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 스카이댄스가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둘러싸고 미국 12개 주가 제기한 소송에 합의했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실은 월요일 파라마운트가 영화 제작 확대와 뉴스 편집 독립성 보장에 합의하면서 반독점 소송을 해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1,100억 달러 규모의 거래는 마무리에 한 걸음 더 가까워졌다.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 데이비드 엘리슨은 이번 인수를 통해 워너브러더스 영화 사업, HBO, HBO Max, CNN, TBS, HGTV 등을 통합할 계획이다. 거래가 완료되면 파라마운트 픽처스, CBS, Paramount+, Pluto TV, Comedy Central 등 파라마운트의 기존 사업과 워너 계열 자산이 합쳐져 영화·방송·스트리밍을 아우르는 대형 미디어 그룹이 출범하게 된다.
합의안에 담긴 영화 제작 확대 조건
합의에 따라 파라마운트는 앞으로 2년간 매년 30편의 영화를 개봉하고, 그 다음 3년 동안은 매년 32편을 개봉해야 한다. 캘리포니아주 법무장관실은 이 가운데 일부 작품은 미국에서 제작돼야 하며, 최소 20%는 ‘블록버스터’에 해당해야 한다고 밝혔다. 다만 합의문에는 블록버스터를 판단하는 제작비 기준이 구체적으로 제시되지 않았다.
캘리포니아주나 뉴욕주가 상한선이 없는 주 단위 영화 세액공제 제도를 도입할 경우, 파라마운트는 미국 내 영화 제작 규모도 확대하기로 했다. 이 조건은 인수로 인해 극장용 영화와 대규모 제작 프로젝트, 영상 제작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소송 당사자들의 우려를 직접 겨냥한다. 동시에 파라마운트에는 거래 완료 이후 일정 수준 이상의 콘텐츠 제작을 지속해야 하는 부담으로 작용한다.
합의안은 CBS 뉴스와 CNN의 편집 독립성을 지원하고, 뉴스 보도가 객관성과 사실에 근거하도록 감독하는 이사회를 설치하도록 했다. 캘리포니아주 측은 이번 합의가 인수를 지지한다는 뜻은 아니며, 거래가 경쟁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한 기존 우려를 철회한 것도 아니라고 강조했다.
반독점 소송으로 거래 한때 중단
올해 7월 미국 12개 주와 미국작가조합은 파라마운트의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 인수를 막아달라며 소송을 제기했다. 이들은 합병 회사가 극장용 영화, 대규모 예산의 작품, 케이블 채널 유통 부문에서 과도한 지배력을 갖게 돼 경쟁사와 창작자들의 기회를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파라마운트는 혐의를 부인하며 거래가 할리우드 시장의 경쟁을 개선하고 소비자에게도 이익이 될 것이라고 반박했다. 회사는 이 소송 외에는 미국 법무부를 포함한 주요 규제기관의 승인을 이미 받았다고 밝혔다. 배우 마크 러펄로와 감독 J.J. 에이브럼스 등 영화·방송 업계 관계자들은 공개서한을 통해 거래에 반대했다. 업계 집중이 심해지면 창작자들이 얻을 수 있는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연방 판사는 7월 원고 측에 임시 제한명령을 내렸고, 인수 절차는 한때 중단됐다. 이후 파라마운트는 반독점 사건이 조기에 해결되지 않는 한 2027년 6월 1일 이전에는 인수를 완료하지 않기로 합의했다. 사건이 그 전에 종결되면 판결 또는 합의가 이뤄진 뒤 5일 이내에 거래를 완료할 수 있다. 당초 재판은 내년 3월 초 시작될 예정이었다.
거래 지연 시 하루 약 700만 달러 비용
파라마운트는 이른바 ‘시간 경과 수수료’를 피하기 위해 9월 말까지 거래를 마무리하기를 원했다. 거래가 10월 1일 이후로 넘어가면 파라마운트는 이날부터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에 하루 약 700만 달러를 지급해야 한다. 분기 기준으로는 약 6억5,000만 달러에 해당한다. 거래가 최종적으로 무산될 경우 파라마운트는 70억 달러의 해지 수수료를 부담할 가능성도 있다.
파라마운트는 올해 2월 워너브러더스 디스커버리를 주당 31달러에 인수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넷플릭스도 수개월간 이어진 인수 경쟁에 참여해 워너의 영화 및 스트리밍 자산을 주당 27.75달러에 인수할 계획을 제시했지만, 이후 인수가를 추가로 올리지는 않았다.
스트리밍 통합 뒤 구독료가 변수
Paramount+와 HBO Max가 통합되면 영화와 드라마, 오리지널 콘텐츠가 늘어나 플랫폼 규모가 크게 확대될 수 있다. 그러나 시장조사업체 포레스터에서 미디어 부문을 담당하는 리서치 디렉터 마이크 프루는 소비자들이 콘텐츠 통합으로 구독료가 오를 가능성을 여전히 우려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프루는 규제 논의가 극장용 영화 편수와 미국 내 제작 의무, 시장 구조에 집중돼 있지만 소비자에게 가장 직접적인 질문은 통합 이후 엔터테인먼트 경험이 개선되면서도 월 이용료는 오르지 않을지 여부라고 말했다. 파라마운트 내부에서도 거래 이후 고용 변화에 대한 의견은 엇갈렸다. 일부 직원은 통합 과정에서 인력 감축이 발생할 수 있다고 우려했고, 다른 직원들은 사업 규모가 커지면 넷플릭스와 디즈니 등 대형 스트리밍 업체와 경쟁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봤다.