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물 금값이 목요일 장중 온스당 4,000달러에 가까워지며 여름 이후 상승분을 대부분 반납했다. 달러와 미 국채 수익률이 함께 하락하는데도 금값이 떨어지는 이례적인 흐름이 나타났다. 귀금속 분석가이자 BubbleBubble Report 창립자인 Jesse Colombo는 기술주 매도, 엔화 개입 가능성, 다음 주 연방준비제도(연준) 회의를 앞둔 위험 회피성 포지션 조정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했을 수 있다고 봤다.
목요일 오후 현물 금은 온스당 4,034.76달러로, 하루 동안 2.57% 하락하며 장중 저점을 새로 썼다. Colombo는 금값이 올여름 지지선 역할을 했던 4,000~3,900달러 구간을 시험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 구간을 뚜렷하게 밑돌기 전까지는 이번 조정이 더 큰 추세 변화로 이어졌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는 설명이다.
달러 약세에도 금값 하락
Colombo는 목요일 시장 움직임이 “매우 이례적”이었다고 말했다. 달러인덱스는 상승하지 않고 약 15bp 하락했다. 통상 금값이 큰 폭으로 떨어지는 날에는 달러가 강세를 보이는 경우가 많지만, 이번에는 달러와 귀금속, 채권 수익률이 모두 내리며 일반적인 시장 상관관계에서 벗어났다.
미 국채는 이날 상대적으로 양호한 흐름을 보였다. 수익률 하락은 이자를 지급하지 않는 금에 우호적인 요인이 될 수 있지만, 금값은 하락세를 이어갔다. 유가는 소폭 올랐으나, Colombo는 상승 폭이 금값의 급격한 후퇴를 설명하기에는 부족하다고 봤다.
엔화 강세에 개입 가능성 제기
Colombo는 엔화가 이날 뚜렷한 강세를 보인 점에 주목하며, 엔화 가치를 떠받치기 위한 시장 개입이 있었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엔화 개입으로 달러가 약세를 보이면 일반적으로 귀금속에는 지지 요인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이날 금값은 달러와 함께 하락해 엔화 움직임만으로는 금값 하락을 설명하기 어렵다.
그가 제시한 차트에는 올해 2월 이후 확인된 엔화 개입 흐름이 담겼다. Colombo는 목요일 엔화 움직임의 형태가 과거 개입 국면과 비슷하다고 말했다. 개입이 연속해서 이뤄지는 경우도 있어 당일 밤이나 며칠 안에 추가 조치가 나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현재까지 이를 확인해 주는 공개 발표는 없다.
기술주 매도가 연쇄 청산 압박했을 가능성
Colombo는 인공지능(AI)·기술주 매도도 금값 하락의 원인일 수 있다고 분석했다. 관련 종목 하락은 북미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부담을 줬고, 아시아에서도 한국 종합주가지수와 일본 닛케이 지수가 큰 폭으로 밀렸다. 가상자산 시장 역시 약세를 보였다.
이런 환경에서는 투자자들이 유동성을 확보하거나 위험 노출을 줄이기 위해 금을 포함한 자산을 매도할 수 있다. Colombo는 기술주 매도가 금값 하락의 주된 배경이라면, 채권 가격 상승과 수익률 하락이 금의 낙폭을 어느 정도 완화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반대로 수익률이 올랐다면 금값은 이미 온스당 4,000달러 아래로 내려갔을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4,000~3,900달러 지지 구간 주목
기술적 흐름에 대해서는 Colombo도 성급한 판단을 경계했다. 온스당 4,000~3,900달러 구간을 뚜렷하게 하향 이탈하지 않는다면, 현재 움직임은 이중 바닥을 형성하거나 기술적 반등에 앞서 지지력을 시험하는 과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 구간이 무너지면 시장은 다음 지지선을 다시 살펴야 한다.
금값은 이미 8월 이후 상승분을 반납했고, 최근 가격 흐름도 약세를 보이고 있다. 다만 달러와 미 국채 수익률, 엔화 움직임, 기술주 매도 사이의 연관성은 아직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다음 주 연준 회의를 앞두고 정책 발언이 다시 매파적으로 기울 경우, 위험 회피와 유동성 조정이 귀금속 가격에 영향을 줄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