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이 약 8만6000달러까지 반등하면서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투자자들의 평균 보유 포지션이 다시 수익 구간에 들어섰다. 올해 1월 이후 이들 투자자가 전체적으로 평가손실에서 벗어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다만 ETF 누적 자금 유입은 아직 2025년 고점에 미치지 못했고, 최근 자금 흐름도 뚜렷한 방향을 보이지 않고 있다.
비트코인, ETF 평균 매입단가 웃돌아
CryptoSlate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최근 24시간 동안 약 6% 상승하며 9월 이후 이어진 반등세를 지속했다. 장중 가격은 한때 8만6000달러에 근접했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ETF 애널리스트 제임스 세이퍼트는 이번 상승으로 미국 비트코인 ETF 보유자의 평균 포지션이 처음으로 다시 수익 상태에 들어섰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는 미국 비트코인 ETF의 비트코인 1개당 평균 매입단가를 약 8만1722달러로 추산했다. 자금 순유입과 순유출까지 반영한 순원가 기준 손익분기선은 현재 시장 가격에 더 가까운 수준이다. 최신 집계 당시 비트코인 가격은 약 8만5165달러로, 평균 매입단가를 웃돌았다. 이에 따라 ETF 투자자들은 올해 하락 과정에서 발생한 손실도 상당 부분 회복했다.
평가손익의 변화 폭은 컸다. 2025년 10월 6일 미국 비트코인 ETF 투자자들이 보유한 미실현 이익은 한때 약 863억2000만달러에 달했다. 이후 시장이 하락하면서 이익이 사라졌고, 2026년 9월 18일에는 미실현 손익이 약 7억8000만달러의 손실로 전환됐다. 비트코인이 저점에서 반등하자 ETF 보유 자산 가치도 함께 회복됐다.
누적 유입액은 2025년 고점 밑돌아
투자자들이 수익 구간으로 돌아오는 속도는 ETF 수요가 회복되는 속도보다 빨랐다. SoSoValue 데이터에 따르면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 누적 순유입액은 2025년 10월 약 611억9000만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약 551억6000만달러로 줄었다. 고점 대비 약 60억3000만달러 낮은 수준이다.
2026년 들어 이들 펀드에서는 총 약 14억6000만달러가 순유출됐다. 1월에는 약 16억1000만달러가 빠져나갔고, 2월에도 약 2억650만달러의 순유출이 발생했다. 3월과 4월에는 합계 약 32억9000만달러가 유입됐지만, 5월과 6월에는 약 69억4000만달러가 다시 빠져나가 개선분을 상쇄했다.
3분기에는 자금 흐름이 다소 안정됐다. 7월에는 약 1억7200만달러가 유입됐고, 8월 유입액은 약 35억2000만달러였다. 9월 들어서도 현재까지 약 3억1400만달러가 추가로 유입됐다. 자금이 다시 들어오면서 누적 유입 규모의 하락세는 멈췄지만, 지난해 10월 고점 이후 이탈한 자금을 모두 회복하기에는 부족하다.
반면 비트코인 가격의 회복 속도는 더 빨랐다. 블룸버그 인텔리전스 데이터에 따르면 비트코인은 이번 하락 국면에서 한때 약 5만8642달러까지 떨어져 두 가지 ETF 원가 기준을 모두 크게 밑돌았다. 이후 가격은 2만6000달러 이상 반등해 약 8만1722달러의 평균 매입단가를 다시 넘어섰고, 순원가 기준 손익분기선에도 접근하고 있다.
이는 2025년의 시장 구조와 다르다. 당시 비트코인 가격이 오를 때는 ETF 자금 유입과 미실현 이익이 함께 확대됐다. 이번 반등에서는 기존 보유 포지션의 가치가 주로 높아졌고, ETF에 투입된 누적 자금은 이전 수준을 회복하지 못했다. 매입단가 기준으로 계산한 투자자들은 현재 상대적으로 큰 평가이익 여지를 확보했지만, 순원가 기준 투자자들은 손익분기점에 더 가까운 상태다.
주간 순유입은 보합권, 일별 변동은 커
ETF 투자자들이 손익분기선을 막 넘어선 가운데 자금 흐름에서는 뚜렷한 엇갈림이 나타났다. SoSoValue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 현물 비트코인 ETF의 순유입액은 621만달러에 그쳐 사실상 보합에 가까웠다. 그러나 거래일별 자금 유출입 규모는 약 15억달러에 육박했다.
지난주 월요일에는 약 1억6000만달러가 유입됐지만, 화요일과 수요일에는 각각 약 4억5000만달러와 2억9600만달러가 빠져나갔다. 이후 흐름은 반전됐다. 목요일에는 약 1억6000만달러가 유입됐고, 금요일에는 약 4억3300만달러가 추가로 들어왔다. 금요일 유입액은 9월 3일 이후 가장 컸으며, 피델리티의 FBTC가 약 3억1100만달러를 차지했다.
유입과 유출이 맞물리면서 주간 순변화는 크지 않았다. 한 주간 비트코인 ETF 거래대금은 약 161억7000만달러였고, 621만달러의 순유입은 전체 거래대금의 약 0.04%에 해당한다. 다만 전주의 약 4억6300만달러 순유출보다는 개선된 결과다. 특히 주중 대규모 환매가 연속적인 자금 이탈로 이어지지 않았고, 마지막 두 거래일에는 자금이 빠르게 되돌아왔다.
비트코인이 ETF 평균 원가선을 회복한 상황은 투자자들의 위험자산 노출 확대 여부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 하락 과정에서 보유를 유지한 투자자들은 연초에 발생한 평가손실을 확정하지 않고도 평균 매입가격 부근 또는 그 이상에서 포지션을 조정할 수 있게 됐다. 반대로 가격 회복을 기다리던 일부 보유자는 이를 이탈 시점으로 받아들일 가능성도 있다.
앞으로 중요한 지점은 ETF 원가선 돌파가 지속적인 신규 자금 유입으로 이어질지, 아니면 하락을 겪은 투자자들에게 포지션을 정리할 기회를 제공하는 데 그칠지다. 자금 유입이 이어지면 ETF가 비트코인 가격 회복을 뒷받침할 수 있지만, 환매가 다시 늘어나면 일부 투자자들이 손익분기점 회복을 매도 기회로 활용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