 최고운영책임자(COO) 파트리시오 디아즈는 회사가 장기 전략에 맞춰 매년 보상 체계를 점검하고 성과를 반영한다고 밝혔다. 올해 개편에는 고객 수요의 변화와 자문역이 제공할 수 있는 서비스 범위가 고려됐다.
기본 보상 그리드는 2년째 유지
메릴린치는 2년 연속 자문역 보상 정책을 소폭 조정했다. 연간 수익 기여액에 따라 적용되는 기본 보상 비율은 2027년에도 바뀌지 않는다. 자문역 보상 컨설턴트이자 Tasnady & Associates 창업자인 앤드루 타스내디는 이번 변화의 전반적인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평가했다. 사업 규모가 정체된 자문역은 변화를 크게 체감하지 못하는 반면, 경계선에 있는 일부 자문역은 영향을 받을 수 있고, 사업을 확대한 자문역은 인센티브의 혜택을 받을 가능성이 더 크다는 설명이다.
보상 체계의 안정성은 자문역이 이직을 검토할 때 중요한 요소로 꼽힌다. 조사기관 Cerulli Associates가 이달 발표한 조사에서는 새 회사로 옮기려는 자문역들이 보상안의 매력뿐 아니라 안정성도 중시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대형 자산관리회사 입장에서는 보상 목표를 조정해 사업 방향을 유도할 수 있지만, 기본 보상 체계를 자주 바꾸면 자문역이 플랫폼의 향후 보상 수준을 예측하기 어려워질 수 있다.
메릴린치는 2027년 보상 정책을 발표한 미국 대형 종합증권사 가운데 세 번째다. UBS는 기본 보상 그리를 유지한다고 밝혔고, 모건스탠리는 자문역이 동일한 실수령 보상을 유지하려면 더 많은 수익을 창출해야 하도록 그리를 조정했다. 웰스파고는 통상 10월에 보상 정책을 발표한다.
현재 보상 그리드에 따르면 연간 수익 기여액이 100만달러인 메릴린치 자문역은 46만5000달러를 받을 수 있다. 이는 모건스탠리의 같은 구간 자문역보다 많지만 웰스파고와 UBS보다는 적은 수준이다. 수익 기여액이 200만달러에 이르면 메릴린치 자문역의 보상은 100만달러를 조금 웃돈다. 여전히 웰스파고와 UBS보다 낮지만 모건스탠리보다는 높다. 기본 그리가 유지되는 만큼 수익 구간별 메릴린치의 상대적인 보상 위치에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성장 보상 요건 강화…엘리트 보상은 세 가지 기준으로 개편
2027년부터 메릴린치 성장 보상을 받으려면 자문역이 더 높은 자산 유입 또는 신규 고객 가구 기준을 충족해야 한다. 전략적 자금 유입액은 기존 500만달러에서 750만달러 이상으로 높아진다. 또는 신규 고객 가구 포인트 4점을 확보해야 하며, 기존 기준은 3점이었다. 메릴린치는 일반적으로 신규 고객 가구 한 곳당 1점을 부여하지만, 규모가 큰 가구에는 여러 포인트를 부여할 수 있다.
성장 보상은 메릴린치가 ‘전략적 자금 유입’으로 분류하는 실적을 대상으로 한다. 여기에는 관리계좌 자금, 은행 예금, 대출 주선 등이 포함된다. 요건을 충족한 자문역은 관련 유입액 중 최초 5000만달러에 대해 최대 12bp(0.12%)에 해당하는 보상을 받을 수 있다. 이 규모를 넘는 유입액에는 더 낮은 보상 비율이 적용된다.
메릴린치는 전략적 자금 유입액이 1억5000만달러를 초과한 자문역을 대상으로 하던 기존 ‘엘리트 보상’ 제도도 폐지한다. 대신 관리계좌 순유입액 5000만달러 이상, 당좌 또는 저축계좌 유입액 1000만달러 이상, 자문역이 주선한 고객 대출 총액 1000만달러 이상 등 세 가지 기준 가운데 하나를 충족하면 해당 보상 자격을 부여한다. 엘리트 보상 요건을 충족한 자문역은 메릴린치 성장 보상의 추가 지급분이 50% 늘어난다.
새로 도입되는 ‘대출 성장 보상’은 고객 대출 총액에 따라 차등 지급된다. 대출 규모가 1000만달러 이상이면 10bp(0.10%), 2500만달러 이상이면 20bp를 보상한다. 타스내디는 기업이 때때로 보너스 구조를 조정해 자문역에게 어떤 사업이 우선순위인지 다시 강조한다고 설명했다. 자문역들이 기존 인센티브에 익숙해진 상황에서는 일부 기준을 조정하는 방식이 관련 목표에 대한 관심을 유지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고객 자산 확대와 자문역 채용을 함께 추진
최근 메릴린치의 실적에서는 고객 자산과 고객 가구 수가 모두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린치 웰스매니지먼트의 3분기 고객 총잔액은 전년 동기보다 9% 늘어난 4조2000억달러였다. 이 수치에는 투자자산과 예금, 대출이 포함된다. 같은 기간 투자 가능 자산이 50만달러 이상인 고객 가구는 4200가구 순증해 전년보다 17% 증가했다.
메릴린치는 2024년부터 성장 보상을 지급하기 시작했다. 같은 해 자문역들 사이에서 불만을 일으켰던 성장 보상 그리는 폐지했다. 기존 제도는 목표 미달 시 불이익을 주는 조항과 보상을 결합한 방식이었다. 이후 메릴린치는 보상 정책을 크게 바꾸기보다 부분적인 조정을 통해 사업 목표를 설정하는 방식을 주로 택했다. 올해에는 서비스 자산과 대출 총액이 25만~50만달러인 ‘소형’ 고객 가구에 대한 자문역 수익배분 비율을 낮췄다. 자문역이 이들 고객에서 얻는 수익 포인트 가운데 받을 수 있는 비율은 현재 20%다.
메릴린치와 뱅크오브아메리카는 자문역 채용도 다시 확대하고 있다. 메릴린치 웰스매니지먼트 공동대표 린지 한스는 지난주 실적을 논의한 전화회의에서 올해 들어 자문역 영입을 통해 확보한 자산이 지난해의 두 배를 넘었다고 밝혔다. 또 10월은 회사가 2024년부터 경력 자문역 채용을 재개한 이후 맞은 4분기 초반 가운데 가장 강한 출발을 보였다고 말했다. 회사에는 이미 여러 건의 채용 계약이 체결됐으며, 경력 자문역의 잔류율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2027년 보상안의 핵심 변화는 기본 보상 그리가 아니라 인센티브 자격과 사업 목표에 있다. 성장 보상은 더 많은 자산과 고객 가구를 유치해야 받을 수 있도록 기준이 높아졌고, 새 대출 보상은 자문역 보상과 고객 금융 업무를 직접 연계했다. 반면 자문역의 기본 보상 체계는 기존 수준으로 유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