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택 순자산이 늘면서 이를 리모델링이나 고금리 부채 상환, 교육비, 생활비에 활용하는 가구가 증가하고 있다. 다만 금리 상승으로 주택을 담보로 한 대출 비용도 높아졌다. 필요한 자금의 규모와 사용 시점, 향후 월 상환액 변동을 감당할 수 있는지가 대출 상품을 고르는 주요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미국 주택 순자산 35.8조 달러로 확대
주택 가격 상승과 지난 10년간의 낮은 모기지 금리가 맞물리면서 미국 주택 소유자들의 순자산은 2026년 사상 최대인 35조8,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2025년보다 2.2% 증가한 규모로, 2012년 수준의 거의 네 배다. 연방준비제도(Fed) 자료에 따르면 주택 순자산은 많은 가구가 자금을 마련하는 주요 원천이 됐다.
2026년 상반기 주택을 담보로 대출받은 미국인은 100만 명을 넘어섰다. 2022년 이후 상반기 기준으로 가장 많았다. 인터컨티넨털 익스체인지(Intercontinental Exchange) 자료에서는 변동금리 주택담보 신용한도(HELOC)가 대출액과 이용자 수 기준으로 여전히 가장 많이 선택되는 상품 중 하나로 나타났다.
현금인출 재융자 이용도 증가
기존 모기지를 새 대출로 바꾸면서 주택 순자산 일부를 현금으로 받는 현금인출 재융자(cash-out refinance)도 최근 늘었다. 2026년 6월 30일까지 1년 동안 이 방식을 이용한 주택 소유자는 12% 증가했다. 2024년과 비교하면 33% 늘어난 수치다. 같은 기간 HELOC 이용 건수는 1% 증가하는 데 그쳤다.
연준이 가을에 금리를 인상하고 추가 인상 가능성을 시사하면서 주택 순자산을 활용한 대출 비용도 높아졌다. 현재 1순위·2순위 주택담보대출 금리는 7~8.5% 수준이다. 그래도 다른 금융 수단보다 주택담보대출이 저렴할 수 있다. 미국모기지은행협회(Mortgage Bankers Association)의 수석 이코노미스트 마이클 프라탄토니(Michael Fratantoni)는 고금리 신용카드 대금이나 학자금 대출, 자동차 대출을 갚는 데 활용한다면 이런 대출이 합리적인 선택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고정금리 대출과 유연한 한도 비교
상품을 선택할 때는 필요한 금액과 자금을 사용할 시점, 금리 위험을 감당할 수 있는 정도를 함께 따져야 한다. 큰 지출을 한 번에 처리해야 한다면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이 적합할 수 있고, 자금을 여러 차례 나눠 써야 한다면 HELOC의 유연성이 유리할 수 있다. 플로리다주 네이플스의 공인 재무설계사 찰리 코벳(Charley Corbett)은 일회성 자금 수요에는 주택담보대출을, 지속적이고 유동적인 자금 수요에는 HELOC를 고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HELOC 금리는 시장 상황에 따라 변한다. 매사추세츠주 베벌리의 공인 재무설계사 스티븐 로제(Steven Rogé)는 금리가 처음보다 1~2%포인트만 올라도 가계 예산에 큰 부담이 된다면 고정금리 대출이 더 안정적일 수 있다고 조언했다. 계약 전에 금리 변화가 월 상환액에 미칠 영향을 예산에 반영할 필요가 있다.
주택담보대출, HELOC, 현금인출 재융자는 금리와 대출 구조가 서로 다르다. 금리가 오른 상황에서도 주택은 자금 조달 수단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대출자는 먼저 자금 용도를 분명히 하고 상환 능력과 금리 변동에 따른 지출 부담을 점검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