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상원 민주당 의원들이 목요일 사모펀드의 부채와 법적 책임을 확대하는 ‘2026년 월스트리트 약탈 중단법(Stop Wall Street Looting Act)’을 다시 발의했다. 법안이 통과되면 피투자기업을 지배하는 사모펀드가 관련 채무, 법원 판결, 연금 의무와 노동법 위반에 대해 더 직접적인 책임을 지게 되며, 차입매수 이후 기업의 현금과 자산을 투자자에게 이전하는 방식도 제한된다.
단기적으로 법안이 의회를 통과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 제119대 의회 회기가 막바지에 접어든 가운데 상·하원 모두 공화당이 장악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법안은 앞서 세 차례 발의됐고 청문회도 열렸다. 올해 중간선거 이후 민주당이 하원이나 상원, 또는 양원을 다시 장악할 경우 사모펀드 규제가 주요 입법 의제로 부상할 수 있다.
사모펀드의 피투자기업 책임 확대
법안의 핵심은 사모펀드와 지배 주체를 피투자기업의 재무·법적 책임에 더 직접적으로 연결하는 데 있다. 제안대로라면 사모펀드는 투자 구조를 통해 간접적으로 위험을 부담하는 데 그치지 않고, 포트폴리오 기업의 채무와 법원 판결, 연금 의무, 법률 위반 행위에 대해서도 책임을 질 수 있다.
차입매수 이후 자금 배분도 제한된다. 피투자기업은 인수 완료 후 4년 동안 투자자에게 분배금을 지급할 수 없고, 4년이 지난 뒤에도 분배액은 기업 총부채의 10%를 넘을 수 없게 된다. 또한 파산 절차에서 사모펀드에 유리하게 작용하는 일부 환수 면제를 폐지해, 기업이 파산한 뒤 사모펀드로 이전된 자금을 회수하기 쉽게 만들고 관련 거래의 소급 환수 기간을 15년으로 늘리는 내용도 담겼다.
직원 보상과 대량해고 통지도 책임 대상
파산 청산 과정에서 직원 1인당 우선 변제 대상 보상 한도는 현재 1만달러에서 2만달러로 올라간다. 현행 180일인 청구 기한도 폐지된다. 법원은 파산 위기에 놓인 기업의 자산을 매각할 때 고용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은 입찰안을 우선적으로 고려해야 한다.
사모펀드는 피투자기업이 ‘근로자 조정 및 재훈련 통지법(WARN Act)’을 위반한 경우에도 책임을 질 수 있다. 이 법은 기업이 대규모 해고를 실시하기 전에 직원과 지방정부에 사전 통지를 하도록 요구한다. 법안이 바뀌면 사모펀드는 피투자기업이 별도의 법인이라는 이유만으로 해고와 관련한 책임을 피하기 어려워진다.
관리보수·이자공제·성과보수 세제 조정
세제 개편도 법안의 주요 내용이다. 피투자기업이 사모펀드 운용사에 지급하는 관리보수에는 100% 세율을 적용하고, 과도한 부채에서 발생한 이자의 세전 공제를 제한한다. 피투자기업의 부채를 늘려 세금 부담을 낮추는 구조를 약화시키려는 조치다.
투자 운용사가 일부 보수에 대해 자본이득세율을 적용받는 성과보수(carried interest) 세제 혜택도 폐지된다. 사모펀드 업계에서는 이 같은 변화가 차입매수의 자금 조달 구조와 관리보수 계약, 운용사의 실제 수익에 동시에 영향을 줄 수 있다.
SEC 공시 대상에 소유구조와 포트폴리오 실적 포함
법안이 시행되면 사모펀드 운용사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새로운 정보를 공시해야 한다. 공시 대상에는 사모펀드의 소유구조와 부채 수준, 포트폴리오 기업의 경영 실적, 정치 후원금, 노동 관행 등이 포함된다.
또한 사모펀드가 제공하는 자금으로 운용사나 자문사가 주선한 대출을 분기별로 공개해야 한다. 투자자와 감독당국은 이를 통해 펀드의 지배관계와 부채 규모, 자금 흐름을 더 구체적으로 파악할 수 있게 된다. 반면 펀드 운영과 보고에 필요한 비용은 늘어날 수 있다.
2025년 사모펀드 자산 9조달러 넘어
민주당 의원들이 법안을 추진하는 배경에는 사모펀드 업계가 미국 경제의 여러 분야로 확장된 현실이 있다. 사모펀드 자산 규모는 2020년 약 4조5,000억달러에서 2025년 9조달러 이상으로 늘어 5년 만에 대체로 두 배가 됐다.
법안 지지자들은 주택 시장을 주요 사례로 제시한다. 미국 의회는 올해 7월 통과시킨 주택 관련 법률을 통해 단독주택 350채를 초과해 보유한 대형 기관투자자가 추가로 단독주택을 매입하는 것을 제한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를 대형 기관투자자의 확장을 제한하는 데 의회가 일정한 지지를 보인 사례로 보고, 유사한 규제 접근을 의료, 보육, 주택, 지역신문 등의 분야로 확대하려 하고 있다.
현재로서는 이 법안이 사모펀드의 운영 방식을 즉시 바꾸기보다 향후 규제 방향에 대한 시장의 판단에 먼저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 추진 여부는 중간선거 이후 의회의 주도권과 기업 책임, 파산 우선순위, 세제 정책을 둘러싼 양당 협상에 달려 있다. 사모펀드와 피투자기업은 향후 부채 규모, 자금 배분, 해고 절차, 관리보수 공시 요건을 구체적으로 점검해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