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이오밍주가 월렛허브가 올해 발표한 미국 은퇴생활 적합도 평가에서 플로리다주를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와이오밍은 경제성과 삶의 질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지만, 의료 자원이 제한적이고 겨울철 기후가 혹독해 모든 은퇴자에게 적합한 선택은 아니라는 평가도 함께 나왔다.
플로리다주는 온화한 날씨와 다양한 여가 활동, 잘 알려진 은퇴자 커뮤니티를 바탕으로 오랫동안 미국 은퇴자들이 선호하는 지역으로 꼽혀왔다. 반면 와이오밍은 인구 밀도가 낮고 겨울이 길며 생활 속도도 상대적으로 느리다. 두 주의 순위 변화는 은퇴지를 고를 때 주거비와 보험료, 일상 지출을 중시하는 흐름이 강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
낮은 생활비가 끌어올린 와이오밍의 순위
월렛허브는 미국 50개 주를 대상으로 경제성, 삶의 질, 의료 등 세 가지 기준을 평가했다. 와이오밍은 은퇴자 기준으로 조정된 생활비 등을 반영한 경제성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65세 이상 주민 가운데 빈곤 상태에 놓인 비율도 미국에서 낮은 편으로, 관련 지표에서 7위에 올랐다.
월렛허브 애널리스트 칩 루포는 일반적으로 은퇴 후 플로리다나 기후가 따뜻한 애리조나로 이주해야 한다는 인식이 강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은퇴자들은 한정된 연금으로 더 오랜 기간 생활비를 충당하는 방법에 관심을 두게 됐고, 일상적인 지출 수준이 은퇴지 선택의 중요한 기준으로 부상했다는 분석이다.
세금 측면에서는 플로리다와 와이오밍 모두 주 개인소득세, 유산세, 상속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두 주의 전반적인 세 부담은 미국 내에서도 낮은 수준이다. 다만 루포는 플로리다의 높은 주택 가격과 주택보험료가 경제성 측면의 장점을 약화시켰다고 지적했다. 이 요인이 와이오밍의 최종 순위를 끌어올린 배경 중 하나로 제시됐다.
의료 부문은 33위…외곽 지역은 병원까지 거리 부담
와이오밍은 삶의 질 평가에서도 높은 점수를 받았다. 낮은 범죄율과 주민 간 상호 지원이 비교적 활발하다는 점이 은퇴지 평가에 긍정적으로 반영됐다. 노인 보호 부문에서는 10위를 기록했으며, 노인 학대 방지와 법률 지원에 투입되는 관련 지출이 비교적 높은 것으로 평가됐다.
반면 의료 부문 순위는 33위에 그쳤다. 국토가 넓고 인구가 분산돼 있으며 일부 지역이 외딴 곳에 위치한 탓에, 주민들이 전문 진료나 기타 의료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다른 주보다 더 먼 거리를 이동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하거나 전문의를 자주 찾아야 하는 은퇴자, 대형 의료기관과 가까이 살기를 원하는 사람에게는 이 문제가 거주지 선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와이오밍주의 캐스퍼는 월렛허브의 별도 미국 은퇴도시 평가에서 5위에 올랐다. 캐스퍼는 생활비와 전반적인 주거 환경에서 일정한 매력을 보였지만, 노인을 위한 활동 시설이 상대적으로 부족하고 의료 평가에서도 강점을 보이지 못했다. 이에 따라 올랜도, 마이애미, 탬파, 애리조나주의 스코츠데일보다 순위가 낮았다.
혹한과 느린 생활 방식은 개인별로 판단해야
와이오밍의 높은 고도와 혹독한 겨울은 은퇴자들이 이주 전에 따져봐야 할 현실적인 조건이다. 눈이 많이 내리면 이동이 제한될 수 있고, 외곽 지역에서는 겨울철 도로 상황과 의료 접근성이 더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따뜻한 기후와 다양한 오락·여가 활동, 규모 있는 은퇴자 커뮤니티를 선호하는 사람에게는 플로리다가 여전히 실제 생활에 더 잘 맞을 수 있다.
루포는 플로리다로 이주한 많은 사람들이 관광 중심지 인근에 거주하게 되며, 연중 방문객이 많은 환경을 감수해야 한다고 말했다. 모든 은퇴자가 장기간 이런 분위기에서 생활하기를 원하는 것은 아니다. 반대로 와이오밍은 보다 조용하고 평온한 환경을 제공해 생활 속도를 늦추려는 사람에게 적합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순위 변화가 와이오밍이 플로리다를 모든 은퇴자에게 대체할 수 있다는 의미는 아니다. 은퇴지 선택에서는 주거비와 보험료, 주세, 의료기관까지의 거리, 기후, 지역 내 활동 시설을 개인의 건강 상태와 예산에 맞춰 각각 비교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